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세방은 왜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더 높을까
· 어딘가 불편한 지배구조와 이앤에스글로벌의 정체
· 세방의 주가 상승, 진짜 승계 때문?
지난 콘텐츠(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이번에도 주가가 많이 오르는 기업에 포커스를 둡니다. 얼마 전부터 계속 눈에 밟히던 이 회사.

세방은 가치투자 업계에서 꽤 오랫동안 저평가된 종목으로 언급돼왔습니다. ‘가치투자 1세대’로 유명한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추천한 기업이라 ‘이채원 종목’이란 딱지도 붙었는데 정말 오래 주가가 안 올라왔죠.(심지어 너나할 거 없이 주가가 올랐던 코로나 때도 외면됐습니다.)
그런 세방이 정말 오랫만에 주가가 치고 오르고 있는데, 문제는 이유를 눈코 씻고 찾아봐도 알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넘버스에서 재무 관점에서, 또 테마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01.
세방은 왜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높을까
세방의 주된 사업내용을 보면, 수출입 컨테이너과 벌크화물의 하역(항만하역), 고객에게 화물을 실어나르는 운송(화물운송) 비즈니스가 주력입니다. 문득 벌크와 컨테이너의 차이가 궁금해져 찾아봤는데요.
- 컨테이너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물건을 담는 거대한 박스고요. 주로 박스 안에 잘 담기는 물건들을 취급하죠.
- 벌크는 원유, 광물, 곡류처럼 포장하기 쉽지 않은 화물입니다. 공산품의 원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아 컨테이너로 포장하는 게 비효율적이기도 하고요.
쉽게 말해 벌크든 컨테이너든 화물을 배에 태우고 내리며, 또 그걸 항구에서 차에 실어 목적지까지 옮기는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되고요. 세방은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업력을 쌓으며 화물 운송에선 인정을 받아온 회사입니다.
이 회사,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5944억원으로 시가총액(6024억원)과 비슷합니다. 주가가 오르기 전엔 시총보다 자기자본이 두 배는 높았죠. 부채비율도 34%에 불과해 재무건전성 문제를 논할 회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실적을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이 보입니다.

네,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많습니다.
특별히 환 효과가 큰 회사는 아닙니다. 또 부채에서 단기 차입금이 지난 3분기 기준 1390억원에 달하니 이자 비용도 적잖게 나오죠. 그런데도 순이익이 더 많은 건 두 가지 이유인데요.
- 첫째, 올해 인천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기타수익(일회성)으로 138억원을 인식했고요.
- 둘째, 배당금수익이 116억원 잡혔습니다.
주목할 건 두 번째 이유, 배당입니다.
02.
세방전지 : 세방은 ‘배’보다
‘배꼽’이 큽니다
자회사한테 받은 배당금이 116억원이었고, 이 기간 배당금 지출은 없었어요. 자회사를 살펴보니, 상장사 가운데 자산총액 1조6844억원의 주력계열사 '세방전지'가 있고, 그밖에 자산총액 순으로 세방익스프레스(705억원), 성진실업(459억원) 등이 보입니다.

세방전지의 경우 자산 대비 자본 비율이 75%나 되고요. 매출이나 이익 측면에서 모회사 세방을 크게 앞지릅니다. 그런데 세방이 이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거니, 세방의 경영권을 가지면 ‘알짜 회사’인 세방전지 또한 가질 수 있는 셈이죠.

시가총액에서 세방전지가 6685억원입니다. 실적이 세방전지의 반도 안 되는 세방은 6024억원이고요.
물론 이런 실적 차이에도 세방이 세방전지를 지배하고 있으니, 지금의 시총이 크게 이상할 건 아닙니다. 다만 주가가 연저점이었던 지난 7월(9800원) 세방의 시가총액이 1892억원에 불과했다는 걸 생각하면, 세방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확실히 특이하긴 하죠.
세방전지도 잠깐 살펴보면요. 차량용 배터리를 주로 생산,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아, 이차전지 테마였어?’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속을 뻔했네요. 일반적 자동차 배터리 회사이고요. ‘대한민국 기술로 만드는 최초의 배터리 기업’이라 하고요. 국내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42%로 1위 업체입니다. 세계 130여 개국에 한 해 수출하는 물량이 거의 9000억원어치에 달하네요.
그리고 이 회사, 심지어 모델이 FC바로셀로나입니다.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는 이 광고! (당황……)
황당함을 무릅쓰고 찾아보니, 이차전지랑 아주 관련 없는 또 아니네요. 얼마 전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 공장이 가동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거든요.

다만 최근 세방의 주가 급등은, 엄밀히 말해 자회사 세방전지 때문은 아닌 거로 보입니다. 그럴 거면 세방 뿐 아니라 세방전지 주가도 함께 올랐어야 할 테니까요.
03.
어딘가 불편한 지배구조,
원인은 ‘이앤에스글로벌’
그렇다면 왜 세방의 주가는 이토록 올랐을까요? 최근 기사들을 찾아봤는데, 승계 관련 이슈가 언급되고 있네요.
1.세방의 주요 주주 현황을 보면, 두 번째로 지분을 많이 가진 '이앤에스글로벌'이 있습니다. 세방그룹의 IT전문 회사인데요. 연결감사보고서가 확인되는 2019년 기준 자산이 무려 1582억원, 자본이 1238억원에 달합니다.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누구일까요?
2.최근 나온 기사를 보면, 이원석 상무에 대한 경영 수업이 시작되면서 오너 일가가 세방의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 떄문에 세방의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는데요. 사실 주가가 오르면 지분을 승계할 때 후계자에게 크게 유리할 건 없습니다. 세방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시기도 인사 시점과 차이가 있고요.
3.세방의 주가 상승은 가치 관점에선 '정상화'에 가까워 보이는데요. 이런 세방, 사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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