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네요”.. 곰팡이가 심각하던 집을 ‘셀프’로 고쳤더니? 헉!

오늘의집 @_syzygy 님의 14평 아파트 셀프 리모델링 온라인 집들이 입니다.

안녕하세요. 경기도 남양주에서 홀로서기를 막 시작한 31살 김시즈 @_szgyyy__입니다. 작년 6월부터 이 집을 저만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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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오래된 구축 아파트로 곧 마흔살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처음 이 아파트를 만난 건 2016년도예요. 지름길로 다니겠다고 모르는 아파트 단지 샛길로 종종 걸어 다녔는데, 어느 날 아파트 담벼락에 예쁜 꽃이 피어 있는 거예요.

이 꽃을 발견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던 낯선 아파트 단지 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어요. 신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정겨운 모습이 가득이었죠. 고쳐야 할 부분이 정말 많아 보이는 심란한 집이었지만, 베란다 창 밖 풍경에 반해 바로 그 집으로 계약하게 되었죠.

여러 우여곡절로 인해 집을 보고 실제 계약을 해서 공사를 시작하기까지 거의 1년 가까이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넉넉한 시간적 여유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다행이었다 싶어요. 난생 처음 해보는 집 수리 계획과 예산 짜기 등 여유가 없었다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거예요.

1.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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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부동산에서 제공되는 기본 도면입니다. 사실 이 도면만 보았을 땐 별다른 고민이 없었는데 실제로 집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주방 쪽 벽 공간이 도면처럼 여유롭지 않았고, 작은 침실 방 크기도 저렇게 크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도면을 다시 그렸어요. 설계에 제대로 된 도면이 필수인데 치수도 나와있지 않고, 실제 집과 차이도 많아 참고하기에 무리가 있어 직접 집 전체 실측을 하고 하나하나 채워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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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냉장고 위치였습니다. 사진을 보시다시피 냉장고를 둘 수 있는 유일한 주방 벽은 이런 상태였습니다. 냉장고를 두면 개수대 옆 싱크대 공간을 전혀 활용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주방을 작은방으로도 옮겨보고(그랬더니 예산이 3배! 거기에 2번 항목에 위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수도 공사가 필요한 작업이었거든요), 주방에 냉장고를 둘 수가 없으니 바로 붙어 있는 작은방 문을 없애버리고 보조 주방처럼 사용할 생각도 했어요.

이 냉장고 하나 때문에 집 설계도만 열 장은 족히 그렸던 것 같네요. 정말 1년 가까이를 고민하다 지금의 집 구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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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을 설계하면서 가장 우선시하고 싶은 점을 먼저 정해보았어요.

💡 리모델링 우선 조건
1. 각 구역의 역할이 분명할 것(공간 분리)2. 전문가 급 시공이 필요한 계획은 세우지 말 것(욕실 전체 리모델링이나 베란다 확장 등)3. 답답하지 않은 가구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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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면이 바로 최종 버전이에요. 3D 도면은 대충 큰 가구들만 넣어서 실제 여유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 느낌만 알고자 대략 만들었습니다. 배치는 기존의 집 형태 그대로 가져가는 게 적은 예산으로 가능한 현실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시공하지 않으니 필요 이상으로 집에 손 대 버리면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는 것도 큰 이유였어요. 그도 그럴게 워낙 오래됐잖아요? 골격만 남기고 전부 엎어버릴 게 아닌 이상 최대한 살려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냉장고 위치가 관건인데, 그래서 거실을 다이닝룸으로 활용하기로 했죠!

자세한 인테리어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마지막까지 꼭 봐주세요! 더 자세한 스토리와 충격적인 비포 사진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

2. 현관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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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벽 세워놓고 중문까지 설치한 사진입니다. 중문도 나무 합판을 사고 상단 레일 부분만 부속을 달아 직접 설치해 주었어요. 열고 닫는 형식이었으면 훨씬 자리를 많이 차지했을 텐데, 슬라이딩 형식으로 만들어서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현관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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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이 중문은 이렇게 탈바꿈합니다. 내부 벽에 칠했던 페인트를 동일하게 발라 문이 아니라 벽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다른 컬러로 재미를 더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통일성을 주니 훨씬 넓어 보였어요.

