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우렁쌈밥과 푸짐한 고기, 경주의 내공이 담긴 밥상 '늘봄식당' (feat. 단점)

경주의 내공이 담긴 밥상 '늘봄식당'

천년 고도 경주 여행의 즐거움은 비단 유적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지역의 맛과 정성이 오롯이 담긴 건강한 밥상을 만나는 것 또한 큰 기쁨이다. 경주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늘봄식당'은 바로 그런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우리는 경주 음식점들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할 맛있는 한 끼를 만났다.

'늘봄식당'의 대표 메뉴는 '우렁쌈밥 정식'이다. 여기에 곁들일 메인 고기 요리로 달콤짭짤한 '소불고기'와 매콤한 '제육볶음'을 함께 주문하니, 잠시 후 테이블은 빈틈을 찾기 어려울 만큼 푸짐한 음식들로 가득 채워진다. 가짓수만 채운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정갈하게 만들어진 밑반찬은 이 집의 내공과 깊은 손맛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아삭한 식감의 '고추 된장 무침'은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최고의 조력자 역할을 해 리필을 요청했을 정도였고, 부드럽고 촉촉한 '계란찜' 역시 훌륭했다.

이 집의 주인공은 단연 '우렁된장'이다. 강된장 스타일의 쌈장에 삶은 우렁을 듬뿍 넣어 끓여냈는데, 쫄깃함을 넘어 탱탱하고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우렁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쌈 채소에 따끈한 밥 한 숟갈, 잘 익은 고기 한 점,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우렁된장을 올려 싸 먹으면 입안에서 건강한 맛의 축제가 펼쳐진다.

함께 나온 '순두부찌개'는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움이 인상적이었다. 간이 세거나 맵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순하고 편안한 맛으로, 매콤한 음식들 사이에서 훌륭한 균형을 잡아주었다.

우렁 소불고기 1인분 - 18,000원. 사진은 2인분

메인 고기 요리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쌈밥의 맛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자작한 국물의 '소불고기'는 과하게 달지 않은 기분 좋은 단맛과 짭조름한 간장 양념의 균형이 절묘했다. 야들야들하게 익은 고기는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함께 들어간 채소와 당면이 국물 맛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아쉬운 점은 양이 적다. 1인 분에 100g이라 충분히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제육볶음 1인분 - 16,000원. 사진은 2인분

지글거리는 철판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온 '제육볶음'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이 밥을 부르는 강력한 매력을 뽐냈다. 비계와 살코기가 적절히 섞인 돼지고기는 퍽퍽하지 않았고, 기본에 충실한 양념과 잘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냈다. 특히 제육볶음는 양이 많아 다른 메뉴에 비해 만족감이 높았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아쉬움

2인 기준이든, 4인 이상이든 제공되는 밑반찬과 쌈 채소의 양이 동일해 보였다. 맛있는 반찬을 마음 편히 즐기고 싶어도 여러 사람이 함께 먹다 보면 금세 바닥을 보여, 여러 번 리필을 요청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인원수에 맞춰 처음부터 넉넉하게 제공되었다면 만족도가 훨씬 더 높았을 것이다.


데일리의 꿀팁 (Tip Box)

* 주문 방법: '우렁쌈밥 정식'을 인원수대로 주문한 뒤, 메인 고기 요리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여럿이 방문한다면 소불고기와 제육볶음을 하나씩 주문해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한다.

* 숨은 공신, 반찬: 메인 메뉴도 훌륭하지만, 이 집의 진짜 내공은 밑반찬에 있다. 특히 아삭하고 상쾌한 '고추 된장 무침'은 꼭 맛보길 바란다.

* 가족 외식 장소로 추천: 맵지 않은 소불고기와 부드러운 순두부찌개, 계란찜까지 제공되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 든든함과 가성비: 구성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구성 OK, 양은 So So)

'늘봄식당'은 경주의 화려한 유적지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신선한 쌈 채소와 구수한 우렁, 그리고 정성 가득한 반찬들이 어우러진 이곳의 밥상은, 여행객의 몸과 마음에 건강한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경주에서 가장 '한국적인' 든든한 한 끼를 맛보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추천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