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으로 통신하는 버스카드, 비둘기와 닮았다?

박수진 기자 2026. 5.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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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카드 자기장. CHAT GPT 생성이미지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가까이 대기만 해도 요금을 낼 수 있습니다. 카드를 단말기에 긁거나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됩니다. 교통카드가 단말기의 자기장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자기장은 자석의 힘이 미치는 영역을 뜻합니다.

구리선처럼 전기가 통하는 선을 동그랗게 감은 것을 코일이라고 합니다. 구리 코일 안에서 막대자석을 움직이면 코일을 지나는 막대자석의 자기장이 변화하며 코일에 전류가 흐릅니다. 

이렇게 자기장의 변화로 생긴 전류를 유도 전류라고 합니다. 코일 속에서 자석이 가만히 있을 땐 유도 전류가 생기지 않습니다. 자기장이 변화할 때 주변의 전기가 통하는 물질에 전류가 생기는 이 현상을 전자기 유도라고 합니다.

● 교통카드의 구조

자기장은 자석뿐만 아니라 전류가 흐르는 물질 주변에서도 만들어집니다. 교통카드 단말기 속에는 코일과 이 코일에 전류를 흘려 주는 장치가 있습니다. 코일에는 전류의 세기와 방향이 계속 바뀌는 교류 전류가 흐릅니다. 교류 전류로 인해 단말기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기장이 만들어집니다.

교통카드 안에는 여러 겹으로 감긴 코일과 작은 컴퓨터 칩이 있습니다. 배터리가 들어 있지 않아서 교통카드 자체적으로는 전원을 공급할 수 없습니다. 대신 교통카드는 단말기의 자기장을 이용해 작동합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 가까이 대면 단말기에서 나온 변화하는 자기장의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전자기 유도로 인해 교통카드 코일에 순간적으로 유도 전류가 흐르고 교통카드에 전원이 공급됩니다.

교통카드 속 코일에 전류가 흐르면 코일과 연결된 컴퓨터 칩이 작동합니다. 이 칩엔 카드 잔액과 승차 기록 등의 정보가 저장돼 있습니다. 이 정보를 단말기로 보내기 위해 칩 속의 전자 스위치가 교통카드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순간순간 변화시킵니다.

전류의 변화는 교통카드와 연결된 단말기의 자기장에 미세한 변화를 만듭니다. 단말기는 이 변화를 감지해 카드에 남은 금액과 승차 기록 등을 읽어 들입니다. 카드 키, 마트나 도서관의 도난 방지 태그도 이와 비슷하게 전자기 유도를 이용해서 작동합니다.

비둘기 귀에 느껴진 자기장. CHAT GPT 생성이미지

● 비둘기, 귀에서 지구 자기장 느낀다!

비둘기는 특정한 위치를 기억하고 돌아가는 귀소 본능이 강합니다. 멀리서도 둥지를 기억하고 돌아올 수 있어 옛날엔 통신 수단으로 쓰이기도 했어요.

비둘기가 길을 찾을 수 있는 건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 덕분입니다. 지구 내부 깊은 곳에서 액체 상태의 철과 니켈이 지구의 자전에 따라 움직이면서 지구 자기장을 만듭니다. 이 자기장은 일정한 방향으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비둘기의 몸이 어떻게 자기장을 감지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025년 11월, 독일 뮌헨대 연구팀은 비둘기 귀의 안쪽 부분인 내이가 자기장을 감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비둘기가 날아다닐 때, 지구 자기장 속을 움직이며 몸 주변에서 자기장의 방향이 계속 달라집니다. 

이를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실험에서 비둘기의 머리를 고정하고 주변에서 자기장을 회전시켰습니다. 이후 비둘기 뇌의 어떤 부위가 자기장에 반응했는지 살펴봤죠.

뇌의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C-Fos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집니다. 연구팀은 자기장에 노출시킨 비둘기 뇌에서 이 단백질만 빛나게 염색한 뒤 현미경으로 뇌 전체를 살펴보며 이 단백질이 어디에 생겼는지 찾았습니다. 그 결과 뇌의 전정핵에서 C-Fos 단백질이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정핵은 귓속의 반고리관에서 신호를 받아 몸이 균형을 잡도록 돕는 뇌 부위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둘기도 반고리관이 있습니다. 반고리관은 이온이 들어 있는 액체로 가득 차 있습니다. 

몸이 움직여 이 액체가 찰랑찰랑 흔들리면 반고리관 안의 털이 달린 유모세포가 휘어집니다. 이때 유모세포의 이온 통로가 열리고 전기적 성질을 띤 이온들이 들어와 뇌에 전기 신호가 전달됩니다.

연구팀은 비둘기의 머리를 고정한 상태에서 자기장의 방향을 바꿨을 때 전정핵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자기장이 변화하지 않았을 때는 전정핵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전자기 유도 법칙과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기장의 변화가 반고리관 안에 이온을 움직이게 하는 힘인 전기장을 만들었고 이온의 움직임을 유모세포가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전정핵으로 들어온 전기 신호가 여러 감각 정보를 모아 처리하는 중간피질과 뇌에서 공간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로 전해진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는 비둘기가 감지한 자기장의 정보가 공간 인식과 길 찾기에 활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자기장 신호가 뇌에서 어떤 회로를 따라 전달되는지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반고리관의 어떤 세포와 분자가 자기장 감지에 필요한지 확인해 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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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5월 15일, [편집부와미리보는통합과학] 사원증도 개성있게!

[박수진 기자 soo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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