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3분기 수익성 선방했지만… 내년 MLCC·기판 사업 전망은 ‘안갯속’

전병수 기자 2024. 10.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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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올 3분기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고부가 부품 공급을 늘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가운데, 일본 전자부품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제품인 MLCC의 내년도 판매 가격과 공급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T 시장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AI 서버·전장용 MLCC, AI 가속기용 FC-BGA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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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MLCC 판매 가격·출하량 기대치 밑돌 듯
日 무라타·다이오유덴과 경쟁 심화 영향
FC-BGA 양산 돌입했지만 기판 업황은 부진
삼성전기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대응”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전기 본사 전경./조선DB

삼성전기가 올 3분기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고부가 부품 공급을 늘리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가운데, 일본 전자부품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제품인 MLCC의 내년도 판매 가격과 공급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전장·AI용 MLCC뿐만 아니라 AI 가속기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등 고부가 부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산업의 쌀’로 비유되는 MLCC는 전자제품 안에서 부품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30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22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둔화되고 있는 IT 수요 회복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2362억원)는 소폭 하회했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컴포넌트 사업부의 MLCC 공급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에 진입했음에도 IT용 MLCC 물량 증가세가 기대치를 하회하고, 환율도 우호적이지 않아 수익성이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내년에도 MLCC 판매 가격 인상 폭과 출하량이 걱정거리다. IT 업황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무라타와 다이오유덴 등과 공급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T 시장 침체로 삼성전기의 MLCC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19.6%나 떨어졌다. 올해도 가동률을 작년 대비 20%포인트(P) 가까이 늘렸음에도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0.2%밖에 오르지 않았다. 내년에도 판매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과 PC 등 IT 수요가 부진하다”며 “내년도 MLCC 판매 가격 상승 폭 예상치를 기존 3%에서 1.5%로 낮추고, 출하량 증가율도 기존 5%에서 2.5%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MLCC와 함께 기판 수요 회복도 지연되며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일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한 AI 서버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는 본격 양산에 돌입했지만, 그 외에 기판 업황은 부진한 영향이다. 이 연구원은 “기판 사업 부문의 지연되고 있는 회복세를 반영해 삼성전기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9050억원으로 기존 대비 16.4% 낮춘다”고 했다.

삼성전기는 AI용 MLCC와 FC-BGA 등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IT 시장 침체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T 시장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AI 서버·전장용 MLCC, AI 가속기용 FC-BGA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하락한 부품 가격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크다”며 “FC-BGA도 후발주자로 공급량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TSMC와의 공고한 관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 이비덴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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