이 정도만 해도 벌써 집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기존의 눅눅한 느낌이 사라졌어요. 이후 공사는 정말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페인트를 잘하는 가족 덕분에 거실과 주방, 작은방에 페인트칠을 하고 안방만 도배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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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구와 신발을 가득 넣은 신발장과 택배용 칼, 마스크 등을 수납하기 위한 이케아 타공판을 설치했어요. 현관에는 올 초 친구가 선물해 준 새 인형과 청룡의 해를 상징하는 연하장, 그리고 최근 Achim(아침)의 모닝 오너가 되며 받은 카드를 함께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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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을 열었을 때 모습이에요. 현관 위에 자동 센서등을 설치하지 않아 밤에 귀가하면 현관이 캄캄했거든요. 그래서 무선 자동 센서등을 신발장 위 틈새 공간에 설치했어요.

인체 감지 속도도 빠르고 한번 충전하면 두 달은 거뜬해서 200% 만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명 컬러도 고를 수 있어요. 현관 바닥 타일은 빈티지한 모습이 돋보여 그대로 살렸습니다.

중문 손잡이에 달려 있는 산타 양말은 방향제 주머니예요. 나름 포인트 소품이라 겨울이 지났어도 여전히 달아두었답니다. 중문 레일에 걸려 있는 드림캐처는 최근 친언니가 발리로 신혼여행 가서 사다 준 선물입니다!

3. 거실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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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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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서향이라 아침엔 베란다로, 오후부턴 거실과 안방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옵니다. 덕분에 따로 직접 조명을 켜지 않아도 금세 밝아져요. 하루의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죠.

처음 막 이사하고 커튼과 블라인드 중에 고민했는데, 블라인드로 하길 잘했다고 두고두고 느낍니다. 채광 조절도 할 수 있고, 깔끔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거실과 잘 어우러지거든요.

사진 바로 가까이에 보이는 몬스테라는 이삿날 함께 입주한 '모에'라는 친구예요. 모에는 이사하자마자 엄청나게 자라 벌써 분갈이도 마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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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엔 레어로우 벽 선반과 다이닝 테이블을 꼭 넣고 싶었어요. TV를 잘 보지 않아서 필요가 없었고, 침대도 있는데 소파까지 있으면 맨날 눕기만 할 것 같았거든요.

대신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음악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근 무인양품의 시스템 선반도 들였어요. 아무래도 벽 선반 하나만 두기엔 수납이 너무 부족하더라고요.

참. 저는 음악 없인 절대 못 산다고 끊임없이 외치고 다닐 정도로 음악에 미쳐있어요. 독립을 시작하며 가장 행복한 점 중 하나는, 제가 원할 때 어떤 음악이든 자유롭게 듣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좋아하는 LP와 CD를 부지런히 모으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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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로우 선반을 고를 때, 컬러에 대한 고민이 엄청났어요. 보통 화이트가 일반적이었는데, 이 집이 화이트 톤이라 똑같이 맞추면 너무 무난하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아예 소재를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싶었어요. 다만 레퍼런스가 부족해서 약간의 리스크를 안고 도전 정신을 발휘해버렸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제가 내고 싶던 차분한 분위기가 나와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시스템 선반은 성수동 레어로우 쇼룸에 가서 직접 원하는 치수로 요청하고 주문한 거라 태그에 맞는 품번이 없어요! 시스템 선반답게 얼마든지 조합이 가능하니 세트 말고도 다양하게 고민해보세요. 어려우실 땐 쇼룸에 가서 상담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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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식물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원래 본가에서 받아온 식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흰싸리나무를 들였습니다. 싸리나무는 겨울에서 봄까지 꽃을 피우는 식물이에요. 수형이 매력적이고 햇빛을 좋아해 채광이 가장 좋은 자리에 두었습니다.

4. 주방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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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싱크대를 들이는 것도 비용이 생각보다 커서 집을 구매할 때 남아있던 싱크대를 살리기로 했습니다. 우선 촌스러웠던 주방 벽 필름은 제거하고 무광 모자이크 타일로 붙여주었습니다. 주방 바닥에는 집에 남아있던 타일을 깔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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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 싱크대 은색 상판이 너무 싫어서 상판을 떼고 원목 상판으로 바꿔주었어요. 기존 상, 하부장 틀에는 집 벽에 바르고 남은 페인트를 칠해주었습니다. 오래된 가스레인지와 후드, 개수대, 수전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안 그래도 작은 공간에 이상하게 싱크대가 설치되어 애매하게 죽어있던 공간까지 활용하고자 주방 벽에 딱 맞게 상판을 설치하고 추가로 확보된 공간에 벨의 미니 냉장고를 넣었습니다.

주방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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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재탄생 한 주방입니다. 기존 싱크대를 그대로 살린 거라 새것처럼 깔끔한 느낌은 부족하지만, 이 집의 빈티지함과 잘 어울리게 새로 태어났어요.

