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오세훈, 홍준표… 명태균이란 진흙탕에 빠져" [김은지의 뉴스IN]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16년 때와 지금은 달라…스모킹건도, 여당 동의도 없는데 너무 ‘탄핵, 탄핵’하면 안 돼”
“명태균 논란의 핵심은 공천 개입 의혹, 국회의원이 자기 세비 나눠주는 건 경제공동체란 소리”
“명태균은 잔챙이 아냐…‘김영선 창원 공천 미스테리’ 2년 만에 풀려”
“오세훈 ‘서운하실 수 있다’는 발언 의미심장, ‘나는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뜻”
“오세훈, 홍준표… 명태균이란 진흙탕에 빠져 매일 밤 기도 중일 것”
“한동훈 대통령 되기 위한 차별화 시작, 윤석열 부부 운명은 한동훈 손에 달려 있어”
“한동훈은 이미 결별한 것, 윤석열 옛날 동생 대하듯이 한동훈 대했다가 큰일 나”
“이번 윤-한 독대에서 김건희 사과, 제2 부속실, 영부인 공적 활동 자제 약속 나와야”
“금투세, 여야 300명 통과시켜 놓고 이제 와서 폐지? ‘잘못된 법’ 만든 의원들 사퇴해야”
■ 진행자 / 정치 현안, 그 분야의 선수를 모시고 제대로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우상호 전 의원을 모셨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국가적 경사가 있었는데, 우상호 전 의원과 동문이지 않습니까?
■ 우상호 / (한강 작가와) 연세대 국문과 선후배라는 걸 알고 섭외 전화를 한 건 시사IN 밖에 없었어요(웃음).
■ 진행자 /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은 게 2016년이더라고요. 그 당시의 정치적 풍경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지금과 공교롭게 겹치는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6년이면 탄핵의 바람이 막 불기 시작됐던 때 아닙니까?
■ 우상호 / 제가 그때 원내대표였는데요. 당시 박근혜 정권이 문화계의 진보적 인사들, 혹은 그렇게 진보적이지 않아도 제대로 된 역사를 구현하고 싶어 하고 그걸 증언하려고 한 사람들을 다 좌파로 몰아서 블랙리스트로 지정하고 지원을 다 끊었던 ‘문화 암흑기’라고 볼 수 있죠. 이상하게도 그때 블랙리스트에 선정된 사람들이 한 7~8년 사이에 어마어마한 문화적 성취를 이루잖아요.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 타고요. 어쨌든 블랙리스트는 법정의 심판을 받았죠. 그런데 저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게 그때 그 일에 관여했던 분이 지금 문체부 차관을 하고 있단 말이에요. 용호성 차관이 그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거든요. 그런데 이분을 차관으로 임명한 지금, 이분들에 의해서 블랙리스트로 지명됐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탔는데 문체부가 환영 성명을 내는 걸 보면서 정말 이게 뭐 하는 거지? 비유를 하자면 친일파가 항일 운동을 칭송하는 아이러니가 아닌지, 참으로 통탄합니다.
■ 진행자 / 2016년 당시의 분위기가 지금의 분위기와 좀 비슷하다고 보세요?
■ 우상호 / 좀 달라요. 윤석열 대통령이 보기 싫고 탄핵하자고 하는 주장이 넘쳐나는 건 비슷하죠. 근데 그때(2016년)는 제가 원내대표 할 때인데, 이미 국정감사 시작되기 전에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관련되어 있는 결정적 증거들을 이미 당 차원에서 확보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국정감사 전부터 ‘최순실 게이트’가 이미 터져 나왔죠. 이 문제를 막으려고 그 당시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단식 들어가고 국정감사 보이콧 하고 별 ‘생쇼’를 다 했지 않습니까? 지금은 보니까 그 증거들을 찾기 위해서 여러가지 조각들을 맞추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지금 국감 때 아직 터져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아직은 당이 갖고 있는 결정적인 불법 증거들이 확보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다 보니 탄핵이 구체적으로 국정감사로 추진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봐요. 두 번째, 당시 저는 여당과 굉장히 긴밀하게 여러 협조를 하면서 같이 갔지 않습니까? 지금 여당에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최소한 10명 이상 되어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여당 안에서 탄핵에 찬성할 정도의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너무 ‘탄핵, 탄핵’ 할 때가 아니다. 지금 탄핵 얘기를 하면 할수록 여당 안에서 나중에 우호자로 설득할 수 있는 사람조차 설득하기 어려울 거예요.
