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C] 고재택 교직원공제회 CIO, 주식 대신 대체투자 '승부수' [넘버스]

교직원공제회 /사진=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 갈무리

한교직원공제회의 기금운용총괄이사인 고재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취임과 동시에 안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해외투자 부문이 강세를 보이며 수익을 견인한 결과다. 올해부터 교직원공제회가 고 신임 CIO 체제하에 접어들면서 변화될 운용 전략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주식 비중은 줄이고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호실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30년 교공맨' 다방면 투자 '발자취'

고재택 CIO 약력 /그래픽=박진화 기자

31일 교직원공제회에 따르면 CIO 역할을 맡을 기금운용총괄이사에 고 전 기금운용전략실장이 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2월1일부터 3년간이다.

고 CIO는 1968년생으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도부터 약 30년간 교직원공제회에 몸담은 정통 교공맨이다. 그는 금융투자부 주식운용팀장, 대체투자부 대체투자2팀장, 기업금융부장, 기금운용전략실장 등을 거친 인물로, 주식, 부동산, 기업 투자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고 CIO는 그간 교직원공제회의 굵직한 투자에 실무를 진두지휘해 왔다.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로는 기업금융부장 당시 추진한 엘리 메 투자건 등이 꼽힌다. 교직원공제회 기업금융부는 2019년 엘리 메 투자로 원금의 약 4배인 130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CIO는 기업금융팀장 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건도 주도했다. 교직원공제회는 도시바메모리 비전환우선주(보통주 전환이 안되는 우선주) 투자의 출자자(LP)로서 3000억원을 투자했다. 도시바메모리는 삼성전자에 이어 플래시메모리 분야 세계 2위 업체로 2018년 베인캐피탈이 이끄는 한·미·일 컨소시엄이 2조3억엔(약 20조원)에 최종 인수했다. 교직원공제회는 한·미·일 컨소시엄이 베인캐피탈이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의 일부를 인수했다.

해외 투자 덕 운용 수익률 11%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11.1%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다른 연기금·공제회 대비 안정적인 수준인 데다 2024년도 기금운용 목표 수익률(4.5%)을 웃도는 수치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금융투자 10.8%, 기업투자 14.2%, 대체투자 9.3% 등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세장을 보인 북미 지역 및 정보기술(IT) 업종에 비중을 확대하면서 해외주식 부문이 30.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기업투자 부문에서 19.9%의 높은 수익률을 낸 점도 주효했다. 대체투자 분야 가운데 해외 인프라 부문도 18.7%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그 결과 교직원공제회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74조5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10조4324억원) 늘었다.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만연한 어려운 환경이었음에도 안정적이고 탄력적으로 자산을 운용한 덕분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교직원공제회의 운용자산 비중은 기업투자가 27.1%로 가장 높다. 이 외에 △부동산 25.8%(15조2592억원) △주식 17.2%(10조1700억원) △인프라 16.3%(9조6869억원) △채권 13.6%(8조 786억원) 순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외별 보유 비중으로 살펴보면 △국내 39.3% △해외 60.7%로 구성돼 있다.

사회필수재 인프라 투자 확대

이 같은 자산 구성은 올해는 소폭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직원공제회는 금융투자 부문에서는 거시경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큰 주식투자 비중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우수한 기초체력을 가진 기업 및 우량채권에는 선별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겠다고도 덧붙였다.

기업금융 비중은 유지하되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비중은 늘릴 전망이다. 사회필수재로서 경기 민감도가 낮고 하방 안정성이 높은 인프라 투자 비중은 늘릴 방침이다. 특히 교직원공제회는 선진국 위주의 데이터센터, 물류, 라이프사이언스 등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센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탄소화와 인공지능 혁명, 디지털화 등의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에너지발전, 송배전망, 통신타워 등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수요 확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올해 목표 자산 및 수익률도 소폭 높였다. 교직원제회는 올해 기금운용 자산 62조원, 기금운용 수익 3조원, 기금운용 수익률 5.2%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말 운용하고 있는 투자자산이 59조2220억원인 데다 2024년 목표 수익률이 4.5%였던 점을 고려하면 보다 평년보다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7000억원 규모의 출자사업을 2년만에 재개했는데, 모집금액을 2배 이상 증가시켰다. 2023년 당시 교직원공제회는 블라인드 PEF 위탁 운용사 선정 당시 총 3000억원을 배분한 바 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내수 경기 부진, 미국의 통상정책 변동 및 금리 인하 속도 지연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분산 및 안정성 위주의 운용 원칙을 견지하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