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5를 시승하며 저는 여전히 이 차가 '독일 차'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주행 감성 또한 독일 차의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죠.

기대 이상으로 주행 느낌은 탄탄하고 좋았습니다. 저는 하체 구조적인 측면에서 폭스바겐이 매우 잘 만들었다고 총평하고 싶습니다.

전륜 하체 구조를 살펴보니 크로스멤버의 사이즈가 굉장히 크고 보강이 아주 잘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레임에 연결되는 볼트 끝나는 부분에는 차대 보강재가 무려 네 개나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는 볼트의 나사선이 짧고 중간 부분이 허공에 떠 있는 구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프레임을 덧대어 고정하는 인서트 방식을 사용한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두 개까지 보았는데, 폭스바겐 ID.5는 네 점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로어암 밑에는 도풍판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도풍판은 로어암의 부식을 방지하고 공력 특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여 매끈하게 지나가게 하고 와류 즉 난류를 치지 않도록 신경 쓴 것이죠. 내연기관 시대에는 주로 후륜 쪽에 도풍판이 있었지만, 폭스바겐 ID.5는 전기차임에도 전륜부터 도풍판이 적용되어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서스펜션 스트럿과 너클은 암수 방식으로 체결되어 조여지는 타입이었습니다. 이는 국내 제조사의 단순 체결 방식과 달리, 가운데를 통과하면서 안정적으로 조이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국내차 중에서는 제네시스 GV70이 이 구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어암은 기가스틸 재질을 사용했고, 너클은 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있었습니다.

타이로드 앤드 볼 조인트는 웜기어 끝부분의 볼 조인트 쪽에 필요한 부분에 특수한 재질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스테빌라이저 브라켓은 알루미늄 재질이었습니다. 알루미늄 합금은 꽹과리처럼 쳤을 때 진동을 더 둔탁하게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어, 스테빌라이저가 진동을 실내로 전달하는 것을 줄이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고급차일수록 알루미늄 합금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륜 스트럿 쉘케이스의 두께는 굉장히 두꺼웠습니다. 실린더 두께가 52mm로, 국산 대형차인 팰리세이드가 약 46mm 미만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죠. 폭스바겐 ID.5 전륜 스트럿은 55mm로, 팰리세이드 전륜과 유사한 두께를 가지고 있어 견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폭스바겐 ID.5에는 아쉽게도 사륜구동 AWD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눈이 오기 때문에 사륜구동이 필요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사륜구동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계속 사륜구동을 선호하지만,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이륜구동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각 차이가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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