■ 진행자 / 당시 최순실씨, 이제는 최서원씨로 개명을 했는데, 지금의 명태균씨에 비견되고 있기도 한데요.
■ 우상호 / 최순실씨는 선거에도 도움을 줬고 선거 이후에 국정 운영을 같이 한 동반자예요.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심신상실’ 상태가 됐을 때는 아예 대신 통치했어요. 이게 중요해요. 사실은 국정농단이라는 게 단순히 조언한 게 아니고 나중에는 실제 통치자로까지 간 거죠. 지금 명태균씨는 대선 경선과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준 사람인 건 틀림없어 보이는데 대선을 위해 국정운영에 관여했느냐는 거죠. 대통령의 탄핵은 국정을 운영한 이후에 생긴 불법과 헌법 위반 사례를 처벌하게 돼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통령 된 이후에 명씨가 국정운영에 관여한 증거가 나온 것은 대개 공천에 관여하고 그 공천의 조력을 받았다는 정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정농단이라고 말하기보다는 ‘공천 개입 의혹’이죠. 공천 개입은 ‘국정 운영’이 아닙니다. 공천 개입을 했다면 불법, 정치에 관여한 불법성이지 국정 운영이 아니에요. 그러니 국정운영의 불법성으로 탄핵할 사안은 아니에요.
■ 진행자 / 결국 김건희 여사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드러나게 된다면 문제적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우상호 /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에는 대통령 영부인의 법적 지위와 책임 소재가 분명히 규정돼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하고 있는 행위가 불법이 아니에요. 국민들의 눈높이에 안 맞는 거지, 대통령 영부인의 지위에 대한 위반으로 탄핵할 수가 없어요.
■ 진행자 / 내가 지금 야당 원내대표라면? 조언을 하자면요?
■ 우상호 / 어차피 우리의 목표는 정권 교체 아닙니까? 저는 다음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현 정부의 문제점, 특히 김건희의 문제점을 계속해서 파고 그것에 관한 국민 심판을 유도하고 그 다음 정권 교체로 이어지게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이 과정에서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불법적 증거들이 차고 넘치게 나오면, 그때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죠. 근데 지금은 아직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좀 앞서간다 이런 느낌이 들어서 좀 조심해야 된다고 봐요. 우리 당 의원 중 일부가 그렇게 접근하는 건 민심의 일부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런데 지도부가 올라타는 건 좀 위험해요.
■ 진행자 / 그럼 명태균씨 의혹과 관련해서 야당이 어떤 데 집중해야 한다고 보세요?
■ 우상호 / 명태균씨가 끌고 가는 내용에 너무 올라타시면 안 되고요. 핵심으로 다시 돌아가야 돼요. 공천 개입 문제요. 이 사람의 녹취 중에 여사 얘기가 계속 나와요. 당시 녹취록을 보면 결국은 여사의 도움을 받아서 김영선 의원의 첫 번째 공천(2022년)을 성사시킨 것으로 나와요. 이건 불법성 여부 조각이 돼요. 그리고 두 번째, 그러면 왜 그때 윤석열 대통령 내외분은 명태균씨의 요청을 받아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하게 됐는가, 혹은 그 두 분이었는가 아니면 그 두 분의 전화를 받은 당내 누구 인사였는가 이게 아직 퍼즐이 안 맞춰졌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대가성 문제잖아요.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라고 하는 증언을 두 가지로 맞출 수가 있어요. 하나는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명씨가) 3억 이상의 여론조사를 해줬고 그 대가성으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된 것’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김영선 전 의원은 마치 그것을 입증하듯이 자신의 세비 중 상당 부분을 명태균씨에게 보내요. 저 국회의원 해봤잖아요. 국회의원 당선된 사람이 세비를 자기 조력자로 나눈다?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있을 수가 없어요. 어느 국회의원이 자기 월급을 나눠줘요? 그거는 경제공동체라는 소리예요.
