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2세 남매 갈등...여동생 견제하는 윤상현 부회장 진짜 속내는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주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이 핵심 건강기능식품 계열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콜마홀딩스

콜마그룹 2세 남매 간의 경영상 갈등이 표면화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주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여동생인 윤여원 대표(사장)가 이끄는 콜마비앤에이치(BNH)의 경영진 교체와 이사회 개편에 나서면서다. 그는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그룹 내 지배력 확대를 노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3일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윤 대표는 12일 'BNH가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시점에 대표이사 교체 및 이사회 구성 변경을 요구한 것은 시기상조'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는 콜마홀딩스가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BNH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한 데 대한 공식 반박이다.

콜마홀딩스의 이번 행보는 부진한 건기식 사업을 더 늦기 전에 정비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BNH는 한국콜마와 함께 그룹의 3대 축 중 하나인 건기식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자회사다. 화장품과 의약품에 이은 차기 성장동력이지만 윤 사장이 취임한 2020년 이후 수익과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BNH의 영업이익은 2020년 1092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감소했고, 주가도 2020년 8월 7만1000원에서 이날 기준 1만3960원까지 떨어졌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자회사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부회장이 한국콜마에 이어 BNH까지 직접 관할해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윤 부회장은 BNH의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지분 44.63%)를 통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BNH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지분율이 7.78%에 불과한 윤 대표의 독자적 경영권은 사실상 제한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개편 이후 이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사회 개편 요구가 3월 정기 주총에서 새 이사회를 구성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나온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BNH의 실적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이사회 개편이 갑작스럽게 추진됐다"며 "이미 수립된 중장기 밸류업 전략은 이사회 개편 여부와 무관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영체제 변경이 실질적 변화를 초래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단독대표를 맡은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아 현재의 성과만으로 경영능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윤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정화영·김병묵 전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1월 단독대표에 올랐다.

실적 역시 단순한 부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3공장 신설에 따른 투자와 판매관리비 증가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15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다. 내수부진에 대응해 지역 다각화를 추진한 결과 해외 매출 비중도 2021년 37%에서 지난해 41%로 확대됐다.

증권가에서는 BNH의 해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올해 연결기준 매출 6369억원, 영업이익 31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성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종3공장이 올해 본격 가동되면 총 7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중국 내 2개 공장과 연계한 물류 최적화, 통합개발 체계를 기반으로 지역 다변화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BNH 관계자는 “주요한 경영에 대한 의사 결정은 모두 지주사나 윤 부회장과 협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자회사 대표의 경영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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