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뉴 EV플랜]③ 22조 투자 ‘영화관 같은 PBV’ 만든다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까지 모빌리티 사업에 2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영화관 같은 목적기반차량(PBV)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PBV와 AAM 모두 순수 전기로 구동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 관련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흥수 현대차 글로벌전략담당(GSO) 부사장은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등장해 “이동하는 시간이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 의미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레스토랑이나 영화관이 될 수 있는 PBV와 다이슨 같은 퍼스널모빌리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의 일환이다. 당시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 중 22조1000억원을 PBV와 AAM 등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에 사용한다.
현대차는 이 전략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수직이착륙항공기 S-A2의 모형과 PBV ‘이지스왑’ 기술을 선보였다. 두 기술 모두 순수 전기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이미 기아에서 니로 EV를 기반으로 한 PBV ‘니로 플러스’를 출시했으며 앞으로 나올 현대차그룹의 PBV는 국내에서 순수 전기 모델로 출시된다.
현대차는 S-A2가 최대 400~500m의 고도에서 최대시속 200㎞로 약 60㎞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AAM 법인 슈퍼널에서 개발 중인 S-A2의 상용화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슈퍼널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용 PE 시스템 개발 역량과 자동화 생산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뿐 아니라 AAM, PBV, 자율주행차량, 퍼스널모빌리티 솔루션들이 스마트모빌리티 에코시스템으로 구성돼 쉽고 빠른 이동의 자유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영화관 같은 PBV’ 시스템이 현실화되려면 안정적인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순수 전기차 기아 EV9에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인 ‘고속도로자율주행(HDP)’을 적용하려 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연기됐다. 올해 국내 출시된 현대차와 기아 차량 중 HDP 기술이 도입된 차량은 아예 없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2, 차로유지보조(LFA) 2 등 기존 주행보조 기술을 고도화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은 현대차가 발표한 모빌리티 게임체인저의 핵심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제시한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인공지능(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자율주행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자율주행 컴퓨팅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