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에 굴욕' 삼성전자의 와신상담…'갤A54'에 기대 거는 이유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중저가 모바일 칩셋(AP)인 '엑시노스 1380·1330'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지난해 플래그십 AP인 '엑시노스 2200'의 성능 논란 문제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3'에 탑재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으나, 중저가 시장부터 다시 공략해 점유율을 점차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1380'은 삼성전자 MX사업부가 지난 15일 공개한 '갤럭시A' 시리즈의 신제품 중 상위 모델인 '갤럭시A54 5G'에 탑재됐다.
'엑시노스1380'은 중저가형 모델임에도 프리미엄 AP의 성능에 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옥타코어 중앙처리장치(CPU)는 4개의 고성능 코어,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4개의 저전력 코어로 구성됐는데, 이를 통해 전작에 비해 최대 40% 더 빠른 실행 속도, 20% 더 빠른 게임 로딩 속도 등을 지원한다.
또 이 제품은 2억 화소 이미지 센서가 적용돼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준의 촬영 품질을 제공한다. 고성능 이미지처리장치(ISP)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장착해 인공지능(AI) 기반 사진 촬영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하위 모델인 '엑시노스1330'도 지난달 '엑시노스1380'과 함께 출시했다. '엑시노스1380'과 비교하면 GPU를 비롯한 대부분 성능의 사양은 낮지만, 8개의 코어로 이뤄진 옥타코어 CPU와 최대 1억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됐다.
'엑시노스1380'은 '갤럭시A54 5G'와 '갤럭시M54 5G'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중급형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엑시노스1330'은 갤럭시A14 등 저가형 제품에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갤럭시S23'의 AP 자리를 미국 퀄컴에 모두 빼앗겼지만, 이번 '엑시노스'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이, 중저가에선 미디어텍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미디어텍은 중국권 업체를 중심으로 AP 공급을 늘리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로 5위 수준이다. 미디어텍이 35%로 1위, 퀄컴이 31%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애플(16%), 4위는 유니SOC(11%)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에 AP 시장 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렸지만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성능 저하 논란 후 올해 '갤럭시S23'에 '엑시노스2300'을 적용하지 못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일단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과 보급형으로 수요가 양극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엑시노스1380'처럼 프리미엄 제품급 성능을 갖춘 볼륨존 SoC를 만들어 보급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 악조건 속에서도 볼륨존 제품 판매로 모바일 SoC 사업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퀄컴에 내준 자리를 되찾기 위해 갤럭시 전용 칩 등 차세대 A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시스템LSI사업부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와 함께 'AP 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해 AP 최적화와 차세대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내부에 CPU 최적화 전담팀을 꾸리고 AMD와 ARM에서 핵심 개발자들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2200'의 후속작인 '엑시노스2300'을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하지 못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내년 '갤럭시S24' 시리즈에 '엑시노스2400'을 적용시키기 위해 기술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빛을 보지 못한 '엑시노스2300'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AP를 만들어 연내 중국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중저가 AP 출시만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능이나 가격 측면에서 큰 이점을 보이지 않는 이상 퀄컴, 미디어텍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어렵겠지만, 중저가형 AP 출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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