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el터뷰!) 넷플릭스 드라마 'D.P' 2의 구교환을 만나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인터뷰어를 맞이한 구교환은 딱 호열이였다. 팬데믹 때 있었던 <반도>의 온라인 인터뷰가 아쉬웠던 걸까. 만회하겠다는 의지, 소위 ‘칼 갈았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메이크업과 의상을 갖추고 준비하고 있었다.
“제가 원래 2-3인 정도 사람이 있을 때 제 모습이 나와요. 그때는 너무 많은 취재진에 당황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라며 오늘의 컨셉은 ‘많은 사람 앞에서 진실되자’라고 말을 이었다. “오늘은 할 수 있는 한 많은 정보를 들려드리려고 용기 내고 있는 자리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7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구교환 배우를 만나 <D.P>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D.P>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7월 28일 시즌 2가 공개되었다.
구교환이 연기한 한호열은 이번 시즌에서 제대했다. 시즌 3이 만들어진다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호열이 복귀할 것만 같다. 군대에서 말뚝 박는 건 아닐지, 부사관으로 돌아오는 건 아닌지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다.
이와 같은 질문에 한참 생각 하더니 “제작자에 따라 달렸지만.. 군견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나, 고민을 상담해 주는 사람이지 않을까요?”라며 재치 있게 답했다. 여전한 입담으로 웃음꽃을 피우게 하는 경쾌하고 엉뚱한 사람 구교환과 나눈 대화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주연으로 참여한 시리즈가 시즌 2까지 온 건 처음이네요. 배우로서도 몰입해서 촬영하지 않았나 싶어요. 시즌 2 종영 소감이 궁금해요.
전 호열이를 떠나보내지 않았어요. (웃음) <D.P>는 끝났지만 제 작품이 넷플릭스에 아카이빙되어 있으니까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배우가 좋은 건 저를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도 인물을 만나고 떠내보는 일은 배우의 숙명처럼 느껴져요. 작품은 끝났지만 시청자와 제작진, 배우진과의 인연이 생겼고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 생겨서 감사해요. 시즌 1을 재미있게 찍어서 2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던 건 처음이었어요. 현장 가는 게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오래 만나서 좋았고 다시 만났으면 좋겠고 그래요.
예전 인터뷰를 찾다 보니까 작품하고 나서 댓글이나 반응을 잘 안 찾아본다고 들었어요. 요즘은 좀 찾아보세요? (웃음)
저도 가끔 찾아봐요. 어떻게 보셨을까 궁금할 때가 있거든요. 조금 찾아보다가 후다닥 도망쳐 나와요. 음.. 인상적인 반응이 있었는데요. “한호열 제대하니까 아쉽다”였어요. 그 반응을 보고 “아.. 시청자와 한 뼘 더 가까워졌구나” 실감했죠. 누군가의 퇴장을 아쉬워한다는 건 기분 좋은 거잖아요. 누가 “한호열”이라고 불러주면 좋더라고요. 이름보다 극중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너무 좋아요.

호열이는 <D.P> 1,2를 통틀어 무거운 분위기에서 유일하게 숨통이 트이는 캐릭터였어요. 시즌 2에서 분량이 줄어들어서 아쉬웠을 거 같아요.
호열이는 분량에 연연하지 않아요. 저조차도 그렇고요. (웃음) 찍었던 장면이 편집되면 아쉽겠지만 호열이는 현상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에요. 문뜩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역할을 좋아해요. 준호가 만난 사람 중 하나인 거죠. 분량이 많으면 오히려 어색할 거예요. 오히려 저는 준호를 어떻게 보내주어야 할까. 그게 어려웠어요. “또 봐”라고 했던 건 또 못 볼 것 같아서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시즌에서 호열의 과거도 드러났어요. 내면 연기에 집중했던 게 있을까요?
호열은 컨디션이 들키는 게 싫은 인물이에요. 시즌 2에서는 그래도 감정을 보여주죠.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때론 눈물이 흐르는 정도였어요. 여백이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감상적으로 다루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육교가 흔들려야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을 어떤 단편에서 한 적이 있어요. 참고 있기보다는 때로는 우는 것도 좋다고 봤죠. 부러지는 모습이 솔직하다고 판단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흔들리게 표현했어요.
준호를 맡은 정해인 배우와 호흡을 계속 맞추었는데 같이 작업해 보니 어떠셨어요.
누구랑 친하냐고 물어보면 “정해인이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감과 위로를 주었던 사람이에요. 현장에서 늘 편하게 해주고 품어 주는 다정한 면이 있어요. 재미없는 드립도 다 받아주면서 웃어주거든요. 준호랑 호열이처럼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사이가 되어버렸어요. 작품을 함께 한 시간과 애정, 태도, 동료 의식이 생겨났죠. 높은 산을 몇 개 넘다 보니까 좋은 친구가 되어있더라고요.

