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양현석의 YG, '양현석 리스크'로 위기 자초(1)

강일홍 2024. 9.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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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 이후 사회적 논란에 자주 등장
소속 아티스트 '잦은 사건사고'에 대한 'YG 대처 방식' 비판

YG는 양현석의 이름으로 탄생됐지만,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 이후론 사회적 논란에 곧잘 휘말리는 양현석으로 인해 위기를 자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SM, JYP, YG, HYBE로 대표되는 국내 대형 엔터기획사들은 2005년 후발 주자로 뛰어든 하이브를 제외하면 1990년대 중, 후반부터 잇달아 탄생하며 K-POP 전성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SM이 95년, JYP가 96년, YG가 98년 설립됐다. YG는 양군기획(양현석의 별칭 '양군'), JYP는 진영박(박진영), SM은 수만(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의 이니셜을 따 만든 회사다.

국내 엔터기획사들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급속히 팽창했다. 기업형 그룹으로 성장한 초대형 기획사들은 상장사의 거대 자본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엔터사업에 투자하는 규모가 워낙 크고, K-POP 스타들을 앞세운 뚜렷한 수익창출을 기반으로 흔들림없는 영향력을 자랑한다.

YG 소속 연예인들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수장인 양현석까지 관련돼 조직 전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일도 없지 않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양현석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더팩트 DB

국내 엔터사 2000년 기점 '기업형 그룹' 팽창 글로벌 한류 주도

막강한 영향력과 조직의 밀어붙이는 힘에 불만이 생긴 아티스트들 중에서는 종종 '대형기획사의 횡포'라는 말을 심심찮게 토로하기도 한다.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계약 기간 동안은 연예 활동의 거의 모든 것을 기획사와 상의하거나 허락을 받고 활동해야 한다. 대형기획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사이가 틀어진 특정 연예인을 매장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런 이유로 아티스트들의 행보에 해당 엔터기업의 경영 철학이나 가치관,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는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다만 연습생 시절부터 이를 꼼꼼히 파악하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 대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배우와 달리 가수, 특히 그룹 가수들은 웬만큼 인지도와 인기를 얻어도 독자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특정 개인에 대해 주변사람들이 평가하는 것을 평판(評判)이라고 한다. 평판에 대한 언급이나 기준은 조직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탄생부터 수 십년간 쌓은 조직의 노하우와 커리어, 그리고 논란과 구설수, 부정적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내 4대 대형기획사들도 이 점에서 보면 각각의 스타일과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중 엔터계에서 바라보는 YG의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YG 소속 연예인들의 팬들은 일반적으로 YG 안팎에서 터지는 각종 사건들에 대한 대처를 매끄럽게 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YG 소속 연예인들의 팬들은 일반적으로 YG 안팎에서 터지는 각종 사건들에 대한 대처를 매끄럽게 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YG 소속 당시 물의를 빚었던 박봄(왼쪽)과 승리. /더팩트 DB

국내 4대 기획사 '스타일과 색깔' 뚜렷…YG 이미지 대체로 부정적

최대 비판점은 소속 연예인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회사 측이 총대를 메고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는 부분이다. 과거 성매매 의혹과 군무이탈로 전국민적 물의를 일으켰던 세븐이나 박봄을 비롯한 소속 가수들의 마약 관련 문제를 명쾌하게 가르마 타지 않고 넘어가는 바람에 이후 지속적인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속 아티스트들이 개인 사생활 때문에 대중의 지탄을 받는 것은 어느 기획사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YG의 경우는 다소 차이가 있다. 보통은 도의적인 책임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반해 유독 YG 소속 연예인들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수장인 양현석까지 관련돼 조직 전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일도 없지 않다.

타 연예기획사 연예인들의 논란이 열애설 정도라면 YG의 경우는 도박, 마약, 성접대 등으로 무게감부터 크게 다르다. 관련 기사가 연예면에 실리느냐 사회면에 실리느냐의 차이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소속 아티스트의 잦은 사건 사고와 이를 대처하는 YG의 매니지먼트 방식은 이 때문에 늘 비판의 대상이 됐다.

YG 수장 양현석은 2019년 8월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그룹 아이콘의 리더 'B.I 마약 투여 및 구매 의혹'에 의한 마약수사 무마혐의는 아직도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새롬 기자

YG 소속 연예인들 잦은 '법적 분쟁'…타기획사 '도의적 책임'과 비교

YG의 주가 또한 처참하게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월 사상 최고가인 9만 7000원을 기록했던 YG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지다 최근 52주 신저가를 찍은 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3만 2300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여 만에 최고가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K-POP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아우성이 비명 소리로 들릴 정도다.

이런 가운데 양현석 YG 총괄프로듀서가 또 다시 사법 리스크로 도마에 올랐다. 양현석은 지난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기소됐다. 부산지방검찰청이 해외에서 수억 원대 명품 시계들을 선물 받고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검찰은 최근 입국한 해당 업체 대표를 조사한 뒤 양 총괄프로듀서를 재판에 넘겼다.

앞서 양현석은 2019년 8월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 받았고, 그룹 아이콘의 리더 'B.I 마약 투여 및 구매 의혹'에 의한 마약수사 무마혐의는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YG는 양현석의 이름으로 탄생됐지만, 2019년 버닝썬 게이트 사건 이후론 사회적 논란에 곧잘 휘말리는 '양현석'으로 인해 위기를 자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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