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못 믿어도 참고 쓴다"…카카오T, 96% 독점의 '악순환'

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2024. 10. 6.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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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승객 500명 대상 설문조사 진행
가장 많이 쓰는 앱 '카카오T'…기사 87%·승객 88%
'콜 잘 잡히니까', '다른 대안이 없어서' 사용 이유
불공정 지적할 때마다…카카오티 "승객과 기사의 편익"
전문가들 "카카오T는 골목상권의 공룡"
연합뉴스


시장 점유율 96%. 지난 2015년 '카카오택시'로 출발해 택시호출 서비스를 점차 확장하면서 지금의 '카카오T'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룬 성과다. 하지만 이면에는 공정위로부터 수 차례 과징금을 받는 등 택시 호출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때마다 '승객과 기사의 편익'을 방패로 삼아 왔다.

그러나 방패조차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설문조사 결과 택시호출 서비스로 카카오T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택시 기사와 승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택시 기사들 절반 이상이 카카오T의 불공정성을 지적했고, 승객들도 '독점구조'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택시 기사들 "불공정하지만 배차 많이 잡히니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과 법무법인 YK가 티브릿지코퍼레이션이 의뢰해 지난 8월 택시기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사용 경험이 있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으로 택시 기사 중 92.2%가 카카오T를 꼽았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도 카카오T가 87.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모바일 웹을 통해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8%포인트다.)

카카오T가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묻자 택시기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애플리케이션의 공정 운영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49%가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답해, 공정하다고 답변한 51%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불공정하게 운영되는 이유로 택시 기사들은 '자사 가맹에만 좋은 콜을 주는 배차방식'이라는 응답이 59.6%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앱을 사용하지 않은 영업에도 부과되는 수수료',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율'의 순으로 답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티 블루'에 승객 호출을 몰아주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과징금 257억 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콜 몰아주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T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기사들은 그 이유로 '콜이 많이 들어와서(48%)'와 '다른 대안이 없어서(30.2%)'를 들었다. 카카오T 운영 방식이 불공정하다고 느끼지만 수입과 직결되는 콜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리케이션이 편리해서'의 응답률은 7.8%에 그쳤다.

승객들도 '독과점' 피해 호소…그래도 "콜 잘 잡히니까"

택시 승객들 역시 택시호출 앱으로 카카오T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설문 조사 대상 택시 승객들 500명 중 88.2%가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으로 카카오T를 뽑았다. 2위인 우버택시는 6.6%로 1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승객들도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로 '콜이 잘 잡혀서(40.8%)'와 '다른 대안이 없어서(18.6%)'를 들었다. '신뢰할 수 있어서(1.2%)'와 '앱이 편리해서(16%)' 등 카카오T 서비스의 편의성보다 결국엔 '독점' 자체가 사용의 이유가 되는 셈이다.

특히 설문조사 대상 승객들 중 50.4%가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 독점구조'에 따라 본인에게 피해가 있다고 답했다. 시장 독점을 완화하기 위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70.8%로,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29.2%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가맹택시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쟁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영업상 비밀 제공을 요구하는 등 공정한 시장 질서를 저해했다고 판단해 7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제휴 계약 체결 목적은 '콜 중복 최소화'를 통한 이용자 편의 증대"라며 공정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상명대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는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을 혼자 차지하는데 오히려 택시 기사들한테 부과하는 비용도 계속 인상해 왔고, 서비스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상황"이라며 "택시 호출이라는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택시 호출이라는 골목상권에서 공룡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경쟁이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택시호출 플랫폼 선택제한에 따른 불공정 문제와 이용객 불편이 확인됐다"며 "사실상의 독점 구조에 따른 폐해를 보완할 법적 제도적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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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castle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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