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하주석, 연봉 인상률 논란...한화 팬들은 왜 화가난걸까?

한화 이글스가 2026시즌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자마자 팬 커뮤니티가 들끓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야수 하주석의 연봉이 2억 원으로 책정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팀 내 최상위도 아니고, 억대 연봉자가 즐비한 요즘 KBO에서 아주 특별할 것 없는 금액이다. 그런데도 팬들의 반응은 유독 날카롭다. “왜 하주석만?”이라는 질문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 논란은 단순히 한 선수의 연봉 문제가 아니라, 한화 팬들이 그동안 쌓아온 감정과 팀의 미래를 둘러싼 불안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에 가깝다.

논란의 출발점은 ‘122% 인상’이라는 숫자다. 하주석의 2025시즌 보장 연봉은 9천만 원이었다. 여기서 2억 원으로 올라갔으니 퍼센트로 계산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이 숫자가 자극적으로 소비되면서 여론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 인상률만 떼어놓고 보면 사실을 놓치기 쉽다. 2025년 하주석의 연봉 구조 자체가 정상적인 기준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주석은 FA 자격을 얻고도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과거 음주운전과 벤치 난동 등으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고, 기량 역시 하락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그는 FA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한 조건, 1년 총액 1억1천만 원(보장 9천만 원+인센티브 2천만 원)에 계약했다. 사실상 ‘증명 계약’이었다. 구단도, 선수도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 기회를 주고받은 셈이다. 이 바닥에서 바닥을 찍은 상태에서 다음 해 연봉을 비교하니 인상률이 커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구단은 왜 하주석에게 2억 원을 줬을까. 답은 단순하다. 2025시즌에 실제로 보여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2군에서 출발했던 하주석은 5월 이후 1군에 올라와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타율 0.297, OPS 0.728. 화려하진 않지만 팀 사정상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평가를 바꾸기에 충분했다. 한화가 오랜만에 가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주석이 필요할 때마다 최소한의 몫을 해준 장면들이 쌓여 있었다.

이 대목에서 팬들의 감정이 갈라진다. 일부는 “그 정도 성적에 2억은 적당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리그 평균을 놓고 보면, 베테랑 유틸 내야수에게 2억 원은 과한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문제는 비교 대상”이라고 말한다. 같은 날 발표된 연봉 인상 소식이 불을 붙였다. 팀의 미래로 불리는 문동주, 문현빈, 김서현 같은 젊은 선수들이 큰 폭의 인상을 받았고, 팀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노시환은 단숨에 10억 원 고지를 밟았다. 이 흐름 속에서 하주석의 2억 원이 더 크게 보였던 것이다.

특히 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미래 가치’다. 하주석은 만 32세를 넘긴 베테랑이다. 더 크게 성장할 여지는 많지 않다. 반면 문동주나 김서현은 앞으로 팀을 수년간 이끌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팬들 입장에서는 “왜 미래에 더 투자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주석과 문동주의 연봉 차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건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팀이 어떤 방향을 보고 가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한화는 이미 유격수 자리에 심우준을 영입했다. 이로 인해 하주석의 역할은 더 이상 ‘주전 유격수’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2루, 유격, 때로는 백업으로 들어가는 유틸 자원이다. 팬들 중 일부는 “그런 역할에 2억은 많다”고 말한다. 반대로 구단의 시선은 다르다. 프런트는 하주석을 단순한 성적표 이상의 선수로 본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베테랑이 주는 안정감, 클럽하우스에서의 역할,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경험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결국 이 논란의 본질은 연봉 2억 원이 비싸냐 싸냐의 문제가 아니다. 하주석이라는 선수가 걸어온 굴곡진 서사, 한화가 오랜 암흑기를 지나며 쌓아온 팬들의 감정,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강해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다. 하주석의 연봉은 그 모든 감정이 투영된 상징에 가깝다.

차분히 정리해보면, 하주석의 2026시즌 연봉 2억 원은 ‘대박’이라기보다는 ‘복귀’에 가깝다. FA 시장에서 사실상 바닥을 찍었던 선수가, 한 시즌 반등과 포스트시즌 기여를 통해 리그 평균 이상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팬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이 돈이 아깝지 않으려면, 하주석은 2026시즌에도 같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한두 달 반짝이 아니라, 팀이 흔들릴 때마다 믿고 내보낼 수 있는 베테랑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다.

Copyright © 구독과 좋아요는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