마음 같아서는 상부장을 없애고 예쁜 베란다 풍경을 볼 수 있게 작은 창을 내고 싶었는데요. 내력벽이라 시공이 불가능하기도 했고, 수납도 모자랄 것 같아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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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베란다 모습입니다. 예전의 그 저렴한 싱크대라고는 생각도 못 할 만큼 탈바꿈했어요. 중간에 울퉁불퉁한 모양들이나 시공이 미흡했던 모습도 보이지만, 역시나 이 집의 빈티지함과 꽤나 잘 어울리는 마감이라 오히려 만족스러워요.

너무 자로 잰 듯 깔끔한 신축의 느낌은 이 오래된 집과 거리가 멀거든요. 다만 상부장과 하부장의 손잡이는 오래된 만큼 삐거덕거리는 중이라 조금 더 쓰고 새 손잡이로 교체해 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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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싱크대는 길이가 애매해서 이도 저도 아니었거든요. 어차피 고쳐 쓰는 김에 길이를 더 늘려보자 해서 하부장 왼쪽 끝부분에 나무 서랍을 추가했어요. 손잡이가 가로로 눕혀져 있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오른쪽 벨 냉장고 쪽 하부장만 없애서 미니 냉장고를 넣었어요. 냉장고를 두 대 들인 이유는 단순해요. 메인 냉장고를 둘 공간이 없어 거실 쪽으로 배치한 만큼 요리할 때 재료 꺼내기가 불편할 것 같았거든요. 미니 냉장고 높이가 기존 상판 높이를 넘어버려 원목으로 맞출 때 재단을 해서 맞춰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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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발뮤다 토스터를 거실 벽 선반에 두고 사용했었는데, 최근에 위치를 옮겨주었어요. 아무래도 주방 쪽에 있는 게 훨씬 편하더라고요.

작년까진 여유가 없어 요리할 일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건강식으로 아침마다 만들어 먹고 있어요. 대부분 간단한 요리지만요. 틈새 요리 자랑 타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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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낫또 파스타에 빠졌어요. 대충 어울릴까 싶어서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거예요. 낫또에 열이 가해지니 고소한 맛이 극대화된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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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파스타 중에선 오일 파스타를 가장 좋아해요. 단순할수록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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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들어 본 키마 카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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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많이 먹는 식단이에요. 각종 채소와 비정제 곡물, 닭 가슴살, 건강한 지방이 들어간 균형 잡힌 식사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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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반쪽에 라이트 크림치즈를 바르고 로메인과 닭 가슴살 슬라이스 햄, 스크램블 에그를 올린 샌드위치입니다.

5. 주방 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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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처럼 베란다 역시 상태가 좋아 베란다 문 입구 쪽에만 바닥에 나무로 데크를 깔았습니다. 신발 없이도 편하게 오고 다닐 수 있고, 보일러와 각종 배관들이 보기 싫게 나와있는 부분에 재활용 정리함을 두고 이전 집에서 쓰던 공간 분리용 커튼을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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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베란다 풍경에 대해 언급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이랍니다. 여름엔 항상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자주 풍경을 감상했어요.

6. 침실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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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공사는 집의 천장이 낮은 편이라 기존의 전등을 쓰기엔 좁아 보여서 3인치 다운라이트 매립등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다운라이트 시공은 작업을 전문가에게 맡길 경우 인건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서 이것 역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해서 천장에 구멍을 내고 선을 나눠 직접 작업했습니다. 안방엔 실링팬을 함께 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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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링팬을 달고 다운라이트를 설치한 안방 천장 사진이에요.

침실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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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은 최대한 심플하게 꾸몄습니다. 우드톤과 베이지톤을 넣어 따뜻함을 주려고 했어요. 침대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오로지 침대를 위한 방으로 만들었죠. 그날의 질을 결정하는 건 좋은 수면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기억하세요. 잠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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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수납을 해결하기 위한 수납장과 행거예요. 행거에는 한 번 입은 옷과 아우터를 걸어두고 양말과 속옷을 상자에 넣어 보관해뒀습니다. 수납장엔 각종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담아뒀습니다.

