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법정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하루 만에 80% 가까이 폭락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법정관리를 준비 중이며 이와 같은 조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FDIC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상황이 최근 악화됐으며 민간 부문의 구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FDI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미 재무부와 대형 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 구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JP모건체이스를 포함한 주요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를 긴급 지원했음에도 주가 폭락 등 여전히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특히 지난 1분기에 1000억 달러의 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며 최근 위기설이 재점화됐다. 여기에는 대형은행들이 지원한 300억달러 예치금도 포함돼있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회사를 내놓았으나 몇 주가 지난 현재까지 인수할 금융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FDIC는 위기가 다른 분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곧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법정관리를 받게 될 경우 사실상 파산하는 것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포함해 3월 이후 붕괴하는 세 번째 은행이 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DIC 압류 후 JP모건체이스와 PNC 파이낸셜을 포함한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 매입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퍼스트리퍼블릭의 압류와 매각이 빠르면 이번 주말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JP모건체이스와 PNC 모두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은행을 인수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76% 정도 폭락했다. 시간외거래에서 33.62% 빠지며 3.51달러까지 폭락했다. 앞서 정규장에서도 43.30% 하락했다. 장 중 한때 50%까지 떨어지며 거래가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시가총액도 사상 최저치인 약 5억5700만달러로 추락했다. 2021년 11월의 최고치인 400억달러에서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을 중심으로 시장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연준은 SVB와 붕괴에 대한 보고서에서 은행권 위기에 대한 책임을 공식 인정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의 주도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연준은 규제 당국의 감독 실패와 SVB 경영진의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파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연준은 극도로 열악했던 해당 은행의 관리 체계, 느슨한 정부 감독과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일부 은행 규제 약화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SVB의 지배 구조, 유동성, 금리 리스크에 대한 규제 당국의 관리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으며 당국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연준은 SVB와 지난달에 파산한 또 다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성장한 반면 규제 기관의 인력은 감소해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6년과 2022년 사이에 은행 부문의 자산이 37% 증가했지만 연준의 감독 인원은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FDIC는 시그니처은행 사태에 관한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당국이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가 결함을 빠르고 철저하게 해결하도록 더욱 신속히, 그리고 강력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바 부의장은 “앞으로 감독의 속도, 힘, 민첩성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SVB 실패에 따른 우리의 경험은 더욱 광범위한 기업에 강력한 표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금리 리스크, 유동성 및 자본 요건, 스트레스 테스트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연준은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도록 강화된 규칙 이행과 은행 임원의 보수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연준의 규제 강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미 은행정책연구소의 그렉 베어 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연준의 심사 담당 팀이 근본적인 오판을 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연준은 은행 붕괴를 같은 기간 동안 이뤄진 규제와 감독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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