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환자 울리는 이 합병증…‘줄기세포 반복 투여’했더니 효과

김태훈 기자 2024. 7. 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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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발표
면역체계의 공격 ‘이식편대숙주질환’
증상 개선·염증 지표 감소 등 확인

혈액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합병증인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반복 투여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민기준·이종욱 교수, 소아청소년과 정낙균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 가톨릭의대 중개의학분자영상연구소 김나연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국제분자과학저널’에 게재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치료를 위해 체내로 이식된 면역체계가 신체를 공격해 발생하는 난치성 합병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면역 조절 기능이 있는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1·2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혈액암 환자의 몸에 동종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뒤 나타날 수 있다. 환자에게 이식된 공여자의 면역세포(T세포)가 원래 환자 몸에 있던 정상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데, 이식 후 환자 중 30~70%가 경험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홍역과 비슷한 피부 발진이 손·발바닥, 귓바퀴 등에 나타나며 간 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여러 장기에 걸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염증성 피부 병변이 줄기세포 치료 전(왼쪽)보다 현저히 감소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식된 면역체계가 신체를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1차적으로 면역조절제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약 50%의 환자에겐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약에 내성이 생겨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최근 2차 치료요법으로 면역을 조절하는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했지만 이들 약제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에겐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런 난제를 풀고자 증상이 심각하고 기존 치료제로 차도가 없는 환자 10명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해 정맥주사를 통해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2주 간격으로 4회 반복 투여했다.

연구 결과 치료 후 8주가 지난 시점에서 모든 환자에게 증상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반응이 확인됐다. 심각한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도 없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6명(60%)은 치료 후 1년간 진행된 추적관찰 기간까지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중 2명은 증상이 완전히 해소돼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모든 면역억제제를 중단하는 결과까지 나왔다.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들에겐 염증 지표가 감소하는 반응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제한된 효능을 보였던 줄기세포 치료제를 반복적으로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 연구가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 질환이 진행되는 기전을 바탕으로 면역분자생물학적 연구까지 포괄해 향후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석구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과 대학 자체 연구 제조시설인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이 협력해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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