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시간 영상에 담긴 69년 토론토의 뜨거웠던 순간

▲ 영화 <리바이벌 69'> ⓒ 스튜디오 에이드

[영화 알려줌] <리바이벌 69'> (Revival69: The Concert That Rocked the World, 2022)

<리바이벌 69'>는 1969년,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기적.

존 레논, 척 베리, 리틀 리처드, 더 도어즈 등 로큰롤의 전설들이 한 무대에 모인 토론토 로큰롤 리바이벌 페스티벌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론 채프먼 감독이 6년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단순히 공연 실황을 담은 것이 아닌, 페스티벌이 탄생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과정과 그 속에 담긴 뮤지션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생생하게 포착해 냈다.

영화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비틀즈를 넘어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시도하던 존 레논, 젊은 나이에 대담하게 페스티벌을 기획한 존 브라우어, 그리고 이 역사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멘터리 감독 D.A 페네베이커가 그들이다.

특히 존 레논에게 있어 이 페스티벌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비틀즈 멤버로서가 아닌 첫 솔로 무대였으며, 오노 요코와 함께한 플라스틱 오노 밴드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영화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친밀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음악적 고뇌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불안, 그리고 용기를 담담히 보여준다.

페스티벌의 탄생 과정은 그 자체로 로큰롤 역사의 한 장면이다.

우드스톡 페스티벌보다 몇 달 앞서 개최된 이 혁신적인 행사는, 당시 토론토행 항공편이 전부 매진될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지녔다.

젊은 공연 기획자 존 브라우어는 로큰롤의 레전드들을 한자리에 모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초반 저조한 티켓 판매로 인해 페스티벌 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다.

이때 그가 내린 결단이 존 레논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이 '무모한' 시도는 기적적으로 성공하여 페스티벌을 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캐나다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 페스티벌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면은 그 자체로 로큰롤의 교과서다.

로큰롤의 정체성을 확립한 기타리스트의 제왕 척 베리는 당대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뮤지션이었다.

존 레논이 "로큰롤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면, 척 베리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으며, 롤링 스톤즈의 키스 리처즈,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의 영향 아래에서 성장했다.

폭발적인 샤우팅으로 유명한 리틀 리처드는 무대 위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뽐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고, 더 도어즈는 실험적인 사운드로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영화의 백미는 단연 콘서트 실황이다.

시카고의 '25 or 6 to 4'로 시작되는 세트리스트는 보 디들리의 'Hey! Bo Diddley', 제리 리 루이스의 'Great Balls of Fire', 척 베리의 'Rock and Roll Music', 진 빈센트의 'Be-Bop-A-Lula', 리틀 리처드의 'Good Golly, Miss Molly'를 거쳐 플라스틱 오노 밴드의 'Give Peace a Chance'로 마무리된다.

각각의 무대는 뮤지션들의 개성과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완벽한 퍼포먼스였으며, 특히 존 레논이 이끈 플라스틱 오노 밴드의 무대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실험적 사운드로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제작 과정도 주목할 만한데, 론 채프먼 감독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60시간이 넘는 페네베이커의 콘서트 영상과 수많은 아카이브 자료를 꼼꼼히 검토했다.

방대한 자료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선별해 내는 작업은 절대 쉽지 않았지만, 그 노력은 영화의 완성도로 이어졌다.

특히 애니메이터 매튜 덴 보어의 세련된 애니메이션 작업은 1969년 당시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재현해 내며,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가교 구실을 했다.

존 브라우어, 로비 크리거, 앨리스 쿠퍼, 안소니 포셋 등 당시를 경험했던 14명과의 인터뷰는 페스티벌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한다.

여기에 하드록과 쇼크록의 개척자로 성장한 앨리스 쿠퍼가 들려주는 진 빈센트의 백업 밴드 시절 이야기나, 더 도어즈의 기타리스트 로비 크리거의 회고는 당시 음악계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한다.

그렇게 <리바이벌 69'>는 한 시대의 음악적 열정과 도전 정신을 담아낸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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