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쏟아부었는데 결국 폭망" 넷플릭스 공개 첫날부터 5위 기록한 한국영화

개봉 당시에는 제작비 대비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극장에서 외면받았던 영화가 시간이 흐른 뒤 작품성을 재조명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150억 원 규모의 대작이었던 영화 킹메이커가 대표적이다.

2022년 개봉 당시 코로나19 팬데믹과 침체된 극장가 여파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OTT 플랫폼을 통해 재조명되며 숨은 명작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압도적인 배우들의 연기 합과 변성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목적과 수단 사이에서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킹메이커는 1970년대 대한민국 정치판을 배경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이상주의 정치인과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재 선거 전략가의 치열한 동행을 그린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공작 스승이라 불린 참모 엄창록의 실제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배우 설경구가 소신 있는 정치인 김운범 역을, 고(故) 이선균이 그림자 전략가 서창대 역을 맡아 극 전체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끌며 정치 잔혹사의 이면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제작비 약 150억 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당시 성적은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했다.

개봉 직후 연이어 터진 코로나19 재유행 및 극장가 관객 감소 현상, 그리고 설 연휴 특수 악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관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업적 결과와 달리 영화를 직접 본 관객들과 평단 사이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밀도 높은 시나리오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수작이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흥행 실패라는 아쉬움 속에서도 킹메이커의 압도적인 작품성은 주요 영화제 수상 실적으로 화려하게 증명되었다.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감독상(변성현), 남자 최우수연기상(이선균), 남자 조연상(조우진) 3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도 주요 부문 상을 싹쓸이했다.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가치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극장 상영이 종료된 후 OTT 플랫폼으로 무대를 옮긴 킹메이커는 본격적인 반전 서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조미료나 화려한 액션 대신 인물 간의 정교한 대립과 심리전, 감각적인 빛과 그림자의 음영 연출에 집중한 구조가 안방극장의 시청 환경과 완벽히 부합했기 때문이다.

차분히 몰입해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는 디바이스 환경 덕분에 놓쳤던 세밀한 복선과 연출력이 재조명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영화가 진가를 발휘하는 핵심은 단순한 시대극을 넘어 현대 사회에도 관통하는 유효한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올바른 목적을 위해 바르지 못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가라는 서창대와 김운범의 가치관 충돌은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시대적 메시지와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열연은 킹메이커를 단순한 비운의 흥행작이 아닌, 두고두고 회자될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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