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풀카운트] 상위권 점령한 한화·LG·롯데·KIA, '한엘롯기'의 PS 동반 진출 가능성 점점 높아져
2025시즌 현재 순위(7/20 기준)

'한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 역대 최초 신화는이뤄질 것인가?
야구는 기록이 쌓이고, 시간은 전설을 만든다.
그리고 2025년 KBO리그는 또 하나의 전설적 장면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걸어가고 있다.
한화, LG, 롯데, KIA. 이들이 노란 불빛 아래 단장한 구도시의 전설처럼, 1~4위로 가을 문턱에 다다랐다.
팬들은 30년 전 미완의 꿈을 떠올린다.
그 시절, 어느 가을, LG와 롯데, 해태(현 KIA)는 손끝 하나 차이로 함께 나아가지 못했다.
이번엔 그 한(恨)의 서사가 바뀔 수 있을까?
한화 “초여름 바람 타고 훨훨 올랐다”
올해, 7월의 무더위가 시작되던 순간. 성적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다름 아닌 철옹성이 된 한화였다.
매섭게 몰아치는 마운드, 실책마저 줄어든 단단한 수비, 가차없었던 방망이—팀을 1위로 견인한다.
전통의 명가 LG도 만만치 않다.
“경험이 힘이다”라고 말하는 베테랑들은 매 경기 투타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롯데는 겨울엔 눈물이, 여름엔 땀방울이 진주처럼 흘렀다.
험난했던 시즌 초를 보내고 이제는 기적처럼 투타 전체가 들썩인다.
반즈에서 감보아로 외국인 에이스 교체에 성공, 호시탐탐 2위 LG의 자리를 노린다.
KIA의 6월은 압도적이었다.
함평발 신예들의 기세로 9위에서 4위까지, 무거운 부상 악몽을 딛고 일어섰다.
MVP 김도영의 부상에도, ‘함평의 힘’ 오선우, 김석환, 김호령, 성영탁, 이호민이 대체자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눈부시게 팀을 살려냈다.

‘엘롯기 포스트시즌’—한 번도 없었던 기적
KBO의 44년 역사,
LG, 롯데, KIA(해태), 한화. 그들이 모두 동시에 포스트시즌에서 환하게 웃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1995년, 이 세팀이 2-3-4위에 올랐지만 당시 PS ‘규정’이 꿈을 가로막았다. 자그마치 30년 가까이 미완의 슬픔이었다.
2025년은 다르다.
한화가 치고 나가는 와중에 엘롯기도 5위권과 차이를 벌리고 있다.
현재 규정은 네 팀 모두에게 기회의 문을 연다.
네 도시의 함성, 네 구장의 불빛. 이는 야구 팬들의 로망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 될 수 있다.

“성공의 작은 조건들, 그러나 변수는 여전하다”
야구는 9회 말 2사부터 시작이라 했다. 이 치열한 4강 구도, 끝까지 놓칠 수 없는 것은 중하위권의 반란이다.
KT, 삼성, SSG, NC 등 숨죽인 잠룡들은 시즌 막판 뒤집기를 꿈꾼다.
전통의 변수—주요 선수의 부상, 외국인 투수의 컨디션, 그리고 불펜의 안정성. 이 변수들이 2025년의 한엘롯기를 끝내 알 수 없는 드라마로 만들지,
아니면 KBO의 역사를 다시 쓸지, '야구의 신'도 멈춰서 숨을 고른다.
야구는 늘 새로운 판타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올여름, 전국의 주황, 빨강, 파랑, 검정 깃발을 든 사람들이 꿈꾼다.
2025년, 한화와 LG, 롯데와 KIA
이 네 팀의 이름이 다함께 가을을 물들일 수 있을까?
역사가 시작될 문 앞에, 우리 모두는 다시 운명이라는 두 글자를 읊는다.
야구는 기억이 아닌
희망으로 완성된다.
그 희망을
지금
우리는 손에 쥐고 있다
글/구성: 민상현, 김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