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E200은 E-클래스 라인업 중 가격 접근성이 좋은 모델로 준대형 럭셔리 세단 구매자가 기대하는 핵심 요소들을 고루 갖춘 모델이다.
E-클래스는 11세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이끌어 왔다. 마치 이 세그먼트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온 길잡이 같은 존재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꾸준한 베스트셀링 모델이며 BMW 5시리즈와 판매량 1·2위를 다퉈왔다.
최근 시승한 모델은 E200 아방가르드였다. 지난해 초 국내에 공식 출시됐으며 현재 판매가격은 7692만원부터 시작한다.

E200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2.0L 4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 토크는 32.6 kgf.m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 시동 보조뿐 아니라 필요시 최대 17kW의 추가 출력을 제공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40km다.
가속 반응은 무난한 편이다. 2L 엔진이지만 실제 주행에서 출력 부족은 크게 못 느꼈다. 제로백 7.5초는 대부분의 E200 구매자에게 충분한 성능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9단 자동변속기는 어떤 주행 상황이라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단수를 조절했다. 추월이 필요한 순간에도 아주 매끄럽게 대응했다.
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RPM을 높이면 4기통 특유의 엔진음이 분명하게 들리지만 쥐어짜는 듯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급가속이 필요할 때 약간 반응이 느린 것은 아쉬웠다.
E200의 공인 복합연비는 12.3km/L(도심 10.6km/L, 고속도로 15.3km/L)다.
주로 도심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추가 탑승자 없이 주행한 결과 실제 측정 연비는 11.8~13.9km/L이 나왔다. 스포츠 모드를 많이 사용한 경우 연비가 떨어졌지만 전반적으로 경쟁 모델들과 비슷하거나 준수했다.


E-클래스는 오랫동안 뛰어난 승차감의 대명사로 불렸다. 11세대 역시 균형감, 차분한 차체 움직임, 빠른 스티어링 반응으로 그 전통을 이어간다. 코너에서는 민첩하게 움직이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여유로운 크루징 성능을 보여준다.
하체는 조금 단단한 듯하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고급스럽게 걸러줘 어떤 주행 상황이라도 피로감을 못 느끼게 해줬다.
차체 크기는 길이 4955mm/너비 1880mm/높이 1475mm이며 휠베이스는 2960mm다.

특히 휠베이스가 이전 세대보다 20mm 길어져 뒷자석 레그룸이 최대 17mm 증가했다. 뒷좌석 너비도 25mm 늘어난 1159mm다. 준대형 세단으로는 만족할만한 내부 공간이다.
540L 트렁크도 주요 경쟁 모델과 비교해 최상위권에 속하는 충분한 크기다.
E200은 기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안전 사양을 갖추고 있다. 최신 주행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 탑재됐다. 여기에는 비상 정지 어시스트, 브레이크 어시스트,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등이 포함된다.

편의사양도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파노라믹 선루프, 앞좌석 열선-통풍 시트, 뒷좌석 열선 시트, 전동 트렁크가 기본 탑재됐고 자동주차 기능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USB-C 포트는 앞좌석과 뒷좌석에 분산 배치돼 있으며 센터 콘솔에는 무선 스마트폰 충전 기능이 있다. 전동 조절식 스티어링 휠과 도어에 장착된 시트 조절 버튼 같은 편의 기능도 있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깔끔한 구성이며, 전면은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조합했다.
12.3인치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운전대 상단을 통해 보며 속도, 엔진회전수, 연비 등 다양한 운전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내비게이션 보조 역할도 가능해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는 단점을 일부 보완해준다.

14.4인치 메인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과 MBUX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당한다. 엔트리 모델인 만큼 슈퍼스크린은 없지만 크기가 크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대시보드에서는 중앙 스크린 하단에 물리 버튼 가로바가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드라이브 모드, 파킹 카메라, 비상등, 볼륨 조절 등 버튼 배치가 깔끔하게 정리돼있다.
E200은 기본 모델이지만 모자람이 없었다. 고성능을 원하지 않는 E클래스 고객에게는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과도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갖췄고, 탈수록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전통적인 독일 세단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모델이었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