■ 진행자 / 그런데 이렇게까지 증거가 남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을까요?
■ 우상호 / 처음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나같이 뭐라고 얘기했냐면, ‘그런 떠버리, 허풍쟁이 말을 믿어요?’ 이랬는데 점점 나온 사안들을 보면서 그렇게 말한 사람들이 지금 언론 매체에 안 나오기 시작했어요. 변호할 수가 없잖아요. 너무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왔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잔챙이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잖아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당시 후보가 만나는 자리에 명씨가 배석했다는 건 공통된 증언으로 나와요. 대통령 후보와 당대표가 만나는 자리에 배석한 사람? 우리 당에서는 그럴 수 있었던 사람이 윤호중 당시 원내대표, 송영길, 우상호 정도? 당의 최고 지도부들만이 배석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당 대표급이었던 거지. 선거 관련해서 우리가 분류하는 분류법이 있어요. ‘선거꾼’이라 불리는 소위 정치꾼이 있고, 정치 브로커가 있죠. 그리고 정치 컨설턴트가 있어요. 명태균씨는 정치 컨설턴트입니다. 실제로 여론조사한 결과물을 가지고 도움을 주니 이분들이 신뢰를 하는 거죠.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만났던 사람은 흔히 말하는 브로커가 아니에요. 이분은 잔챙이 아닙니다. 그리고 결과가 있었죠.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잖아요. 2022년 재보궐에서 정상적인 정치적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이 당시 창원의창에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 그건 ‘미친 짓’이에요. 도대체 당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저분을 공천합니까? 그때 제가 그분을 창원에 공천한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 진행자 / 여성 중진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를 국민의힘에서는 말합니다.
■ 우상호 / 택도 없는 소리예요. 그러면 경상남도 출신의 괜찮은 여성 전문가를 모셔서 신선미를 놓고 공천을 해야죠. 김영선 의원이 역대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 중에 최고의 주가를 날리던 스타 여성 의원이었나요? 절대 아니에요. 원래 초선 때는 괜찮은 분이었어요. 괜찮은 개혁적 변호사였는데 선수가 넘어갈수록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하더라고요. 냉정한 저의 평가입니다. 그때도 공천 결과 보면서 내가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2~3년 전의 미스터리를 명태균씨가 다 풀어주길래(웃음). 최근에 제가 국민의힘 계열 전직 의원들하고 패널도 같이 하잖아요. 만날수록 말수가 줄어요. 밝혀지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 미치겠는 거지. 근데 그 모든 것이 누구로 통해? 김건희 여사로 통하지.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김건희 여사 때문에 망했고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 진행자 / 명태균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하시던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 우상호 / 이런 겁니다. 저도 컨설턴트 두세 명 만나서 얘기를 듣겠죠. 그러다가 그거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내가 ‘감사합니다’ 했는데 사실 그 조언을 그분만이 아니고 다른 분도 할 수 있잖아요. 근데 내가 나중에 그걸 썼을 때 그분 입장에서는 ‘내 조언을 들었구먼’ ‘그래서 당신이 된 거 아니야’라고 판단할 수 있어요. 그런 허풍과 자의식 과잉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후보자가 구사할 수밖에 없는 전략 전술을 조언했고 그걸 일부 썼다면 상당한 도움을 받은 건 틀림없죠. 오세훈 시장이 무슨 조언을 받았고 그래서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세훈 시장의 발언 중에 제가 유독 눈여겨본 워딩은 “서운하실 수 있다”라고 말한 대목입니다. 명태균씨에게 신세를 졌고 그래서 내가 어떤 언질을 줬는데 그걸 못 지켜서 서운하셨을 수 있다라고 하는 대화죠. 이 발언은 굳이 국민을 상대로 할 필요가 없는 대화인데 이걸 왜 했냐? 명태균씨 들으라고 한 소리예요. 그럼 뭘 위해서 그 말을 했을까요? ‘나는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서운하실 수 있겠지만 나는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건드리려면 나경원만 건드려주세요.’ 이런 대사입니다. 그래서 제가 벌벌 떠는 사람들 꽤 있구만, 하고 생각하죠.
