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방안…보험사 빈부격차 확대 우려"

서울 중구 대신증권 사옥 /사진 제공=대신증권

금융당국이 '제3차 보험개혁회의' 일환으로 발표한 해약환금금준비금 제도 개선안에 대해 보험사 간 빈부격차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도 개선안을 두고 결국 상위권 보험사에만 유리한 제도라고 우려를 표했다.

신회계제도(IFRS17) 하에서 보험부채는 보유 부채 평가의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시가평가로 적용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가평가된 보험부채가 기존 부채보다 적을 때 해약환급금의 사외유출을 방지할 목적으로 부족액을 이익잉여금 내에 적립하도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를 마련했다. 만약 부족액이 없을 경우에도 신계약 발생에 비례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증가하는 구조다.

박 연구원은 "IFRS17 도입 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모든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이 수치가 음수였던 영향으로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배당재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제도 개선여부가 자본정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제도 개선안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한해 적립율을 축소하게 된다.

배당재원 증가의 반대급부로 법인세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이연 법인세 부채에서 차감하게 된다. 다만 삼성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6월말 기준 -3조7000억원을 기록한 여파로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박 연구원은 "확정되진 않았으나 적립률 축소 예시로 80%를 제시했다"며 "이 경우 K-ICS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보험사는 해당 금액만큼 배당재원이 늘어나게 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K-ICS비율 200%를 상회하는 보험사는 상장사 가운데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뿐이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모두 손해보험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박 연구원이 상위권 보험사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언급한 이유다.

박 연구원은 "K-ICS비율 200%가 넘는 회사는 어차피 처음부터 걱정이 없었다"며 "기준에 미달하는 보험사가 무리하게 배당할 필요는 없으나 이번 제도 개선을 포함해 보험개혁회의에서 금융당국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내용은 경쟁 완화와 보험부채의 현실화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이어 "K-ICS비율 200% 기준은 너무 높은 편"이라며 "올해 12월 포괄적인 제도가 발표될 예정인데 K-ICS비율이 낮은 보험사는 계약의 양 보다는 질에, 그리고 보완자본 확충으로 자본비율 개선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