외출을 준비할 때 전신 거울을 보며 옷을 입고, 수납장 앞 의자에 앉아 화장을 해요. 이 귀여운 의자는 친한 언니에게 받아온 빈티지 체어예요. 체크 패턴이 마음에 들어 냉큼 가지고 왔습니다. 후후. 침대 밑 작은 박스가 보이시나요? 역시나 수납을 위한 수납박스가 두 개나 들어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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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거 외에 옷을 수납하는 공간에 대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옷장도 찍어왔습니다. 제 옷은 모두 이 옷장 안에 들어가 있어요. 계절이 맞지 않는 옷은 옷 박스에 가득 넣어 남는 공간에 수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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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가운데 닫혀 있는 부분은 원피스나 아우터 등 긴 옷을 걸어두고 있어요. 수납이 적진 않은데 그렇다고 넉넉한 것도 아니라 옷 가짓수를 조절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7. 서재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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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크기가 워낙 작아 다른 용도로 활용이 어려워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 본가에 있던 책상 두 개를 고쳐 ㄱ자 형으로 연결했습니다.

서재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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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창문이 원래 사진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작은 창인데 다른 방과 똑같은 창문 형식으로 바깥이 보이기보다 창틀의 흰 부분이 더 눈에 띄는 답답한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공사 초기 샷시(새시) 교체 단계에 업자분께 말씀드려 최대한 바깥 풍경이 더 잘 보이도록 창문 형태를 바꿔달라 요청드렸습니다.

아예 통창으로 만들긴 어려우니 하단 부분만 열고 닫기가 가능하게끔 환기 문제도 해결해 주었고요. 이 집의 숨은 맛집이 베란다 뷰인데, 조금이라도 더 보이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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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선 말 그대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책상과 책장 정도만 두었습니다. 무언가를 더 놓을 공간이 없기도 해요. 사실 가장 활용도가 떨어지는 방이었는데, 이제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확실히 일을 할 때도 거실보다 작업실에서 하는 게 효율이 더 좋더라고요. 아마 일 년 정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정비된 모습이지 않을까요?

8. 욕실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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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공사는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베란다와 더불어 욕실도 바닥과 벽타일이 교체되어 컨디션이 좋았거든요. 낡은 플라스틱 수납함과 도기들, 샤워기만 새것으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선반은 집의 톤과 맞추기 위해 월넛 컬러로 달았어요.

욕실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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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욕실 사진입니다. 새로 리모델링 하는 것만큼 깔끔하진 않아도 생각보다 괜찮죠? 샤워 공간이 넓고, 거울도 크다는 게 장점이에요.

+)Bonus! 인테리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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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거실에 두는 걸 꺼려 했던 이유는 바로 현관문 때문이에요. 거실에는 가벽이 따로 없어 현관과 거실의 경계가 없었거든요. 지저분한 신발이 보이는 곳에서 밥을 먹거나 근처에 냉장고를 두는 게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벽을 세우고 중문을 넣기로 결심합니다. 워낙 크지 않은 거실이라 중문을 넣으면 더 좁아 보이고 답답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공간 분리가 너무 절실했기 때문에 우려를 안고 단행했습니다. 아, 망하면 어떡하지? 하면서요.

설계를 하며 참 많이 느낀 점은, 작은 집일수록 어렵다는 거였어요. 아예 좀 공간이 크고 여유로운 집이라면 가구의 위치나 동선을 이렇게 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워낙 좁은 공간에 필요한 가구를 넣고 수납까지 해결하며 외관상으로 답답해 보이지 않아야 한다니!

공사 기간은 대략 한 달 정도 잡았습니다. 저는 업체를 통하지 않고, 가족과 지인이 함께 셀프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셀프 인테리어라고 불러야 할지, 반셀프 인테리어라고 불러야 할지 살짝 애매한 감이 있긴 합니다.

모든 설계는 제가 하고 막히는 구간에선 일을 함께한 분들과 상의했어요. 샷시(새시) 교체와 마지막 걸레받이 시공만 유일하게 전문가를 불러 작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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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이 이사를 나가고 보러 간 집 내부 모습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몇 겹이나 덧붙였는데 곰팡이에 전부 들떠버린 벽지와 눅눅한 장판, 오래된 나무 문짝과 말도 안 되게 두꺼운 문턱까지. 이 집의 민낯은 저의 모든 자신감을 앗아가 버렸죠.

이걸 정말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사실 그런 자신감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없던 일로 만들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거든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당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봐야죠.

