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 EV3가 국내 충돌 테스트 기관인 KNCAP(한국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고 발표됐다. 중형이나 대형도 아닌 소형급 차량으로는 이례적인 결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V3는 EV9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멋진 디자인에 대세라고 할 수 있는 SUV 형태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EV4가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EV3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EV5 중형급 SUV가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소형차는 안전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EV3의 이번 충돌 테스트 결과는 이러한 편견을 깨뜨린 것으로 평가된다. KNCAP 기준으로 1등급을 받은 차량은 르노 그랑 콜레오스, 싼타페, EV9, 제네시스 G80 등 인기 차량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소형급 EV3가 여기에 포함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3개 분야 21개 항목 종합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
KNCAP의 안전도 종합 등급은 3가지 주요 분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가장 중요한 기본 부분인 '충돌 안전성', 두 번째는 '외부 통행자 안전성', 세 번째는 '사고 예방 안전성'이다. 이 3가지 분야에 대해 총 21가지 항목으로 세부적인 평가가 진행된다.

정면충돌 테스트에서 EV3는 13점 만점 중 12.566점을 받았다. 차량이 정면 충돌벽과 충돌했을 때 차량 내 탑승객의 충돌 안전성을 평가하는 항목으로, 운전석과 동승석, 2열 탑승자 모두 성인 더미 인형으로 구성되어 머리와 목, 가슴과 상부, 다리 부분의 상해 정도를 측정한다. 이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이 항목에서 9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우수한 성과다.

차대차 상호 충돌 안전성 테스트에서는 충돌 속도 56kg, 50% 옵셋으로 차대차 충돌 상황을 재현했다. 전방에는 성인 남성 인형이, 2열에는 6세와 10세의 어린아이 더미가 앉아있는 상태에서 진행된 이 실험에서 EV3는 13점 만점 중 7.711점을 받았다. 이는 평균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측면 충돌 안전성에서 만점 획득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측면 충돌 안전성에서 나왔다. 60km 속도로 1400kg 이동벽(베리어)과 90도 직각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EV3는 10점 만점에 10점을 획득했다. 1열에는 성인 남성 더미가, 2열에는 6세와 10세 어린아이 더미를 통해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다. 소형 SUV를 고려했을 때 측면 충돌 안전성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둥 측면 충돌 안전성 테스트에서도 EV3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32km 속도로 기둥 75도 경사와 충돌하는 상황에서 성인 남성 모델만 탑승한 상태로 진행된 테스트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획득했다. 머리와 가슴, 복부, 치골 부분의 상해 정도를 체크하는 이 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소형 차량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과다.

원 측면 충돌 안전성에서도 2점 만점에 2점을 획득했다. 이는 측면 충돌과 기둥 측면 충돌에서 차량 내부 운전석과 동승석 탑승자가 외부 충돌로 인해 실내에서 서로 엉키거나 충돌하는 2차 추돌 위험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최신 차량에서 제공되는 센터 에어백 덕분에 해당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이 안전성에서도 우수한 평가
2열 어린이 충돌 안전성 부분에서도 EV3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으로, 2열에 6세와 10세 더미 인형이 앉아있는 상태에서 머리와 목, 가슴 부위를 중점으로 체크하는 항목이다. EV3는 8점 만점에 8점을 받아 웬만한 중형 SUV와 비교해도 좋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좌석 안전성에서는 4점 만점에 2.53점을 받아 평균보다 조금 낮은 수치를 보였다. 후방 추돌 시 탑승자의 목이 뒤로 젖히면서 목에 상해를 입는 것을 테스트하는 항목으로, 기아에서 빠른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좌석 안전띠 경고 장치, 첨단 에어백 장치, 교통사고 긴급 통보 장치 등에서 가점이 추가되어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EV3 충돌 안전성은 89.5%를 획득했다. 소형급 차량임을 고려했을 때 충돌 안전성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부 통행자 안전성과 사고 예방 안전성도 우수
충돌 안전성 외에도 EV3는 외부 통행자 안전성 부문에서 73.9%의 종합점수를 받았다. 이 부문은 외부 통행자의 충격과 비상 자동 제동 장치를 평가하는 항목으로, 보행자와 차량이 부딪혔을 때 보행자의 머리와 다리를 잘 보호할 수 있는지를 40km 충돌 속도로 테스트한다.

세부 항목별로는 외부 통행자 충격 안전성에서 15점 만점에 9.972점, 비상 자동 제동 장치에서 3점 만점에 2.880점, 비상 자동 제동 장치(자전거)에서 1점 만점에 0.930점, 야간 보행자에서 1점 만점에 0.990점을 받았다. 별 5개를 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외부 통행자 충격 안전성 부분은 상대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예방 안전성에서는 82%의 점수를 받았다. 이 부문은 비상 자동 제동 장치(AEBS), 차로 유지 장치(LKAS), 사각지대 감지 장치(BSM),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장치(RCCAS) 등을 테스트하는 항목이다. 운전자의 시야로 미처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항목으로, 단 한 번의 사고만 막아도 최신 차량 구입의 가치를 증명한다.

세부적으로는 비상자동제동장치 고속 모드에서 5점 만점에 4.7점, 시가지 모드에서 4점 만점에 3.7점을 받았다. 차로 유지 지원 장치 안전성에서는 4점 만점에 4점을 받았고, 사각지대 감시 장치 안전성에서는 0.5점 만점에 0.25점,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장치에서는 2점 만점에 0.6점을 받았다. 지능형 최고속도 제한 장치 안전성에서는 2점 만점에 2점을 받았고, 긴급 조향 기능에서는 2.5점 만점 중 1.15점을 받았다.

유로앤캡에서도 별 5개 최고 등급 획득
국내 충돌 테스트 기관인 KNCAP의 결과만으로는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유럽의 충돌 테스트 기관인 유로앤캡(Euro NCAP)에서도 최근 EV3에 대한 충돌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유로앤캡에서도 별 5개 최고 등급을 수여했다고 발표됐다.

이는 EV3의 안전성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자국 차량에 대한 편향된 평가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결과임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EV3는 안전성에 있어서는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4.5m가 안 되는 소형급 차량에서 안전한 차량임이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선택에도 좋은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세부적인 평가 자료를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KNCAP.ORG에 직접 접속하여 자료들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 2열 승객 부분과 측면 충돌 테스트 등은 차량 선택 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EV3의 이번 충돌 테스트 결과는 소형 전기차 SUV 시장에서 안전성이 더 이상 타협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출시될 경쟁 차량들도 이와 같은 높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차 시장 전반의 안전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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