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관한한 우리 모두는 공동정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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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관한 한, 제한적으로 대학 입시에 관한 한, 좀 더 제한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관한 한 우리 모두는 공동정범이다.
더 최소한 종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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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관한 한, 제한적으로 대학 입시에 관한 한, 좀 더 제한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관한 한 우리 모두는 공동정범이다. 최소한 방조범이다. 더 최소한 종범이다.
어떻게 2024년 10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핵심공약이자 후보간 대척점이 '역사교육전쟁'이 될 수 있는가.
201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미·일·중 네 나라의 대학생 각 1천 명씩에게 물었다.
"당신은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느냐? ①사활을 걸었던 전쟁터 ②거대한 시장 ③함께하는 광장"
①번으로 답한 비율이 한국은 81%, 미국과 중국은 40% 내외, 일본은 14%였다.
그래서 교육감 후보들은 그 전쟁이 그 전쟁이고 그 전쟁터가 그 전쟁터인줄 착각한 나머지 전쟁으로 선거운동을 뒤덮은 모양이다. 비극이다.
'학원에서 학교로'였다면 어땠을까. '단색에서 다색으로', '폭력에서 존중으로', '과거에서 미래로'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2023년 6월 '킬러 문항 사태'가 있었다. 고액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킬러 문항이라고 규정했다. 킬러 문항에 대한 대통령실의 문제 제기만으로 교육 개혁은 이루어졌을까. "애당초 킬러 문항이란 학생 당사자들이 '문제의 퍼즐화로 인한 난도 상승 및 그에 따른 사고의 외주화'를 현장에서 체감하며 생겨난 용어인데, 결정권자인 기성세대들은 과거의 인식에만 사로잡혀 있었던 겁니다. 사태의 본질을 잘못 파악했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 모양이다.
저자들이 정리해준 책의 논지는 이렇다.
"첫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타협적 개입으로 인해 수능이 비교육적이다 못해 반교육적인 시험이 되었다. 둘째, 사교육계의 수능 해킹(시험에서 출제원리를 추론해 문제풀이 방식을 일반화된 공식으로 제시하는 작업. 수험생들은 이런 접근법을 숙달함으로써 복잡한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고, 사교육 업계가 지난 10년간 해온 일)이 만성화되면서 사교육 자체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바뀌었다. 셋째, 이러한 파행에서 공교육의 책임을 빼놓을 수 없다. 넷째, 사교육의 고도화가 전례없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 사회의 교육공범들은 이 책을 읽어야한다. 책에 예시된 수능 문제들을 한 문제라도 풀어보아야한다. 한국 사회 최악의 문제를 정리한 강렬한 책. 1776년 토마스 페인의 <상식>처럼 교육 혁명의 '상식'이 되기를.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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