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고 버리더니” 19년만에 ‘자식 의무’ 강요한 中친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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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라는 이유로 출산 직후 입양을 보냈던 친부모가 아이가 성년이 되자 돌연 나타나 자식으로의 의무를 강요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고민 끝에 부모로의 의무를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친부모의 연락을 거절했는데, 이때 친부모 측이 양부모에게 연락해 비난을 가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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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딸이라는 이유로 출산 직후 입양을 보냈던 친부모가 아이가 성년이 되자 돌연 나타나 자식으로의 의무를 강요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고민 끝에 부모로의 의무를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친부모의 연락을 거절했는데, 이때 친부모 측이 양부모에게 연락해 비난을 가하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4일 중국 관영 환구망은 지난 1998년 장쑤성 둥타이의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했으나 오직 딸이라는 이유 하나로 친부모에게 버려진 뤄 양의 사건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며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뤄 양(25세)은 1998년 친부모의 둘째 딸로 태어났으나 당시 아들을 선호했던 집안 분위기 탓에 곧장 양부모에게 입양됐고 지금껏 줄곧 양부모의 유일한 자녀로 친부모와는 절연한 채 성장했다.
그런데 얼마 전 친부모로부터 일방적인 연락을 받은 뤄 씨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친부모는 뤄 양을 입양 보낸 지 2년 후였던 2000년 두 살 터울의 아들을 출산했는데 그가 최근 여자 친구와의 교류를 시작하면서 누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무려 19년 만에 자신들이 버린 뤄 양을 찾았던 것.
뤄 양은 “내가 태어났을 때 친부모의 경제력은 넉넉한 편이었다. 자가(自家)로 꽤 큰 집도 있었다”면서 “양육할 충분한 능력이 있었지만 오직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놓고 무슨 명목으로 나를 찾느냐 물었더니 남동생의 여자 친구와 친하게 지내줄 누나가 필요해서 연락했다고 그들은 내게 답했다”고 폭로했다.
이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들은 뤄 양이 고민 끝에 그들과의 교류를 거절하자, 친부모는 그를 강하게 비난하며 양부모에게까지 연락하는 등 온갖 핑계를 대며 지속해 비난해오고 있는 형편이다.
뤄 양은 “양부모님에게 연락해 괴롭히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친부모라는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부탁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내가)양부모만 감싼다며 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겪고 있는 뤄 양의 양부모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뤄 양은 이번 논란에 대해 SNS에 폭로를 결심한 이유를 “친부모라는 사람들에게는 길에 버린 나 외에도 여러 자식이 있다”면서 “하지만 나를 여태껏 키워준 양부모에게는 내가 유일한 자녀다. 양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은데 우리들을 그만 괴롭히길 바란다”며 친부모들의 지나친 요구에 선을 강하게 그었다.
더욱이 지난 31일 처음 뤄 양에게 연락을 취했던 친어머니라는 여성은 최근 건강이 악화해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뤄 양은 “친부모는 아들 대신 딸인 내가 자신들이 병원 진료를 동행하며 병시중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그들에게는 나 말고도 다른 자식이 있다. 양부모에게는 나 하나 뿐”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밝혔다.
그의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SNS에서는 뤄 양에 그녀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킨 친부모 대신 양부모와의 관계를 우선 고려하는 입장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뜨겁다.
현지 네티즌들은 “친부모에게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면서 “남동생이 결혼할 때 마련할 신혼집을 누나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에는 남존여비가 있어서 남동생 신혼집을 누나가 희생해 번 돈으로 사려는 파렴치한 부모들이 많다”, “잘한 선택이다. 인간은 사고할 수 있는 동물인데, 친자식을 버리고 보란 듯 살던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연락하는지, 부디 친부모와 거리를 두며 살라”고 조언했다.
중국인민대 법학원 소속 박사과정 야오싱은 “다른 가정에 아이를 입양시킨 친부모는 아이에 대한 부양의무도 없지만, 자신들을 부양하라고 요구할 권리도 없다”고 뤄 양의 선택을 지지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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