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펜 잉크가 옷에 묻으면 본능적으로 물로 바로 닦으려 하는데, 이게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볼펜 잉크는 기름 성분이 포함된 유성 계열이라 물만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고, 자칫 더 넓게 번져버리거든요. 알코올이나 기름 성분으로 잉크를 먼저 녹여낸 다음 세제로 마무리하는 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또한 옷 색깔에 따라 쓸 수 있는 재료가 달라집니다. 흰옷에 쓰는 방법을 색깔 옷에 똑같이 적용하면 오히려 탈색이 생길 수 있거든요. 옷 종류별로 나눠서 설명해 드릴게요.
시작 전에 이것부터
어떤 옷이든 처리하기 전에 얼룩이 묻은 부위 뒷면에 키친타월이나 수건을 반드시 받쳐두세요. 알코올이나 세제로 잉크를 녹이면 녹아난 잉크가 아래로 스며들어 반대쪽 천에 그대로 이염될 수 있어요. 뒷면에 무언가를 받쳐두면 녹아난 잉크가 그쪽으로 흡수돼서 번짐을 막아줍니다.
닦는 방향도 중요한데, 항상 얼룩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중심을 향해 모아주듯 닦아야 해요. 중앙에서 바깥으로 닦으면 얼룩이 더 넓게 퍼집니다.
흰 와이셔츠에 묻었을 때

흰 셔츠는 얼룩이 가장 잘 보이는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이 가장 많습니다. 뒷면에 키친타월을 받친 뒤, 물파스를 볼펜 자국 위에 톡톡 두드려 발라주세요. 물파스 안에 들어있는 알코올 성분이 볼펜 잉크의 기름을 녹여줍니다.
물파스가 없다면 손소독제, 소독용 에탄올, 소주를 화장솜이나 면봉에 적셔 같은 방식으로 두드려 발라도 됩니다. 잉크가 키친타월 쪽으로 빠져나오는 게 보이면 제대로 되고 있는 거예요. 키친타월이 잉크로 물들면 새것으로 바꿔가며 반복해 주세요.
얼룩이 어느 정도 빠졌다면 잔여 자국 위에 주방세제를 한두 방울 떨어뜨리고 오래된 칫솔로 살살 문질러 거품을 낸 뒤 미지근한 물로 헹궈주세요.
그래도 흔적이 남아있다면 과탄산소다를 쓸 수 있어요. 50도 이상의 따뜻한 물에 과탄산소다를 적당량 풀고 흰 셔츠를 20~30분 담가두면 잔여 색소까지 표백됩니다. 과탄산소다는 흰옷에만 사용하세요.
아세톤(네일 리무버)도 볼펜 잉크를 지우는 데 효과적이지만 옷감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비싸거나 얇은 소재의 옷에는 쓰지 않는 게 낫고, 꼭 써야 한다면 눈에 잘 안 띄는 안쪽 솔기 부분에 먼저 소량을 테스트해보세요.
컬러 와이셔츠에 묻었을 때

색깔이 있는 셔츠는 흰 셔츠보다 훨씬 조심해야 합니다. 과탄산소다나 강한 표백 성분을 쓰면 볼펜 자국뿐 아니라 옷 색까지 빠질 수 있거든요. 어떤 재료든 쓰기 전에 안쪽 솔기나 안감에 소량을 먼저 테스트해보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뒷면에 키친타월을 받친 뒤, 물파스나 손소독제를 면봉에 묻혀 볼펜 자국 위를 살살 두드려주세요. 컬러 옷은 문지르는 힘을 최대한 줄이고 두드리는 방식으로만 해야 합니다. 세게 문지르면 색이 더 쉽게 빠지거든요.
잉크가 어느 정도 빠졌다면 잔여 얼룩 위에 주방세제를 소량 떨어뜨리고 칫솔로 가볍게 문질러준 뒤 미지근하거나 찬물로 헹궈주세요. 뜨거운 물은 색 빠짐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피하는 게 낫습니다.
마지막에 중성세제로 손세탁하거나 세탁기에 돌려주면 마무리됩니다. 컬러 옷에는 과탄산소다, 락스, 아세톤은 쓰지 마세요. 탈색되거나 옷감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청바지 등 유색 옷에 묻었을 때

청바지처럼 색이 진한 옷은 오히려 볼펜 자국이 덜 눈에 띄는 경우도 있지만, 청바지 특유의 인디고 염색은 쉽게 색이 빠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클렌징오일을 화장솜에 적셔 볼펜 자국 위를 가볍게 두드려주세요. 클렌징오일은 볼펜 잉크의 기름 성분을 같은 기름으로 녹여주는 원리라 효과가 좋습니다.
클렌징오일이 없다면 우유를 소량 적셔서 같은 방식으로 1차 세척하면 됩니다.
이렇게 처리하고 나면 기름 성분이 옷에 남아있을 수 있어서, 그 위에 주방세제나 중성세제를 소량 묻혀 거품을 내듯 가볍게 비벼준 뒤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헹궈주세요. 청바지는 단독으로 찬물 세탁하는 게 색 보존에 좋습니다.
물파스나 알코올 계열을 청바지에 쓰는 경우도 있는데, 청바지 염색 특성상 알코올에 의해 색이 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반드시 눈에 안 띄는 안쪽 부분에 소량 테스트 후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볼펜 자국은 묻은 직후일수록 훨씬 지우기 쉽습니다. 잉크가 완전히 굳어버리면 같은 방법으로 해도 잘 안 지워질 수 있으니 발견했을 때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소재가 특수하거나 드라이클리닝 전용이라고 라벨에 표시된 옷이라면 직접 처리하기보다 세탁소에 맡기는 편이 낫습니다. 잘못 처리하면 옷감이 손상돼 더 큰 손해가 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