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실망한 춘천 서포터 위한 다양한 노력 기울여야 셔틀버스 운영·팬커뮤니티 허브·팬참여 공모전 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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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꾸준히 강원FC 홈경기가 열렸던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 내년부터는 경기가 개최되지 않는다. 사진=강원FC
[강인기 칼럼니스트] 내년 K리그1와 코리아컵의 강원FC의 홈경기가 강릉에서만 열린다. 춘천에서는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춘천시와 강릉시를 대상으로 2026시즌 강원FC 홈경기 개최 신청 공모를 했지만, 강릉시만 단독으로 신청했다는 것이 강원FC의 설명이다.
강원FC는 창단 이후 강릉, 춘천, 속초, 원주 등 다양한 지역을 순회하며 경기를 진행했다. 특히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에선 2009년부터 경기가 중단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춘천시민과 함께한 동행 역사에 마침표가 찍혔다. 강원FC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축구 역사에도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을 통해 추억을 쌓아올린 강원FC 서포터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서포터 대부분은 이번 강릉시의 단독 신청으로 인한 춘천과 연결고리가 끊어진 점에 대해 대체로 지지하는 반응이다. 강원FC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강릉으로 응원 다녀야겠다”, “춘천에 거주하기에 아쉽기는 하지만 강원FC의 선택을 응원한다” 등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기회에 강릉에 전용 구장을 설립하자” 등 구단 운영에 변화가 이뤄진 상황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강원FC가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볼 수 있다.
“춘천시민으로 춘천시의 선택에 분노한다” 등 춘천시의 정치적 선택으로 인해 시민들이 스포츠 관람 기회를 뺏긴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도 있다. 춘천시가 대안책으로 내놓은 춘천시민구단 출범 계획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춘천의 강원FC 축구팬들은 다시 열광할 수 있을까. 사진=프로축구연맹
필자는 강원FC가 춘천시를 떠나는 상황 속에서 서포터들을 위로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강원FC는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진행함에 따라 강릉역에서 홈경기장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상당히 높아져 수도권 팬을 흡수할 가능성이 상승했다. 반면, 춘천시민들은 이동에만 왕복 약 6시간과 4만원 이상 교통비를 지출해야 한다. 강원FC를 응원하는데 상당한 피로감을 느낄 것이 틀림없다.
이에 강원FC는 춘천에 거주하는 서포터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춘천에서 강릉 홈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정기적인 팬 셔틀버스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비용을 구단이 부분적으로 지원해 팬들의 이동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
둘째, 춘천에 ‘강원FC 팬 커뮤니티 허브’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과거 강원FC는 ‘스퀴즈 브루어리 브랜드’와 스폰서십을 통해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경기가 있는 날에도 스폰서 지정 업체에서 팬들이 다 함께 경기를 시청하며, 신규 팬 유입을 도모한 적이 있다.
현재 강원FC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뷰잉파티를 조성하고 있다. 과거 춘천에서 스폰서십을 통한 마케팅 활동 경험을 통해 구단이 여전히 춘천에서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고 연결고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셋째, 춘천시의 정치적 선택에 분노하는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춘천시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춘천 시민들이 느꼈을 상실감을 줄이고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강릉에서만 경기를 벌이는 상황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반응을 수용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서포터들의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한 ‘온라인 팬 참여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팬들이 구단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
강원FC가 올해 6월 춘천에서 개최한 뷰잉파티. 사진=강원FC
종합적으로 이번 강원FC가 춘천을 떠나는 상황은 단순한 연고지 문제를 넘어 구단과 팬 사이 유대관계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주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춘천에 남는 강원FC 서포터들의 상실감을 고려해야 한다. 감성적인 위로와 함께 팬 관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도민 구단이 강조하는 ‘팬 중심 경영’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