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도 팰리세이드도 못한 것" 테라칸 부활이 갖는 진짜 의미

만약 현대자동차가 테라칸을 다시 부활시킨다면, 이는 단순히 과거 모델의 재출시가 아닌 현대 SUV 라인업 내 공백을 메우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과거 갤로퍼의 뒤를 잇는 정통 프레임 SUV였던 테라칸은 쌍용 무쏘, 코란도와 함께 오프로드 문화를 주도했던 모델이다. 하지만 모노코크 중심의 싼타페, 베라크루즈, 팰리세이드로 전략이 이동하면서 사라졌고, 오프로드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운 빈자리를 남겼다.

최근 SUV 시장의 흐름을 보면 상황은 달라졌다. 단순히 도심 주행용 SUV를 넘어 캠핑, 차박, 아웃도어 레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프 랭글러, 포드 브롱코, 랜드로버 디펜더 같은 정통 SUV들이 재조명받고 있고, 국내에서는 쌍용 토레스가 흥행에 성공하며 ‘정통 SUV’의 매력을 입증했다. 이 상황에서 테라칸이 부활한다면, 현대 SUV 라인업의 마지막 빈틈을 메우는 동시에 캠핑족과 오프로드 팬들을 흡수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

포지션상 테라칸은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사이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5~7인승 중심의 중대형 SUV로, 실내 공간은 실용성을 유지하면서 오프로드에 적합한 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 플랫폼은 전통적인 프레임 바디일 수도 있지만, 최근 현대차 전략을 감안하면 강화된 모노코크 기반 혹은 준-프레임 구조로, 도심과 험로를 모두 아우르는 전천후 SUV가 될 가능성이 크다.

파워트레인은 현대가 이미 보유한 2.5 가솔린 터보, 2.2 디젤에 기반할 것으로 보이며, 친환경 흐름에 맞춰 하이브리드 추가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후륜 기반의 강력한 AWD, 높은 견인력과 내구성이 요구된다. 이는 캠핑 트레일러, 카라반 견인 수요와 맞물려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

디자인은 각진 실루엣과 강인한 비율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최근 싼타페의 각진 박스형 디자인이 호평을 받은 만큼, 테라칸 역시 수직형 리어램프, 짧은 오버행, 와이드 휀더 등을 통해 정통 SUV 감성을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오프로드 전용 UI를 갖추고, 차박과 캠핑을 고려한 평탄화 가능한 2열·3열 구조가 핵심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가격은 팰리세이드와 유사하거나 약간 낮은 4천만 원 후반~5천만 원 중반대가 예상된다. 이 가격대라면 오프로더 SUV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테라칸 부활은 단순한 ‘레트로 감성’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현대차가 도심형 SUV와 전동화 전략 속에서 놓친 ‘정통 SUV 영역’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활이 현실화된다면 브롱코, 랭글러가 누려온 시장을 크게 흔드는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