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재(溫裕齋)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채 다시 만난 가족.
대지의 조건을 현명하게 해석하고 서로의 취향을 녹여낸
대가족 주택의 새로운 표본.

장성한 자녀들은 물론 슬하 손주들까지 보며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4년째 생활하고 있던 이희관, 장애경 씨 부부는 어느 날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세종시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던 아들 이강호 씨가 함께 집을 짓고 3대가 함께 살자는 바람을 내놓은 것이다. 험난한 건축 과정부터 생활의 적응은 물론 손주까지 3대가 한 집에 사는 상황까지, 걱정이 앞섰지만 이윽고 아들 부부의 설득과 계획을 믿고 집짓기에 함께 나섰다.
HOUSE PLAN
대지면적 ≫ 543㎡(164.26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거주인원 ≫ 6명(부모님, 부부, 자녀2)
건축면적 ≫ 108.04㎡(32.68평)
연면적 ≫ 198.77㎡(60.13평)
건폐율 ≫ 19.90%
용적률 ≫ 36.61%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2.40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벽 - 철근콘크리트(1층),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2,3층) / 지붕 - 2×8 구조목
단열재 ≫ THK135 가등급 비드법단열재(준불연), 그라스울
외부마감재 ≫ 외벽 – 점토타일(SW, SR) / 지붕 - 리얼징크
창호재 ≫ 이건창호 85mm PVC 삼중시스템창호(외부 블랙 래핑)
에너지원 ≫ 도시가스
시공 ≫ ㈜하눌주택
설계·인테리어 ≫ ㈜하눌건축사사무소 박병수, 김민지(설계), 이세인, 장진주(인테리어)
1522-7003 www.hanulhouse.com



강호 씨는 부모님을 모시면서도, 식구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구조를 위해 오랜 고민을 지속했다. 이미 몇 년째 살고 있던 세종시에 만족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집의 터 또한 세종시의 주택단지 내에서 선택했다. 남서향으로는 도로를 낀코너 땅이자 동쪽으로는 경관녹지구역이 펼쳐져있는 곳이었다. 많은 건축사들을 찾던 도중 긍정적인 에너지와 체계적인 팀별 업무처리를 보며 느낀 좋은 인상으로 하눌주택과 계약해 박병수 건축사를 만나게 됐다.


건축가와의 꾸준한 회의를 통해 우선 대지가 가진 조건을 활용할 방안을 찾게 됐다. 보전관리지 역이었기에 20%로 낮아지는 최대 건폐율을 감안해 6인 가구에 걸맞는 3층 주택을 계획했다. 안정적인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해 1층은 철근콘크리트, 2,3층은 경량목구조로 짓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계획됐다. 동시에 성장관리지역이라 도로 경계에서 건축물을 2m 이상 이격해야 했는데, 두 면이 도로를 끼고 있었기에 이 곳은 주차장과 대문, 출입통로로 빈 공간을 채우는 방향으로 풀어냈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가족 모두의 취향을 수렴해 반영했다.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가족 들에 맞게, 정갈한 교회의 느낌이 나면서도 개성 있는 외관이 구성됐다. 대지의 건폐율에 맞춰 다소 작아진 평수를 알차게 활용하고자 3개의 매스를 맞물려 ‘H’자 형태의 평면을 완성했다. 여기에 붉은색 벽돌타일을 기본으로 하되 중간 매스 에는 베이지색 벽돌타일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도로면의 창은 작게 구성 하고, 가족이 풍경을 누릴 수 있도록 마당 쪽 창은 크게 내며 정원과 테라스 등을 더했다. 3층 규모의 벽돌 건물이 주는 수직적이면서도 고고한 느낌은, 출입구를 구성하며 깔린 낮은 벽돌 담장과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을 준다.


실내에는 총 3세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넓게 구성된 현관에 들어서면 중문과 계단, 두 개의 입구로 세대가 나누어지는 1주택 2가구 구조다. 함께 생활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적절한 생활의 분리를 원한 애경 씨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현관에서 곧장 1층으로 들어서면 밝게 뚫린 복도창을 기준 삼아 좌우로 동선이 분리된다. 왼쪽으로는 개인적이고 정적인 공간인 침실과 기도실이, 오른쪽에는 넓은 거실과 주방이 위치해 있다. 거실과 주방은 온 식구가 모이기 좋은 공간으로 넓은 마당과 경관녹지를 함께 조망하는 장소이다. 마당은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H’형의 평면에 맞춰지며 침실과 기도실 쪽의 마당은 자연스레 프라이빗하고 아담한 정원의 역할을 하게 된다.

SECTION

INTERIOR SOURCE
욕실 및 주방 타일 ≫ 지정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붙박이장 ≫ 주문제작
계단재·난간 ≫ 외부계단 - 마천석 현관문 ≫ 커널시스텍(딥 머레이)
중문 ≫ 영림 대칭도어(베네) + 투명유리
방문 ≫ 예림도어 148 소프트화이트
데크재 ≫ 방킬라이 19mm
현관에서 분리된 또 다른 중문과 계단을 통해 강호 씨 부부와 두 자녀들이 사는 2층으로 진입할수 있다. 2층에는 세 개의 침실과 더불어 폴딩 도어로 열리는 테라스를 구성했다. 이는 거실의 연장이 되는 것은 물론 가족들이 가장 애정하는 쉼의 공간 역할을 한다. 3층은 게스트룸과 더불어 음악 관련 일을 하는 부부의 요청을 통해 피아노가 있는 음악실이 포함됐다. 여기에 강호 씨 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마당과는 또 다른 방향을 조망하는 윈도우시트가 함께 구성됐다.


건축주 가족은 예비 건축주를 위한 조언으로 땅의 성질을 잘 파악하는 안목과, 소통이 중요한 건축가와의 만남을 꼽았다. 땅에 얽힌 여러 정보를 미리 파악해둔 뒤 전문적인 건축가, 체계적인 팀과 협업한다면 막연히 바라던 집이 구체화·현 실화할 수 있다는 소감이다. 아직 모든 세간이 다들어오지 못했지만 가족들은 새로운 집이 줄 즐거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애경 씨는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삶의 주택 생활에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바뀌는 가치관을 독자 들에게 전했다.


“아파트와는 또 다른 편안함이 있어요. 재산으로서 집의 가치를 찾는 것도 좋지만, 정말 삶을 위한 집에서 산다면 주거에 대한 가치관이 변해요. 요즘은 아침에 눈 뜨면 마당의 생기를 느끼는 게 첫 번째 일과가 됐고, 또 시작될 새로운 하루가 기대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어느날 가족이 들었던 설교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온유재’라는 집 이름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쁨이 이 집을 가득 채워나가길 바라본다.
건축가 박병수_ ㈜하눌건축사사무소

㈜하눌주택 및 ㈜하눌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 후 이뎀도시건축에서 다수의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이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더 나은 공간을 목표로, 진정한 행복을 위한 집과 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하눌주택과 함께 설계, 인테리어, 시공, 감리, 사후관리까지 보다 전문적이고 철저한 운영시스템으로 고객 맞춤형 주택을 지향한다.
취재_ 손준우 | 사진_ 김진철(아키프레소)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2년 8월호 / Vol.282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