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흔드는 인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이상덕 2022. 9.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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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SMC와 손잡은 인텔
차세대 반도체 표준 함께 개발
파운드리에선 경쟁하는 관계
인텔, 저렴한 가격 GPU 공개
"무어의 법칙 살아있다" 강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롤러블 디스플레이 첫 소개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Intel Innovation)`에서 팻 겔싱어 CEO가 새 그래픽 칩을 공개하고 있다.
인텔이 삼성전자, TSMC와는 손을 잡고 엔비디아 등에 대해서는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협쟁(Coopetition)'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협쟁은 협업(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처음 쓴 용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향후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를 열고 온라인으로 삼성전자와 TSMC를 초대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다른 공정에서 생산한 칩을 상호 간 연결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에 삼성전자와 TSMC가 합류를 재확인하면서 업계는 반도체 생산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UCIe에는 인텔, 삼성전자, TSMC, ARM,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AMD 등이 참여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UCIe가 완성된다면 인텔이 TSMC의 반도체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전력제어 반도체, 글로벌파운드리의 입출력 반도체를 모아 인텔만의 패키징 기술로 가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입한 인텔의 가장 큰 경쟁자는 TSMC와 삼성전자다.

3개 회사가 모두 경쟁 관계지만 협업을 하는 이유는 향후 자율주행차 등의 발달로 시장이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경쟁 비용이 크거나 한 회사가 시장을 모두 석권하기 힘들 경우에 '협쟁'이 일어난다.

이날 행사에서 인텔과 삼성디스플레이의 협업 사례도 발표됐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좌우로 당기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인 '플렉스 슬라이더블'을 시연한 것이다.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인텔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조합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이어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유니슨을 선보였다.

인텔은 이날 개발 코드명 '랩터 레이크' 제품군도 발표했다. 플래그십 제품인 '코어 i9-13900K'는 최대 24코어(P코어 8개, E코어 16개)로 32개 작업(스레드)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처리 속도는 1초당 최대 5.8㎓다. 인텔 칩은 11세대까지는 고성능 작업을 담당하는 P코어만 탑재했으나, 12세대부터는 저성능 작업을 하는 E코어를 결합한 형태로 설계됐다.

P코어는 1개로 2개 작업이 가능하지만 전력 소모가 크고, E코어는 1개 코어가 1개 작업을 처리하지만 전력 소모는 적다.

이날 주목받은 것 가운데 하나는 인텔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재도전이다. 인텔은 329달러대부터 시작하는 새 GPU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본격 진입을 알렸다. 인텔의 '아크 A770 GPU'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60'과 AMD의 '라데온 RX 6650 XT'를 정조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비디아가 이달 1599달러(약 230만원)부터 시작하는 GPU RTX 4090을 출시하며 고성능 GPU에 집중하는 사이, 인텔이 예산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겔싱어 CEO는 이날 "(반도체 성능은 두 배로 오르고 가격은 반값이 되는)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잘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무어의 법칙은 죽었다"며 GPU 가격을 인상한 것과 대비됐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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