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인투자자, ①채권 ②하이퀄리티·반도체주식 분산투자…"장기적 관점에서 ③리츠도 보자"
기관 투자와 개인 투자는 유동성 확보 방식, 규모, 투자방법, 목적 등 모든 면에서 다릅니다. 개인투자자는 전문성, 정보력 등에서 기관보다 뒤쳐지기 때문에 수익 확보가 어렵습니다. 또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투자 방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증권사,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소극적 투자형 △안정추구형 △적극적 투자형 △공격적 투자형 등 각각의 유형에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제시합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이런 투자는 없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리스크(손실위험)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금융권이나 투자 전문가들이 "주식과 채권을 함께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특히 지금은 채권투자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시기로 보입니다.
채권투자는 호불호(好不好)가 많이 갈리는 투자이기도 합니다.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당장에 큰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채권투자는 만기까지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그래서 미국국채도 2년물, 10년물 같은 것들도 한 달만에 1% 포인트(100bp) 움직일 때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시계열을 장기적으로 봤을 대 지금은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부과 1년 전 금리는 2% 수준이었고, 2년 전의 경우 '제로금리'(0%대) 시대였습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서 말미암은 은행권 연쇄 위기 상황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점도표를 감안한다면, 2년 뒤에도 금리가 5~6%대 일 확률은 낮다고 보입니다. 최근에 채권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10년 물 미국채 금리도 3% 중반대로 떨어졌지만, 다시 4%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그때가 되면 다시 채권 매입에 나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식은 '하이퀄리티'(고품질)와 반도체 종목들을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하이퀄리티 주식은 대외적인 위험이 발생해도, 자체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의미합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홈디포 등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기업들을 모아 놓은 ETF 상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 주식이나 ETF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현재 1300원이 넘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주식 중에서도 하이퀄리티와 반도체 종목에 대해서 담아간다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부동산 입니다. 최근 국내 부동산은 높은 금리로 인한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금리에서 시작된 상승장이 고금리에서 마무리를 지은 셈입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정부에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규제정책을 주로 내놓았지만, 지금 정부는 규제 완화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규제를 푼다고 당장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집값을 누르고 있는 무게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주거용 부동산보다 상업용 부동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레버리지(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임대수익률과 대출금리의 상관관계를 비교, 수익성이 담보되면 투자합니다. 저금리 시절에는 레버리지 비중을 높여 더 비싼 부동산을 살 수록 수익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임대수익률을 역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한국만의 상황이 아닙니다. 미국,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낮아졌고, 이젠 공실률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담보대출비율(LTV)이 낮은 편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LTV마저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REITs) 수익률도 나빠졌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모회사인 '블랙스톤'이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 펀드도 환매를 못해주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리츠 주가도 당연히 안좋습니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의 경우 더욱 안좋은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1% 대로 받은 대출의 금리가 6%대로 바뀌는데, 임대수익률이 4%에 불과하다면, 역마진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리츠는 과거에도 인수합병(M&A) 사례가 많았고, 지금도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리츠 시장이 좋지 않지만, 투자 관점에선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 지금이 바닥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츠 주가는 실물 부동산보다 먼저 하락했고, 회복 시기도 빨랐습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의 끝무렵, 이미 리츠 주가는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 가격은 추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리츠 주가는 이런 위험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부동산 회복 시점에서 저점을 잡고 싶은 투자자 또는 리츠 투자로 수익을 내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리츠 주가 변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장기적 투자로 봤을 때 리츠는 괜찮은 상품입니다. 과거 20년 평균 수익률 측면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리츠 인덱스를 단순 비교하면 S&P500 수익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경우에는 S&P500보다 리츠 수익률이 더욱 높았습니다. 리츠는 반기, 분기, 월 등 상품별로 다양하게 시기별 배당이 이뤄립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의 큰 시세차익과 안정적인 배당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향방을 예측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전세가격과 미분양율을 지켜보면서 리츠 또는 부동산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삼프로TV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