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망하는 건가”.. 상반기 1만대도 못 판 쉐보레, 국내 철수설까지 나오는 이유는?

상반기 8천 대, 수입차에도 밀려
신차 부재에 철수설까지 고조
트럼프 관세 리스크까지 겹쳤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올해 상반기 쉐보레의 국내 판매량이 1만 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과거 국산차 시장 3위까지 올랐던 브랜드의 추락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국내 시장 철수설로까지 번지고 있다.

판매량 급감의 배경에는 신차 부재와 전동화 대응 부족, 그리고 미국발 자동차 관세 부활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년째 하락, 수입차에도 밀린 실적

쉐보레는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 8411대를 기록하며 국산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 감소한 수치로, 수입차 브랜드인 BMW(3만 8천여 대), 메르세데스-벤츠(3만 2천여 대), 테슬라(1만 9천여 대)보다도 뒤처지는 기록이다.

쉐보레의 하락세는 3년 연속 이어졌으며 판매량 기준으로는 이제 수입차보다도 밀리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2016년만 해도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3위를 지켰던 쉐보레는 당시와 비교해 판매량이 90% 이상 줄어들었다.

“신차는 없고, 전기차도 안 보인다”

쉐보레의 부진은 뚜렷한 신차 부재와 연결된다. 2022년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끝으로 국내 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 관심도 빠르게 식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기존에 판매되던 대형 SUV 트래버스, 타호 등도 국내 시장에서 단종됐고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콜로라도 등 3종에 불과하다.

그나마 트랙스가 올해 상반기 6688대를 기록하며 쉐보레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수치다.

전동화 라인업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물론, 전기차 모델조차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해 2월 신년 간담회에서 이쿼녹스EV의 국내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이후 구체적인 일정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 인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인 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철수설 자극하는 대외 변수

국내 판매 부진 외에도 쉐보레를 둘러싼 불안 요소는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GM의 부평, 창원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추가 관세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GM 한국사업장이 맡고 있는 미국 수출 물량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선 철수설이 단순한 추측으로만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실제로 GM 한국사업장은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8121대로 전년 대비 약 40% 줄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327대에 불과했으며 주요 모델 대부분은 이미 단종됐다.

반등 위해 필요한 건 신차만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트래버스나 이쿼녹스 풀체인지 모델, 또는 이쿼녹스EV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국내 SUV 시장에서 수입차 방식으로 들여오는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차 출시만으로 반등을 기대하는 건 무리이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와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현재 쉐보레는 모델 수, 판매량, 전동화 대응 등 모든 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으며 마케팅이나 라인업 확대 이상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시장 철수설이 더는 소문으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쉐보레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