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이 말하는 故 김수미…“사명감이 철저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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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사명감이 철저한 사람이었습니다. 돈 벌려고, 유명세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충실한 배우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봅니다."
"나도 수십 명의 동료를 다 잃었어요. 그 중 자기의 아픔에 대해, 무슨 병이 있다고 나에게 보고를 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 배우의 정신이 김수미를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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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사명감이 철저한 사람이었습니다. 돈 벌려고, 유명세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충실한 배우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봅니다.”
배우 최불암(84)은 향년 75세로 25일 세상을 떠난 김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불암은 25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배우 김수미’에 대해 “용기도 대단하고 재주가 있던 배우”이라고 말했다.
최불암은 지난해 여름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 때 김수미를 본 것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때 내가 보기에는 건강하게 일을 해야 하는데 조금 몸이 부어 있는 것 같았다. ‘어디 아프냐’고 했더니 ‘아냐~ 괜찮아요~’ 이랬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빨리 들어가서 음식해서 내 솜씨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해서 촬영장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촬영이 끝나고 갈 때 서운해서, 눈물인지 모르겠지만 목이 멘 듯한 느낌으로 김수미 씨가 인사를 했어요. ‘내가 너무 일찍 나오는 거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수미는 세트장을 자기 집처럼 생각했다고 최불암은 말했다. 당시 촬영을 함께했던 배우 김용건(78)도 “여기 그냥 수미가 사는 집이구나, 세트가 아니고”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김수미는 “내가 그래요~”라고 웃었다고.
최불암은 김수미가 자신의 병색에 대해 말한 적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배우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배우를 지칭하는 말에 여러 가지가 있죠. 중국말로 연기자가 있고, 한국말로는 광대. 전국을 누비는 패거리.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저는 ‘배우’라는 말이 가장 좋습니다. 배우(俳優)라는 한자를 찾아보면 ‘사람이 아닌 우수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이 아프거나 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얘기들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덧붙였다. “나도 수십 명의 동료를 다 잃었어요. 그 중 자기의 아픔에 대해, 무슨 병이 있다고 나에게 보고를 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 배우의 정신이 김수미를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수미는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아 유명세를 탄다. 할머니 역을 시작할 때 그의 나이는 고작 29살. 최불암은 말한다.
“일용엄니는 시골에 가면 한명 씩 꼭 있는 재밌는 할머니 캐릭터죠. 왔다갔다 하며 정보가 가장 빠른 할머니요. 그런 할머니 캐릭터를 캐치 하는 김수미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젊을 때 참 예쁜 외모를 갖고 있었음에도 그런 재주가 있었기에 어린 몸에도 노역을 했습니다. 본인의 젊음을 무릅쓰고 70대 할머니 역할을 했다는 용기도 대단하지만 재주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다양성, 직관력, 관찰력이 발달했던 사람이었죠.”
김수미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음식도 잘 하고, 남 먹이기를 좋아해 촬영장에 음식을 잔뜩 해오곤 했다는 최불암의 설명. “남 먹이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 음식 해오면 김치도 서너 가지 가져오고. 고기도 이 고기 저 고기 해서 여러 가지 해서 가져오고. 나를 보면 ‘회장님 오시는구나~’하면서 반갑게 맞아줬던 기억이 납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합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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