처음 시작한 일은 모든 벽지와 장판을 다 벗겨내고 곰팡이를 제거하는 일이었습니다. 곰팡이 사진 조금 많이 심각한데 이걸 보여드려도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다들 심호흡 해주세요. (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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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벽지가 여섯 겹이나 붙어있었다면, 믿으시겠어요?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었습니다. 장판 바닥도 세 겹이나 깔려 있었고요. 그걸 전부 걷어내고 난 후의 모습은 처참할 정도였어요. 여기서 사람이 과연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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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곰팡이 친구들은 전부 락스로 없애고 닦아냈습니다. 얼마나 환기가 안되고 누수가 심하면 이렇게 곰팡이가 슬었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정말 다행히 환기 만점 짜리 집이었답니다. 그동안 관리가 너무 안되어 이 지경이 되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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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오며 가며 몇 번이나 찧을게 뻔한 두꺼운 문턱도 갈아버렸습니다. 시원하게요. 사실 문짝까지 함께 바꾸려고 했는데 요즘 시대에 드문 나무로 된 문이었고,

이미 강하게 집 벽에 한 몸처럼 붙어버려 보통 일이 아니겠더라고요. 그래서 발이 닿는 문턱 부분만 갈아냈어요. 누수의 원인으로 추정된 오래된 샷시(새시)도 교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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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작업 중인 사진이에요. 단열 문제로 겨울철이 걱정되어 거실과 안방 창문 쪽 벽을 조금 더 두껍게 만들어주고 현관에 가벽을 세워주었어요. 기존엔 신발장을 둘 곳도 애매했는데 가벽을 세우며 신발장 공간도 함께 확보해 주었습니다. 신발장도 집에서 안 쓰는 걸 가져와 리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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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지막 공정은 바닥 시공이었습니다. 마루, 장판, 타일, 카펫 등 다양한 선택지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상하게 장판이 끌리더라고요. 마루는 마음에 드는 컬러를 찾기가 어려웠고, 예산 문제도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장판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어요. 다만 두께가 있는 장판을 깔아 푹신하면서도 탄탄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문제가 터져버리고 맙니다. 이 장판 역시 가족들과 함께 깐다고 4층까지 들고 날라서 시공했는데 대차게 망해버린 거예요.

워낙 두꺼운 장판이라 이 정도 두께는 전문가가 아니면 시공이 무척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해요. 그걸 깔고 나서야 안 거예요. 장판을 재단하는 일부터 난관이었고, 집 자체도 오래되어 바닥이 울퉁불퉁해 고르지 않았습니다. 다 깔고 보니 결과물이 처참했어요.

여태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 마무리만 남은 상태에서 망해버린 것 같아 고민도 많고 정말 우울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밤새 머리를 싸매다 어렵게 깐 장판을 다시 제거하기도 어렵고 해서 어떻게든 살려봐야겠더라고요.

마감이 중요할 것 같아 걸레받이만큼은 전문가에게 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급하게 수소문해서 숨고에서 운 좋게 좋은 분을 만날 수 있었어요. 확실히 걸레받이가 깔끔하게 되니 훨씬 낫더라고요. 엉망으로 재단된 장판 부분은 최대한 러그로 가려주었습니다.

오늘의집 @_syzygy 님의 14평 아파트 셀프 리모델링 온라인 집들이 입니다.

걸레받이 시공까지 마친 바닥상태 사진이에요. 1년 정도 살아보니 장판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 특유의 장판 느낌도 크게 나지 않으면서 집의 톤과도 잘 맞고요.

다만 두께가 있는 장판은 꼭.... 전문가에게 맡기셔야 합니다!!! 2T 이상 장판은 전문가 시공이 필요하다고 해요. 저 같은 실수는 절대 하지 마세요 T.T

이렇게 저희 집 리모델링은 끝이 납니다. 이 글을 쓰며 작년에 고생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과정들이 굉장한 공부가 되었더라고요. 당시에는 앞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셀프로는 안 하겠다 다짐했는데 또 지금은 다른 공간도 도전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사실 처음부터 화이트톤으로 집을 디자인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공간의 제약 때문에 원하는 톤으로 집을 인테리어 하는 게 무리가 있겠더라고요. 짙은 우드톤을 원했거든요.

층고가 낮고 좁은 집이라 조금이라도 덜 답답해 보이기 위해 기본 컬러를 화이트로 정했습니다. 만약 나중에 다시 인테리어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꼭 원하는 대로 해보고 싶어요.

마치며

오늘의집 @_syzygy 님의 14평 아파트 셀프 리모델링 온라인 집들이 입니다.

인테리어 시공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걸 직접 만들어냈을 때 결괏값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결과물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망해도 되돌릴 방법이 잘 없어요. 정말 되돌리고 싶다면 돈을 가득 쏟고 시간과 사람을 투자하면 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고요. 그래서 그때그때 문제가 생길 때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순간들이 전부 아찔하더라고요.

하지만 동시에 완벽한 인테리어는 없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원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생각을 바꿔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가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결국 집도 인테리어도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이만 집들이를 마치려고 합니다.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