애묘인이라면 가야하는, <요물 : 우리를 홀린 고양이> 서울 무료전시방문후기 국립민속박물관
고양이들의
세계 정복 비밀 파헤치기
[전시 장소]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
[전시 기간]
2024-05-03 - 2024-08-18
[티켓 정보]
무료
*도슨트 정기해설 월~금 11시
'애묘인'들 사이에서 필수 관람이라는 전시가 있다는데요, 바로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5월 3일부터 8월 18일까지 무료로 열리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전시, <요물 : 우리를 홀린 고양이>입니다. 오늘은 그 생생한 후기(재밌었던 점 위주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전시 기획 의도만 봐도 정말 가보고 싶은 전시였는데요, '예로부터 지금까지 고양이에게 홀려 온 우리 인간들을 깨우치기 위해 이 전시를 준비'했다니, 정말 이런 깜찍한 기획의도는 처음 봤어요.
전시는 고양이의 생김새, 종류부터 시작하여 한국 문화 속 고양이를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재밌게 얻어간 상식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고양이를 '나비야~'라고 부르죠. 지금껏 고양이가 유달리 나비만 보면 쫓아서 그런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 어원이 뛰어노는 모습이 마치 원숭이같아 납('납','잔나비'가 옛말로 원숭이를 뜻했습니다) 이라고 부르는 데에서 시작되었다네요.
그 밖에도 경상도에서 고양이를 '살찐이' 라고 불렀다는데요, 살이 쪄서 살찐이가 아니라, 집에서 길들인 삵이라는 뜻이랍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이라 그런지 고양이에 관한 옛날 자료들이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고양이 예뻐하는 건 동서고금 똑같았네요. 특히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 온갖 질병을 옮기고 다니던 '쥐'를 잡아주니 그것만으로 사랑받는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19C 한국을 방문했던 샤를 바라의 기록에 따르면 콜레라에 대한 민간요법으로 고양이 부적을 붙여놓았다고 합니다.
궁궐 안에 황금빛 고양이가 있었으니 지존께서 사랑해 좋은 이름 내리셨네...
밤에는 추위 피해 용상 곁에 웅크리고 임금의 손길 통해 은혜 두루 입었다오...
우리 임금 돌아가신 소식이 다다르자 금묘가 먹지 않고 사흘 동안 통곡하니...
스무날을 통곡하다 기어이 죽고 마니 앙상하게 야윈 몸이 더욱 참담했어라
조선 시대 왕도 고양이의 매력에 홀렸는데요, 숙종 때의 문신 김시민이 남긴 숙종이 길렀던 고양이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렇게 우리 조상 때부터 고양이에 관한 기록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어요.
보송보송 푸르스름한 털
동글동글 새파란 눈
생김새는 범 새끼 비슷하고
우는 소리는 쥐를 겁준다
붉은 실 끈으로 목사리 매고
참새고기를 먹이로 준다
처음엔 발톱 세워 화닥이더니
점차로 꼬리치며 따르는구나 ..
조선 초기 문신이자 학자인 서거정이 남긴 고양이에 관한 시입니다.
전시는 펫로스 증후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캣맘 문제까지 확장하고 끝을 맺습니다. 말미에는 고양이 탐정가로 일하시는 분, 고양이 전문 책 출판사 등 '고양이'가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계시는 분들의 인터뷰까지 소개해 정말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내 꾸며진 공간들과 자료들이 좋아 '정말 신경써서 준비한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전시 흐름과 퀄리티도 좋아서 무료 전시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관람하시길 추천드려요!
동양화로 그린 고양이
조선시대 그림 속 고양이는 ‘장수(長壽)’를 상징했습니다. 고양이의 한자인 ‘묘(猫)’와 70세 노인을 뜻하는 ‘모(耄)’의 중국어 발음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옛사람들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고양이 그림을 그리고, 선물했습니다. 또 그림에 여러 좋은 의미의 상징들을 담아, 각 상징에 깃든 좋은 뜻을 이루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위 그림도 다산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포도와, 익살스럽게 쥐를 잡는 포즈의 고양이가 함께 그려졌습니다. 아래 그림은 왠지 모를 절제미가 느껴지는데요, 옥빛 형상에 금박을 둘러 귀한 집 고양이 같네요.
수호천사 고양이들
고양이는 마치 혼자 잠 자는 아이를 지켜주듯 침대 위로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함께 곤히 잠에들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커다란 고양이가 외로운 밤 소녀를 지켜주네요.
일상의 고양이들
지극히 평범한 우리 일상 속의 고양이들을 묘사한 작품들입니다. 고양이들은 특히 창가에 앉아 바깥구경 하는 것을 좋아하죠. 햇빛 좋은 날이면 고양이들은 낮잠을 잡니다.
보신 그림들은 아래 링크에 모아 뒀어요.▼
현대의 한국 작가들이 그려낸 고양이 그림들을 엄선해서 골라봤어요. 어떠셨나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으셨나요? 고양이는 그 자체로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요! 오픈갤러리 그림구독과 함께 다양한 고양이들을 그린 원화를 집 안에 걸어보세요. 눈길 돌릴 때마다 있는 고양이,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