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2021년을 기점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로고와 디자인 철학을 전면 수정했다. 이를 반영해 기존 K7은 K8로 이름을 바꾸고, 크기부터 기능까지 전방위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현대 그랜저를 본격 겨냥하게 된다. 그러나 네이밍과 스펙 변화만으로는 그랜저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K8은 기존 K7보다 확실히 커졌고, 각종 편의 사양도 개선됐다. 하지만 문제는 디자인이었다. 호랑이 코 그릴을 삭제하고 날렵한 헤드램프를 탑재했지만, 전체적인 조화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게 무슨 방향성인지 모르겠다”는 혹평이 뒤따르며, 초기에 기대했던 만큼의 흥행을 이어가진 못했다.
차라리 기아가 네이밍을 그대로 유지하고, K7이라는 이름 아래 완성도 높은 풀체인지를 했다면 어땠을까? 최근 공개된 K7 풀체인지 예상도는 이런 상상을 자극한다. 선글라스를 연상케 하는 DRL, 아우디 감성의 디테일, 젊은 감성이 살아 있는 전면 디자인은 지금의 K8보다 훨씬 스포티하고 대중적이다.
특히 화이트 컬러 바디와 어우러지는 예상도는 세련미가 극대화된 모습이다. 그랜저와는 또 다른 스포티한 세단의 감성을 보여주며, ‘젊은 감성 = 기아’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현행 K8은 잘 만든 차이긴 하나, 중후함을 강조한 탓에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내 역시 호불호가 갈린다. 레이아웃은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지만, 스티어링 휠 디자인에 대해선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클랙슨 중심부가 지나치게 투박하다는 지적이 많다. 신차 디자인 전반에서 고급화는 진행 중이지만, 사용자의 손이 가장 오래 머무는 부위에 감성적 요소가 부족한 건 큰 아쉬움이다.
K8은 그랜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출범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애매한 성공’이다. 디자인 정체성과 네이밍 전략 모두 아쉽다는 반응이 여전하다. 다음 세대에서는 기아가 ‘디자인 기아’라는 타이틀을 다시 증명해줄 수 있을지, K7이 아닌 K8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설득력 있는 방향을 필요로 한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모습의 기아 세단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