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폭포 중 유일하게 개방" 88m 낙수 절경 품은 숨은 트레킹 명소

비온 후 대승폭포 / 사진=인제군

강원도 인제, 그 깊은 산 속에는 전설과 자연이 어우러진 한 줄기 폭포가 있다. 설악산의 품 안에서 88m 아래로 쏟아지는 이 폭포는, 단순한 자연의 장관을 넘어 수백 년의 이야기와 감동을 품고 있다.

남한에서 가장 위대한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대승폭포’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어머니의 사랑에서 유래된 전설, 조선 문인의 감탄, 그리고 신라 왕의 발걸음까지 그 모든 순간이 이 거대한 물기둥에 깃들어 있다.

전설에서 이름을 얻은 폭포, 대승폭포

대승폭포 전망대 / 사진=인제군 공식 블로그

대승폭포의 이름에는 하나의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병든 어머니를 모시던 총각 대승이 절벽에 매달려 버섯을 따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 덕분에 그는 커다란 지네가 동아줄을 갉아먹는 걸 알게 되었고,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어머니의 목소리가 폭포의 물소리로 들리는 듯하다 하여 이 폭포는 ‘대승폭포’로 불리게 되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폭포 앞에서 그 애틋한 전설을 떠올리며 마음 한편이 먹먹해진다고 말한다.

설악산국립공원 대승폭포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홍정표

대승폭포 앞 너른 반석에는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조선 선조 시절의 문인 양봉래가 이 폭포의 절경에 감탄하며 남긴 네 글자다.

‘아홉 하늘에서 쏟아지는 은하수’라는 뜻으로, 이보다 정확하게 폭포의 위용을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인제 대승폭포 / 사진=인제로컬투어

88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때로는 물안개를 만들고, 때로는 무지개를 드리운다.

맑은 날엔 그 풍경이 마치 신선이 머무는 선경처럼 느껴질 정도다. 대자연 앞에 선 사람은 그저 숨을 고르고 감탄할 수밖에 없다.

장수대탐방로 / 사진=인제군 공식 블로그

대승폭포로 향하는 길은 설악산 국립공원의 ‘장수대’에서 출발한다. 이곳은 한계령 초입에 위치해 있으며, 6.25 전쟁 중 도로 공사로 순직한 장병들을 기리는 의미도 담고 있어 출발 전 잠시 묵념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장수대 탐방지원센터에서 폭포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약 1.8km의 구간이다. 비교적 짧은 거리이지만, 중간중간 경사가 가파른 구간도 있어 운동화나 등산화를 꼭 준비해야 한다.

설악산 장수대탐방로 / 사진=인제군 공식 블로그

왕복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부담스럽지 않은 코스로,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나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폭포에 다다르기까지의 과정도 쾌적하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함께 걷다 보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들리는 거대한 물소리에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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