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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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팀이 모두 결정됐습니다. 본선에 출전했던 울산현대, 포항스틸러스, 전북현대는 16강에 진출했지만 인천 유나이티드는 골득실로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오늘 토마토Pick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단을 가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대륙 최상위 클럽 대항전입니다. 유럽의 UEFA 챔피언스리그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아시아 자체가 세계 축구의 변방 지역이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위상도 이전에는 그다지 높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아시아 축구는 매년 꾸준히 발전해왔으며, 특히 지난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최초로 AFC 소속 3개 국가(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가 16강에 동시 진출하는 등 기념비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이 자본을 풀어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영입하는 등 아시아가 세계 축구의 엔진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역시 이번 시즌부터 기존 춘추제에서 세계 축구를 주도하는 유럽 국가 대부분이 채택한 추춘제로 변경하는 등 유럽 축구 시스템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AFC 경기 방식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울산 현대와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 울산 마틴 아담이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넣고 정승현, 김성준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규정은 매년 조금씩 바뀌었는데요. 이번 시즌 기준으로 정리하자면 서아시아 국가 리그 20팀, 동아시아 국가 리그 20팀 총 40팀이 참여합니다. 각 리그에서 조건을 충족시킨 팀이 진출하게 되는데요. K리그1의 경우는 리그 1,2위와 FA컵 우승 구단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을, 3위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하게 됩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이었던 울산현대, FA컵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 3위 포항스틸러스가 조별 예선에 직행했습니다. 4위인 인천유나이티드의 경우, 2위를 차지한 전북이 FA컵 우승을 하면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한 조당 4개 구단이 배치되며, 서아시아 5개조, 동아시아 5개조 총 10개 조로 편성됩니다. 조별리그 6경기를 치른 후 각 권역의 5개조에서 1위팀 5개 구단과, 2위팀 중 상위 3개 구단이 16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16강전부터 4강 전까지는 동아시아 구단은 동아시아 구단끼리, 서아시아 구단은 서아시아 구단끼리 겨룹니다. 결승전에서는 동아시아 구단과 서아시아 구단이 격돌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인천, 아쉬운 16강 진출 실패
인천 중구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요코하마 FM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인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리그1의 세계 리그 순위는 AFC 소속 프로축구리그 중 가장 높은 18위입니다. 그만큼 아시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했는데요. 이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인천을 제외한 K리그1 3팀이 16강에 진출했습니다. J조에 속한 포항은 5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는데요. 울산과 전북은 조 2위에 위치, 상위 3개 구단(와일드카드)에 포함되며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인천(-1)은 무려 4승을 거두고도 최하위 카야를 제외한 세 팀 간 경기에서 나온 골득실로 인해 요코하마(+1)와 산둥(0)에 밀려 탈락하게 됐습니다.

국제 경쟁력은 하락?

포항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리그 우승팀 울산과 '전통의 명가' 전북은 아슬아슬하게 2위로 16강에 겨우 진출한 것을 두고 국제 경쟁력이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실 동아시아 내에서 일본 리그를 제외하면 국내 구단과 붙어서 이길 만한 팀은 찾기 어려운데요. 구단 규모나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항을 제외한 3팀은 동남아 팀들에 발목이 잡히거나 중국팀과의 2연전을 모두 패하는 등 16강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울산은 말레이시아 리그 소속 조호르 다룰 타짐에 1-2로 패배했고, 전북은 태국 리그 소속 방콕 유나이티드에 2-3으로 졌습니다. 최근 동남아 팀들이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는 옹호론도 있지만, 한국과 다른 나라의 국내 선수간 기량 차가 줄었다는 분석이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AFC 왕좌 탈환 가능할까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 우승 구단은 4회 우승의 알 힐랄이며 통산 최다 우승국은 12회를 차지한 한국입니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기는 조금 어려워보입니다. 우선 올해부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기존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바뀌었다는 건데요. 일정상 16강 토너먼트는 내년 2월에 치러집니다. 그런데 이때는 선수들이 휴가를 보내고 동계훈련을 막 시작한 시점입니다. 경기력과 체력이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춘추제인 리그 특성상 선수 영입이 겨울에 이뤄지는데요. 때문에 올해 조별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와 내년 토너먼트에서 뛰는 선수들의 면면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당연히 조직력도 떨어집니다. 이에 반해 아랍권 국가들은 이미 추춘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사우디리그 소속 구단에는 호날두를 비롯해 네이마르, 벤제마, 캉테 등 불과 반년 전까지 유럽 축구의 중심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뛰고 있습니다. 조직력 면에서도, 기량 면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수 기량은 그렇다 쳐도...
한국, 추춘제로 바꿀 수 있나?

선수 기량이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쳐도, 문제는 이제부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계속 추춘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요. 아랍권과 동남아권은 강한 더위로 인해 이미 추춘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은 춘추제입니다. 동북아는 기본적으로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온도도 매우 낮은 편인데요. 부상의 위험도도 높을 뿐더러 강설량이 많은 지역은 경기 진행 자체에 무리가 올 수 있어 춘추제를 시행합니다. 게다가 만일 겨울에 경기를 하려면 인공 채광, 열선 등을 설치해 잔디를 보호해야 하는데요. 인프라 구축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 측은 추춘제 전환에 대해 소극적입니다. 대안을 마련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기도 하고, 자본과 자생력이 부족한 K리그 구단의 한계도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AFC의 변화 이전부터 추춘제 도입을 논의해 왔는데요. 2026년부터 추춘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홋카이도 등 악명 높은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일부 지역 팬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일본축구협회는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올 시즌 K리그는 역대 최다 유료 관중 수를 기록하며 마침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팬들의 관심도 다시 사그러질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딜레마에 빠지게 된 K리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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