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케이블을 없애보겠습니다... 근데 이제 전원은 곁들인...
인간의 ‘편안함’을 향한 욕심은 끝이 없다. 자고 일어나면 무의식적으로 PC를 켜는 사용자들은 더하다. 어떻게 하면 PC를 더 편하게 사용할까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계속 겪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케이블과의 전쟁은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다.
지금 사용하는 PC의 뒷면을 보면 파워서플라이를 비롯해 그래픽카드, 메인보드에 많은 케이블들이 연결되어 있다. 평소 깔끔하게 정리하고 사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 케이블들을 너저분하게 방치하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전기가 들어가고 각종 주변기기들이 연결되는 PC라는 기계에겐 이 케이블들은 운명처럼 달고 태어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우리는 답을 찾게 된다. PC 뒤의 케이블을 없애는 동시에 케이블로부터 해방된 PC를 여러모로 편하고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주변기기를 동원해 최소한의 케이블로만 PC를 꾸며 보자.
기사를 준비하면서 문득 왜 케이블을 없애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도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데 굳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 말이다. 하지만, 케이블로부터 해방되어 사용자와 PC 본체 사이가 멀어졌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 보면 몇 가지 독특한 환경을 유추할 수 있다.
Case#1 : 그래픽 카드 쿨링팬 소음으로부터 해방
먼저 게이밍 환경이다. 사양이 높은 게임을 하거나 4K 환경에서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다 보면 그래픽 카드의 온도가 70도 이상 올라가 그래픽 카드 쿨링팬의 속도가 무척 빨라진다. 여기에 덩달아 따라오는 게 소음이다. PC 케이스 자체의 쿨링팬은 각종 트윅 프로그램을 통해 팬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한없이 올라가는 그래픽 카드의 온도는 그래픽 카드에 장착된 쿨링팬을 어쩔 수 없이 고속으로 돌리게 된다. 이때 흔히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라 표현하는 굉음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굉음이 나는 PC 본체가 다른 방에 있거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떨어져 있다면?
Case#2 : 가뜩이나 좁은 집, 책상만이라도...
1인 가정이 늘어나고 원룸 피플들도 증가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거 환경 면적이 생각보다 좁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또한, 최근에는 듀얼 모니터가 기본이라 생각하는 유저들도 많아 가뜩이나 좁은 PC용 책상은 더욱 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PC 본체까지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면? 물리적인 공간도 줄어들고 마음의 여유도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먼지가 휘날리는 바닥에 내려놓고 사용하는 건 너무 찝찝하다. 물론 PC를 발받침대로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이럴 때 PC 본체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 책상에 놓고 사용하자. 꿈도 못 꾸었던 장패드에 여러 충전기까지 올려놓는 사치를 부리게 될 것이다.
Case#3 비싼 어항형 케이스로 꾸몄는데!
요즘은 전면 패널과 사이드 패널이 모두 강화 유리인 이른바 ‘어항형’ PC 케이스가 유행이다. 그만큼 PC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의 모습까지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뽐내는 것인데, 여기에 투박한 케이블이 주렁주렁 매달렸다면, 사용자의 마음은 늘 찝찝할 터. 화룡점정식으로 케이블을 줄여나가 보자. 보기만해도 흐뭇한 어항형 케이스의 극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케이블리스 데스크톱 PC를 만들기 전에 한 가지는 인정하고 가자. 바로 전원 케이블이다. 현재 기술로는 220V 전기는 무선 전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시도는 전원 케이블 하나만을 남겨놓고 진행한다는 것을 유념해두자.
1. 블루투스로 대동단결!
▲ 무선 키보드가 없다면 이참에 F99 독거미 제품이라도 구입하자!
정말 '당연한' 이야기로 시작하자. 일단 키보드, 마우스를 무선 제품으로 바꾸면 간단하게 USB 케이블 2개가 없어진다. 물론 USB-A로 연결되는 동글을 하나 붙여야 하지만, 케이블이 두 개나 사라진다는 메리트로 극복된다. 다행히 무선 키보드, 마우스 제품들은 자체 전용 동글을 기본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추가 구매도 필요 없다.
다만, 기존 유선 방식 키보드, 마우스는 무선으로 탈바꿈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명심하자. 또한, 전용 동글이 없을 경우 흔히 이른바 ‘묻지마’ 동글에 연결하기도 하는데, 이 저가형 동글은 키보드와 마우스의 입력 레이턴시가 발생하여 사용하기가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블루투스 동글을 사용하는 김에 더 깊이 알아보자. 흔히 동글 하나에 기기 하나만 연결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제품별, 지원하는 블루투스 버전별로 다르겠지만, 동글 하나에 여러 기기를 페어링 하는 멀티 페어링 기술이 존재한다.
