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동양생명, 경험생명표 적용 전 보장성 판매 '박차'

(사진=픽사베이)

내달 예정된 제10차 경험생명표 적용을 앞두고 생명보험사가 보험료 인상을 근거로 들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보장성보험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만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동양생명은 3월 GA(보험대리점)에 발송하는 소식지에 경험생명표를 교육용 자료로 담았다. 한화생명은 판매를 독려하는 논리는 경험생명표가 새로 적용되면 암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양생명도 4월부터 암 보장 등 일부 건강보험료가 비싸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 피보험자를 대상으로 5년 주기로 평균 수명과 사망률, 생존율, 기타 위험률 등을 측정해 발표되는 최신 통계다. 전체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생명표에 비해 피보험자를 근거로 작성되므로 통계의 엄밀성이 확보된다. 오는 4월 제10차 경험생명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험생명표 발표 시 고령화 기조가 반영돼 사망률은 하락하고, 생존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들은 최신 경험생명표가 반영돼 생존율이 상승하면 보험사가 내줘야 할 보험금이 많아지므로 보장성보험의 건강 담보에 부과되는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 보험사는 걷어들일 순보험료와 지출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같아야 하는 '수지상등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보험금 지급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내달 경험생명표가 반영되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며 절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험생명표는 모든 보험사들이 일괄적으로 따라야 하는 통계가 아니다. 보험료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보험료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망률과 생존율이 중요하지만,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통계와 여러 요인이 결합해 보험료가 결정된다. 즉 경험생명표는 참고 자료로 사용될 순 있어도 보험료 인상·인하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닌 셈이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산출할 때는 3이원(예정위험률, 예정이율, 예정사업비율) 방식을 따른다. 사망률과 생존율은 예정위험률에 속하는 요소다. 예정이율은 보험상품을 개발할 경우 보험사는 고객의 보험료를 걷어 운용을 하게 되는데, 운용으로 인해 걷어들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사업비율은 보험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를 일정비율로 계산한 것을 의미한다.

한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경험생명표와 보험료는 직결되지는 않으며, 보험사가 표를 참조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바뀐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경험생명표를 모든 보험사들이 쓴다고 한다면 보험료가 내려간다고 하겠지만 자사 통계를 쓰는 곳이 있을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요소들이 고려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