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에 자전거 타고 횡단보도 건너다 택시와 충돌한 50대…피해자? 가해자?

조성진 기자 2024. 10.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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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택시와 부딪힌 50대에게 1·2심 법원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자전거도 차량인 만큼 중앙선 침범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차도에 있던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상 차마(차량) 운전자에 해당해 차량신호등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횡단보도를 따라 도로를 횡단했다"며 "이는 보행자 무단횡단이 아니며 차량의 운전자로서 중앙선 침범을 한 행위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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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자전거도 차량…중앙선 침범”
서울중앙지법 전경. 법원 홈페이지

자전거를 타고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택시와 부딪힌 50대에게 1·2심 법원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자전거도 차량인 만큼 중앙선 침범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김지선·소병진·김용중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A 씨에게 1심처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9월 2일 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의 한 교차로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택시와 충돌해 승객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A 씨는 교차로가 보이자 4차선 도로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횡단보도 앞까지 이동했다. 이 도로는 횡단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중앙분리대로 막혀 있었다. 횡단보도에 도착한 A 씨는 주행경로를 꺾어 횡단보도를 통해 반대편 인도를 향했다. 당시 보행자 신호는 적색이었고 차량 직진 신호를 받고 달려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사고가 났다.

A 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도로 횡단행위는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자신에게 일부 과실이 있더라도 전방 주시의무를 게을리한 택시기사에게 더 큰 과실이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차도에 있던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상 차마(차량) 운전자에 해당해 차량신호등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횡단보도를 따라 도로를 횡단했다"며 "이는 보행자 무단횡단이 아니며 차량의 운전자로서 중앙선 침범을 한 행위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차량 운전자는 다른 차량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해 운행할 것까지 예상해 대비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녹색 신호에 따라 진행한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에 위법이 없다며 A 씨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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