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직원들의 자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하다. 이제 ‘킹차 갓무직’은 좋은 직장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때 ‘이 정도면 답이 됐으려나’라는 인터넷 밈(meme·유행어)으로 유명해진 현대차에 또 다른 유행어가 등장했다.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난 일부러 모임 가면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척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에 현대차 직원임을 인증한 그가 올린 글을 보면, 그는 소개팅 자리에서 일부러 자신이 다니는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적당히 ‘자동차 부품 관련해서 일해요’라고 운을 떼면, 소개팅 자리에 참석한 남녀가 스무 고개하듯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일반적인 소개팅의 풍경이라는 것이다.
대졸이면서, 자동차 20% 할인이 가능하면서, 연봉이 1억인데도 사무직이라는 답변까지 이어지면,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여자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남자들은 파랗게 질린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소개팅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가장 예쁘고 어린 여자가 쫓아오며, “같은 방향인데 같이 가자”라고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단한 자부심은 글 말미에 해시태그로 마무리된다. 그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3개의 해시태그를 걸며, 의사 업종에 비해 현대차 사무직이 결코 꿀리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글을 마무리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번에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깨알 디테일이 살아있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태그까지 화룡점정”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글이 소설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스타항공 재직자는 이 글을 보고 “이제 등단의 시대는 갔다”면서, “이제 등차의 시대”라며 이른바 ‘현대차 백일장’의 장원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장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