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렌터카 이용객을 상대로 한 이른바 ‘덤터기 청구’ 논란이 불거졌다. 놀라운 건 덤터기 청구의 배경이 된 사고가 렌터카 업체 직원의 과실이었다는 점이다.
자동차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최근 제주도에서 렌터카를 빌렸다가 형사고소까지 진행한 후기가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에 따르면 문제가 된 사례는 제주도 여행 후 렌터카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그는 제주 지역 렌터카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대여했고, 사고에 대비해 ‘무제한 보험(프리미엄)’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렌터카 업체는 반납 시 차량 외관에서 스크래치 2곳이 발견됐다며, 이를 ‘미보고 사고’로 규정해 보험 적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업체가 요구한 금액은 수리비와 휴차료를 포함해 약 16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운행 중 사고를 낸 기억이 전혀 없었다. 특히 반납 직전 공항 주차장에서 렌터카 직원이 차량 상태를 점검했을 때도 문제가 없었다.
억울했던 그는 사실 확인을 위해 반차를 내고 다시 제주도로 향했다. 공항 주차장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확인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주차장 관제실에 협조를 구해 영상을 확인한 결과, 차량을 회수한 렌터카 업체 직원이 공항에서 출차하는 과정에서 주차봉을 밟고 조수석 문을 긁으며 발생한 스크래치였던 것이다.
결국, 그는 서울로 돌아온 뒤 경찰에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형사고소를 접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처벌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원만한 합의를 권유했고, 양측은 금전적 보상 대신 렌터카 업체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이번 사례는 제주 렌터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무제한 보험’ 문제다. 명칭과 달리, 미보고 사고 시 면책 제외라는 조항이 사실상 소비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독소 조항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번 사태에서도 렌터카 직원은 본인이 차량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상까지도 이용객에게 청구했다. 반납 이후에는 고객이 더 이상 렌터카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반납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래치를 이유로 고액의 수리비와 휴차료를 요구한 것이다.
이 글을 올린 작성자는 “차량 인수·반납 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야 이런 피해를 피할 수 있다”면서 “다시는 무고한 관광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사고 보고 여부를 이유로 거액을 청구하는 행위는 렌터카 업체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 관광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장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