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세제 혜택' 쏟아봐도…저출산 대책 '백약이 무효'

신다미 기자 2024. 10. 15. 14:24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저출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3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출산시 15만 달러(약 2억원) 상당의 저리대출과 승합차 구매 보조금, 소득세 평생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부모들에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보육 관련 비용을 부담없는 수준으로 낮추고 휴가를 늘려주거나 난임부부를 위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무료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한 국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통계에 따르면 유럽의 인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어 2050년께에는 지금보다 4천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1월 기준 유럽연합(EU) 총인구가 4억4천920만명으로 집계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불과 20여년만에 인구가 10% 넘게 감소한다는 이야기입니다.

WSJ은 "유럽과 한국, 싱가포르처럼 인구학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부모에게 후한 혜택을 줌으로써 이런 흐름을 밀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연령대와 소득, 교육 수준에서 출산율 저하가 지속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국가는 헝가리와 노르웨이입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소멸을 우려한 헝가리는 2000년대부터 일찌감치 대응에 나서 현재는 무려 국내총생산(GDP)의 5%가 넘는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덕분에 2021년에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1.6명까지 회복됐지만, 이후 2년 연속으로 하락해 2023년 1.5명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노르웨이 역시 GDP의 3% 이상을 저출산 대책에 투입했지만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생아 부모에게 거의 1년 가까운 유급휴가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고, 여성만 양육부담을 지지 않도록 남편에게도 15주 육아휴직을 반드시 쓰도록 규정하는 등 방안을 오랫동안 실시해 왔지만 합계출산율은 1.4명에 그치고 있어서입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부모들이 아이를 갖는 걸 꺼리는 건 순전히 재정적 이유보다는 근본적으로 문화가 바뀐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성인이 되면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삶을 더 중시하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여건이 충분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 남녀가 많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제보가 뉴스로 만들어집니다.SBS Biz는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홈페이지 = https://url.kr/9pghjn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