작품마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즉흥적이기도 하고 날것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같이 작업한 배우들은 하나같이 애드립의 신라고 평하더라고요. <D.P>에서 스스로 본인 연기를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 동료 배우들의 평은 아직 잘 못 들어봤어요. 누굴 통해서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은 몇 번 들은 적이 있긴 해요. 남자 배우 사이에서 도화살 있는 배우라는 타이틀요? 기분 좋고 감사하죠. (웃음)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앙상블’이에요. 이번에는 그 앙상블의 욕망이 잘 전달되었다고 봐요. 호열이를 연기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입장이 되었어요. 콘텐츠를 보는 사람의 시간을 책임지고 아깝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새우깡이 담배같이 보이는 장면을 물어보시는데요. 그때 긴장 상태라서 애드립인지, 감독님의 디렉션인지, 기억이 잘 안 나요.(웃음) 그런데 웬만하면 지문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애드립에서 영감을 얻기보다. 상대방의 명연기에 영감받고 제 연기에 힌트를 얻는 타입이에요.
호열이는 <D.P>를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요.
시즌을 나누기보다 총 12화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인물의 얼굴이 확연히 바뀌어 있는 걸 선호해요. 오프닝을 보면 준호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잖아요. 준호가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결국 도착점이 ‘미소’였으면 했어요. 저라면 준호의 미소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 같아요. 저랑 마주 보면서 짜장면 먹는 장면에서 따스함이 전달되더라고요. 한준호가 한호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죠.
<D.P>는 구교환 배우에게 어떤 의미였을지도 궁금해요. 구교환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작품이 대표작이에요. 참여한 작품 다 사랑해요. 악역 빼고.. 그렇지만 호열을 향한 사랑은 어마어마하죠. 왜냐면 호열을 연기하면서 시청자와의 친밀함이 생겼거든요. 저보다는 시청자분들이 대표작을 정해주실 것 같네요. <D.P>라는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생각해요. 독자로서 기쁨, 슬픔, 분노라는 여러 감정을 체감했고, 마흔 살에 만난 소중한 경험인 거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나 애정 하는 에피소드가 있으세요?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지만 특히 ‘엔딩 크레딧’이요. 그 부분이 제일 좋아요. <D.P>를 위해 노력했던 동료들과 스탭진이 소개되는 거니까 칭하고 그래요. 장면으로 기억나는 건 준호가 조석봉을 만나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요. 그 자리에 호열이는 없었지만 미소에 영향을 준 사람 같아서요.
호열과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2년의 군 생활 동안 행복했을까요? 상처받았을까요? 아니면 조금은 성장했을까요?
호열 또한 제 모습의 일부에요. 누구나 지금의 나와 집에 가서 가볍게 친구들과 맥주 마실 때의 나를 분리할 수 없잖아요. 평소 모습 중에서 용기 있는 모습일 때가 한호열인거죠. 다 제 모습에서 출발하지만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전 더 이상 호열이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당연히 호열이의 평화와 행복을 바라지만 그다음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몫인 거죠.
그러면 구체적으로 질문할게요. 한 번쯤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요. (웃음)
음.. (한참을 생각하다가) 호열이라면 라면을 맛있게 끊이는 앱을 개발하고 대박 날 것 같고요. 호열 정도의 라면 사랑이 있다면 맛있는 라면을 직접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창의적인 일을 할 것 같고 그걸로 행복함을 누리고 있을지도요.

앞선 질문과 답에 연기의 목적이 자신을 기록하기 위함이라고 했어요. <D.P>를 끝내고 어떤 기록을 남겼나요.
말 그대로예요. 작품으로 영상일기를 썼다는 것. 왜 그럴 때 있잖아요. 예전에 봤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그때의 고민, 좋아했던 것, 먹었던 음식 등이 쑥하고 튀어나와 머릿속을 스쳐 가는 경험이요. <D.P> 때 쓴 건 일기라서 비밀인데... (웃음) 시답지 않은 거예요. ‘촬영 중에 육개장 사발면을 먹었지. 지금은 안 먹는데..’ 집에 가는 길은 어떤 기분이었고 뭐.. 이런 거죠.
구교환 배우에게 ‘군대’란 어떤 존재인가요. 앞으로 대기하고 있는 작품도 많은 걸로 아는데요. 활동 계획도 들려주세요.
<D.P>를 하면서 보직의 특수성 때문에 군대 이야기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어요. 어떤 조직이든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결국 픽션인 거겠죠. 참!! 저와 앞으로 또 볼일이 있겠죠? (웃음) <탈주>, <왕을 찾아서>, <부활남> 그리고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런칭을 앞두고 있거든요. 연출요? 당연히 해야죠. 제가 출연하고 연출한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아직은 배우로서의 재미가 커서 좀 즐기려고요. 연출할 거면 제대로 열심히 하고 싶어서 그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에요. 오늘 예쁘게 메이크업도 하고 왔는데 저랑 사진 찍으실 분.. 없으세요?? (웃음)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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