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엔비디아·애플 다 잃어”…이재용, 노조 사태 등판 이유는

16일 삼성전자 내부와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노조 파업과 관련한 문의와 수주 취소 가능성을 포함한 경고성 연락을 받고 있다. 일부 고객사는 파업 시 공급 안정성과 품질 저하를 우려하며 구체적인 기준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5월 15일 오후 평택캠퍼스에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을 만나 주요 고객사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는 현 상황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회장은 파업 강행 시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신뢰 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주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이재용 회장은 일본 출장 일정을 변경해 16일 오후 급거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귀국길에서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회장은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다.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통합을 호소했다.
전 부회장을 포함한 DS부문 사장단은 15일 평택 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아 "파업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며 협상을 위한 대화 재개를 거듭 요청했다. 경영진에 이어 총수까지 연이어 사과에 나선 배경에는 고객사 이탈이 영구적 시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 끝날 때까지 사측과 추가 대화 없이 투쟁을 강행하겠다던 노조 측도 글로벌 고객사들의 수주 철회 리스크를 통감하고 강경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사측의 대화 요청과 교섭대표 교체 제안을 수용하며 협상 테이블 복귀를 결정했다.
최 위원장은 16일 오후 조합원 내부 공지를 통해 사측 교섭대표가 여명구 DS부문 피플팀장으로 교체된 사실을 알리며 오후 4시 이후 사전 미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전달드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16일 오후 사전 회동에 이어 18일 오전 10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교섭을 재개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Copyright © IT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전 노사, 18일 중노위서 사후조정 재개…오늘 사전 미팅
- 삼전 노사, 교섭 재개…최승호·여명구, 오후 4시 이후 회동
- 이재용 “제 탓이다…노조는 한 가족, 힘 모아야”
- 파업 나흘 앞둔 삼성전자 “쟁의 행위 강요 안돼”… 내부 공지
- 태블릿 칩도 DX·DS 엇박자… 갤럭시탭에 대만산 AP 탑재
- 전영현·최승호 다시 만났다…노사 대화 재개되나
- [단독] 삼성 D1b ‘92%’ D1c ‘75%’ 수율 개선…파업에 물거품 될라
- 삼성전자 사장단 “국민께 사과…노조와 열린 자세로 대화”
- 삼성전자, 대화 거듭 제안에도…노조 “파업 후 얘기하자”
- 삼성전자 “조건없이 대화하자”…노조 ‘성과급 제도화’ 요구엔 선긋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