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티메프 사태 ‘꼭짓점’ 구영배 대표 구속영장 기각···티메프 대표도 구속 면해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10일 기각됐다. 티메프 사태의 주요 피의자인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구속을 면했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구 대표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구 대표의 범죄혐의에 대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의 성격, 티몬 · 위메프 인수와 프라임 서비스 개시 경과, 기업집단 내의 자금 이동 및 비용분담 경위, 위시 인수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동기와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에게 범죄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 경위, 확보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연령, 경력, 주거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가 도망가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신 부장판사는 류광진·류화현 대표에 대해서도 이들이 수사에 임한 태도나 연령, 경력, 주거관계 등을 종합할 때 “구속 사유 및 그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구 대표와 티메프 대표에게 배임과 횡령, 사기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그룹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할 목적으로 큐익스프레스에 거래를 몰아주고 물류·판촉 비용을 티메프에 전가하는 등 티메프에 총 692억8000만원 상당의 금전적 피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글로벌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기 위해 티메프 자금 500억원을 끌어다 쓴 것을 포함해 총 671억4000만원 가량의 티메프 자금을 횡령했으며, 대금 정산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1조5950억1000만원 규모의 상품권과 물품을 티메프를 통해 판매토록 해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를 야기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티메프 사태의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검찰의 계획에도 다소 제동이 걸리게 됐다. 법원이 이번 사태의 ‘꼭짓점’으로 지목되는 구 대표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검찰이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가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이날 영장실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면서 기자들로부터 티메프 사태를 2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며 “사건 발생하고 (알았다)”라고 답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