■ 진행자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 우상호 / 아주 떳떳하게 호쾌하게 하고 계시죠. 그분은 신세진 게 없잖아요. 뭐 현직으로 나가려고 한 적도 없고 명태균씨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죠. 또 명태균씨가 이러저러한 전략 전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을 수는 있지만 그건 그 사람 생각이고 나는 내 마음대로 했지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제가 볼 때는 가장 ‘꿀림’이 없어요. 다른 분들은 조금씩 꿀림 있는 대화들을 하고 있어요. 이준석 의원, 오세훈 시장, 나경원 의원, 홍준표 시장 다 보고 있으면 ‘아, 꿀리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그랬더니 명태균씨가 홍준표 시장한테 “아직도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이건 반어법이죠. ‘나 아직 너 사랑하는데, 나 구속시켜야 된다는 소리 또 하면 나 입 열어’라고 하는, 무서운 반어법이죠. 홍준표 시장은 저게 무슨 소리인지 압니다. 지금 우상호의 해독법에 딱딱 걸리고 있어요(웃음).
■ 진행자 / 이준석 의원은 어떤가요? 해독을 해보자면요?
■ 우상호 / 이준석 의원은 특별히 꿀린 건 없고요. 이준석 의원은 지금 명태균씨가 ‘허풍쟁이다, 거짓말하고 있다’라고 공격 안 하잖아요. 구속돼야 된다는 소리도 안 하고. 그러니까 (명씨도) 이준석 대표를 건들지 않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좋아했던 사람이 이준석이었다라는 말까지 해주잖아요. 두 사람은 신뢰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볼 때는 다른 사람들은 명태균이라고 하는 진흙탕 속에 빠져서 제발 저 사람이 나에 관한 얘기만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도로 밤을 새우고 있는데, 딱 보여요.
■ 진행자 / 우상호 전 의원의 오랜 정치 경력에 빌어서 보면, 이 사건의 끝은 어떻게 날 거라고 보세요?
■ 우상호 / 잘 안 보여요. 왜냐하면 명태균씨가 어느 정도의 증거물을 가지고 있고 공개할 거냐에 따라서 이 사건은 영원히 묻힐 수도 있고, 이 정권을 무너뜨리는 핵심 뇌관일 수도 있다고 봐요. 김영선 의원과 오간 자금 내역들은 되게 불투명해보이지 않습니까? 검찰이 수사를 하는 척 하면서 굉장히 천천히 가고 있어요. ‘동맥경화’ 현상들이 생겼죠. 굉장히 변수가 많아졌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땐 뭐가 있어요. 이 양반은 자신이 구속될 걸 대비해서 증거물을 분산 배치하고 있을 겁니다. 그 정도는 해야 협박이 되잖아요. 지난주 1차로 압수수색된 것 말고 또 있는지, 핸드폰 6개 안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 있는지…. 검찰이 증거물을 지울 수는 없잖아요. 저게 드러나지 않기 위해서 수사를 최대한 끄는 방법밖에 없죠.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 진행자 / 결국 관건은 여당에서 어떻게 나오는지가 핵심이라고 보셨는데요.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직격하기 시작했는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 보세요?
