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살아 있을 때 쓰세요”…55세부터 ‘유동화’ 가능한 종신보험 10월 출시 [알쓸금잡]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5. 8. 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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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5개 보험사 내놔
보험금 90%를 연금으로
이율 적용 기간 줄어들며
총 수령은 줄어들 수 있어

사망보험금을 살아 있을 때 쓰게 하는 ‘유동화’ 사업이 오는 10월 시작된다. 국민의 부족한 노후 소득을 메울 묘책이 될지 기대된다. 종신보험 판매 축소로 고민하는 보험사들도 이번 사업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고객이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금융위원회는 이동엽 보험과장 주재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 한화 교보 신한 KB 등 주요 생명보험사 관계자도 자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개별 보험 가입자에게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임을 개별적으로 통지해주라고 강조한 만큼, 해당 방안 시행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은퇴 시점부터 연금 수령 개시 시점 사이에 소득 공백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보험 계약 총 75만9000건이 해당하며, 대상 계약의 금액은 총 35조4000억원에 달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현 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됐으며, 금융당국은 주요 생보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품을 준비 중이다.

과거에도 연금 전환 특약이 부과된 종신보험은 존재했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해당 특약이 없었던 종신보험까지 연금으로 전환 가능하게 한다는 데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신청 요건 [금융위원회]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종신보험이 금리 확정형이어야 하고, 해당 상품에서 보장하는 사망보험금이 9억원 이하여야 한다. 계약 기간과 납입 기간이 모두 10년 이상인 계약을 보유한 계약자가 보험료를 전부 납입했을 때에만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아울러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해야 하며 신청 시점에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없어야 한다.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까지 설정 가능하다. 사망보험금이 1억원이라면 9000만원까지 연금으로 받고, 1000만원은 사망보험금으로 남길 수 있는 셈이다. 연금으로 지급한 총액은 납입 보험료의 100%를 초과하게 한다. 연금 수령 도중 사망하게 되면 남은 연금은 사망보험금과 합쳐 보험금 수익자인 유족에게 지급된다. 아울러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 대해서는 연금을 비과세로 수령할 수 있게 한다.

제도를 처음 발표했을 당시엔 65세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적용하려 했으나, 노후 소득 공백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해진 점을 고려해 55세로 연령을 확대했다. 또한 소비자는 12개월치 연금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는 연지급형과 월지급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오는 10월에 연지급형을 먼저 내놓고, 내년 초 월지급형을 출시할 예정이다. 10월 연지급형으로 유동화를 실시한 경우에도 추후 월지급형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5대 생명 보험사는 유동화 가능한 종신보험을 보유한 계약자들에게 10월 중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해 대상자임을 통지할 예정이다. 이후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들도 신규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 계약자를 선별해 통지한다. 불완전판매 방지 계획도 세웠다. 제도 운영 초기에는 대면 영업점을 통해서만 유동화 신청을 받을 계획이며 보험회사별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전담 안내 담당자를 둘 예정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철회권과 취소권도 보장한다. 향후 유동화 금액을 요양시설이나 헬스케어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통해 수령 가능한 금액 [금융위원회]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하면 해당 계약을 통해 지급되는 총액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예정이율 7.5%인 종신보험에 사망보험금이 1억원 있을 때, 55세에 20년 수령 조건으로 70%를 유동화하면 연금 총 수령액은 3274만원, 사망보험금은 3000만원이다. 연금과 사망보험금 총액이 7000만원이 되지 않는 셈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통해 받는 연금은 사망보험금이 아닌 해당 시점의 해약환급금이기 때문이다. 또한 예정이율을 적용하는 기간이 훨씬 줄어든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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