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아파트 3층을 덮친 파도… 해운대에 무슨 일이?

출처 = Envato

파도가 아파트 3층 높이까지 치솟으며 유리창을 산산조각 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해안가 건물들이 거대한 파도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 장면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예고돼 온 재난의 한 장면이다.

당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하늘이 맑고 바람도 강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고, 바로 그것이 이 파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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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의 이름은 너울성 파도다.

너울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먼 바다에서 생성된 파도 에너지가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 연안에 도달하는 현상으로, 발생지에서 이미 바람이 잦아들었더라도 에너지는 소멸되지 않고 파도의 형태로 수면 아래를 전파된다.

해안 가까이 접근할수록 수심이 얕아지면서 에너지가 압축되고, 파도의 높이가 급격하게 증폭된다.

이 과정에서 평소라면 해안선에서 부서졌을 파도가 건물 3층에 해당하는 10미터 안팎의 높이로 치솟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며, 그 충격력은 콘크리트 구조물도 손상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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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가 특히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는 데는 지형적 이유가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동쪽으로 개방된 반원형 만(灣) 구조를 가지고 있어 동해상에서 밀려오는 파도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집중되는 구조다.

만 안쪽에서 파도가 반사되고 중첩되는 공명 현상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는 더욱 증폭되며, 특정 구간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파고가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해운대 인근 마린시티 등 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안가는 해수면 높이의 파도를 옆면에서 직접 받는 구조여서 피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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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것은 동해상에 저기압이 형성되며 높은 파랑이 생성된 직후였고, 기상청은 해당 시점에 너울 특보를 발령한 상태였다.

그러나 해안가 산책객과 인근 건물 이용자 상당수는 특보 발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층 유리창이 파손된 건물 외에도 인근 상가 외벽과 주차 차량 여러 대가 파도의 직접 충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으며, 해안 산책로 일부 구간도 파도에 휩쓸려 일시적으로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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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전달하는 교훈은 명확하다.

너울성 파도는 기상 상태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맑은 날씨라는 조건이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기상청의 너울 특보 또는 해안 파랑 특보가 발령됐을 때는 해안가 접근을 즉시 중단하고 건물 내에서도 해안에 면한 유리창 주변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이 기본 행동 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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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산, 강릉, 속초 등 동해안 반원형 만 지형을 가진 지역은 너울 에너지가 집중되는 구조적 취약 지점임을 평소에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