■ 우상호 / 제가 지난 6월에 이 방송 나와서 한동훈의 당대표 출마 선언이 심상치 않다고 얘기했어요. 제2부속실 얘기는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거고, 채상병 특검 제3자 추천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건 대통령을 겨냥한 거예요. 이미 차별화 선언을 한 거죠. 이 양반이 지금은 직격을 하고 있잖아요. 살려고 명백한 차별화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한 대표 입장에서 다음 대통령 돼야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대통령실에서 일부 타협을 해야 해요. 제가 볼 때 이미 심리적으로는 결별이고 정치적 타협을 하자고 지금 던지고 있는 건데, 지금 대통령이 워낙 가까운 후배였기 때문에 인간적 배신감에 시달리고 있는 거 아닙니까? 예를 들면 이명박-박근혜는 타협이 가능해요. 잘못하면 쟤가 날 죽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드니까. 지금은 인간적 배신감 때문에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한동훈과 대화도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지금 그럴 때가 아니에요. 한동훈은 단단히 결심한 거예요. 집권당 대표가 거리 두기 시작하고 저렇게 야멸차게 대하기 시작하면 레임덕 바로 오는 거거든요. 제가 이런 조언을 할 바는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 내외분의 운명은 한동훈 손에 달려 있다, 그 정도의 사안입니다.
■ 진행자 / 그럼 이번에 독대는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고 보세요?
■ 우상호 / 독대하면서 잘 부탁해야 돼요.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 정중하게 부탁해야 돼. 같이 의논해야 돼. ‘너 정말 서운했다’ 이런 소리 할 때가 아니에요 지금. 한동훈은 결심한 거예요. 이미 결별된 거예요. 그러니까 옛날 동생 대하듯이 대했다가 큰일 납니다.
■ 진행자 / 어느 수준에서 타협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세요? 한동훈 대표 측은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데요.
■ 우상호 / 그러니까 지금 홍철호 정무수석, 정진석 비서실장이 절충안을 만들어야 돼요. 지금 이상한 브리핑하고 그럴 때가 아니에요. 핵심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은 이번 독대에서 ‘6.29 선언’까지는 아니어도 상당 수준의 안을 던져야 돼요. 이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전환할 수 있는 전환점을 합의 사항으로 발표해 주는 준비를 해야 돼요. 첫째 김건희예요. 김건희 여사 사과 일정 잡고, 제2 부속실 만들고 바로. 제2부속실을 총선 패배 이후에 만들겠다고 발표해놓고 6개월이 지났어요. 6개월 동안 제2부속실장 하나 임명하는 게 이렇게 힘든가요? 공간을 6개월 동안 못 만들 정도로 이렇게 무능해요? 그게 대통령실인가요? 그러면 총무비서관 그만둬야죠. 제가 볼 때는 대통령실에서 급해서 발표했지만 김건희 여사가 격렬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격렬하게’에 방점을 찍어주세요. 그래서 못하고 있는 거고, 대통령도 이걸 관철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그 다음에 공적 활동을 자제하겠다는 영부인 약속을 받아내서 실제로 안 나타나야 돼요.
■ 진행자 / 김건희 여사가 설득이 될 거라고 보세요?
■ 우상호 / 안 그러면 다 죽는데 뭐. 여당의 입장에서 조언하자는 거잖아요. 제가 볼 때는 아마 그 쉽지는 않겠죠.
■ 진행자 / 또 하나의 난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관한 검찰 처분 결과가 재보궐 선거 이후에 나올 거라고 하는데, 불기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많습니다. 그것도 뇌관이 되지 않을까요?
■ 우상호 / 신지호 사무부총장에 이어 한동훈 대표가 직접 거론했잖아요. ‘국민 눈높이’ 같은 이야기인데, 제가 볼 때는 검찰을 향해서 한 얘기잖아요. ‘기소해라’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불기소하지 마라’는 소리예요. 결정을 늦추라는 소리예요. 제가 봤을 때 신지호 부총장의 주장은 정무적으로 (김건희 여사) 불기소하면 니네 우리 끝장이다 이런 경고고, 한동훈 대표 얘기는 약간 아리까리해요. 기소하라는 소리 같기도 하고 불기소 시점을 늦추라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어쨌든 불기소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신호는 본인이 보낸 겁니다.
■ 진행자 / 재보궐 선거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 선거가 또 하나의 정국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보세요.?
■ 우상호 / 선거 결과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루 이틀 그걸로 떠들 수는 있어도 제가 볼 때는 단체장 선거는 행정가를 뽑는 건데 거기에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다만 그 결과가 매우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을 때는 또 정치적 해석을 해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영광에서 가령 민주당이 아닌 사람이 됐다 그러면 호남의 민주당 민심이 떠났네 뭐 이런 소리는 할 거고, 그럼 민주당 소속인 저는 기분 나쁘잖아요. 중립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뭔가 뒤집어지길 바라는 거 아닙니까? 그래야 기사가 풍성해지니까요. 근데 제가 볼 때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설사 그런 결과가 나온다 해도 그 정치적 의미를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보통 특정 정당의 아성인 지역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변이 전국적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어서 그래요. 부산 금정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해서 부산 전역을 이길 가능성이 없어요. 영광에서 민주당이 안 됐다고 해서 호남 전역을 진보당이나 조국혁신당이 이길 가능성이 없어요. 다만,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면 지금 민심의 풍향계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진행자 / 민주당에 관해 하나를 더 여쭤보면, 금투세 관련해서 한참 민주당 내부에서 이야기가 많지 않았습니까?
■ 우상호 / 제가 단언하는데 이거는 우리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경제민주화 큰 과정의 한 내용이에요. 다만 유예를 한 건 그때도 개미 투자자들이 혹시 그것 때문에 주식 값이 떨어지면 피해를 입으니 취지는 알겠지만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 해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2년간 유예했어요. 이 법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이 아니라 국민의힘과 합의하여 통과된 법이에요. 시행을 유예하자는 주장은 유예할 사유가 있으면 가능해요. 그런데 폐지하자? 이게 지금 뭐하는 겁니까? 대한민국이 여야가 합의해서 통과시킨 경제 관련 법안을 시행도 안 해보고 폐지한 법안은 역대 한 건도 없어요. 여야 300명 국회의원이 합의해서 통과시켜놓고 이제 와서 겁이 나서 폐지를 해요? 그러면 그때 통과시킨 의원들 전부 다 사퇴해야 돼요. 잘못된 법안을 통과시켜놓고서, 그럼 다 같이 사과문을 쓰든가요. 부작용이 있을까 봐 하는 건데, 폐지는 잘못했다는 거거든. 이 법안이 무슨 잘못이 있어 폐지해요? 그러면 폐지될 만한 법안을 통과시켰던 의원들은 정말 대국민 사과를 해야죠. 물론 일부 투자자 중에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 금투세는 시행을 하고 갑자기 이것 때문에 주식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에 대해서 별도의 지원책을 같이 준비하면 돼요.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는 분들은 저는 의원직 사퇴해야 된다고 봅니다.
■ 진행자 / 의원직 사퇴까지 말씀하셨습니까?
■ 우상호 / 우리가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권교체를 왜 합니까? 경제 정의를 바로 세우고, 또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먹고 살 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니에요? 근데 그거를 하자면서 금투세는 폐지하자? 물론 개미 투자자 중엔 ‘나도 잘하면 1억 벌 수 있는데’ 그러시는데, 그럼 1억 번 다음에 세금 내세요. 1억이나 벌 수 있으면 그 정도 세금 내실 수 있어요. 세율이 그렇게 안 높아요. 우리는 이걸로 세금을 많이 걷는 게 목표가 아니라 과세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예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내자. 월급 받은 사람들은 꼬박꼬박 세금 다 내는데 왜 막대한 주식 투자로 이익을 얻는 분들은 거기에 상응해서 세금을 안 내냐는 정의 차원이니까요. 적어도 폐지는 절대 안 됩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님 용기를 가지세요. 국민들의 다수가 이 법을 지지합니다. 그러니 설득합시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인규 변호사, 김영화 기자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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