가령 스피커, 이어폰 같은 사운드 출력 장치와 게임 컨트롤러, 그리고 프린터 등을 동글 하나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키보드, 마우스의 케이블 두 개와 더불어 스피커에 연결되는 오디오 케이블, 더 나아가 게임 컨트롤러, 프린터에 연결되는 케이블 3개까지 합쳐 무려 5개를 줄이게 된다.
다나와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3. 10~2024. 9
1위 / EFM ipTIME BT53XR<6,260원>
2위 / TP-LINK UB500<6,500원>
3위 / Creative BT-W5<68,990원>
4위 / EFM ipTIME BT50XR<5,750원>
5위 / 리버네트워크 NEXI NX-BT53R<4,690원>
2. 인터넷은 와이파이가 있다!
Wi-Fi, 정말 익숙한 단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유무선 공유기로 연결하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가정에는 유무선 인터넷 공유기 하나쯤은 모두 다 가지고 있어 Wi-Fi 연결은 초등학생을 넘어 영유아들까지 알아듣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노트북, 스마트폰이라면 너무도 당연한 Wi-Fi 연결이지만, 대부분의 PC는 LAN 케이블로 연결된다. 데스크톱 PC에서는 무선 랜카드를 추가 구매해야 누릴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선 랜카드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1만 원 미만에서 5만 원 이상 가는 제품까지 선택의 폭이 무척 넓다. 무선 랜카드는 USB 포트로 PC에 연결되어 와이파이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 잡는 단계랑 거의 흡사하다.
단, 주의할 점은 무선 랜카드의 방식이다. 무선 랜카드는 크게 PCI 슬롯을 이용한 내장형과 앞서 언급한 USB로 연결되는 외장형으로 나뉜다. PCIe 슬롯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USB 타입을 고르자. 또한, 무선 연결인 만큼 유선 랜 연결보다 전송 속도가 월등히 저하될 가능성도 있으니 설치된 유무선 공유기와 무선 랜카드가 지원하는 속도 스펙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정신 충격을 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찌되었든 LAN 케이블까지 없애는 건 아주 쉽게 성공!
다나와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3. 10~2024. 9
1위 / EFM ipTIME A3000mini<12,900원>
2위 / EFM ipTIME AX5400UA-6E 무선랜카드<28,900원>
3위 / EFM ipTIME AX2000UA 무선랜카드<22,790원>
4위 / EFM ipTIME AX2000U 무선랜카드<24,900원>
5위 / TP-LINKArcher TX20U Plus 무선랜카드<19,400원>
3. 최강 난이도! 디스플레이 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하라!
마지막 케이블 하나가 남았다. 바로 디스플레이 케이블이다. 잘 알다시피 모니터와 그래픽카드 사이의 연결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케이블은 주로 HDMI나 DP 규격으로 많이 연결한다. 이 신호를 무선으로 쏜다면 이제 전원을 제외한 모든 케이블이 사라지게 된다.
당연히 디스플레이 신호도 무선 랜카드처럼 무선 규격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기가 존재한다. 리피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 중 무선 전송을 지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원래 리피터는 영상을 케이블로 전송할 때 전송 거리가 멀수록 신호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에 증폭기를 달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 리피터의 중간 단계를 무선 방식으로 바꾼 것이 무선 리피터다. 작동 방식이 뭔가 복잡한 느낌이 드는 만큼 제품들의 가격도 높은 편이다. 앞서 소개한 블루투스 동글과 무선 랜카드를 모두 합쳐도 2-3만 원이 될까 말까인데, 이 무선 리피터 하나만 거의 30만 원에 육박한다.
하여 예산이 부족한 사용자라면 어쩔 수 없이 전원과 디스플레이 케이블만을 남기고 미션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 150m까지 지원하는 도달 거리 안에만 있으면 데스크톱 PC를 집안 어디서든 비치해 놓을 수 있다는 굉장한 메리트는 정말 유혹적이다.
다만 기기별로 전송되는 최대 해상도, 최대 주사율이 나뉘는 점은 구입 시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다. 가령 4K 해상도에 60Hz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있는 반면, FHD 해상도에 30Hz에 그치는 제품도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가격 차이도 심하다. 더불어 영상을 통째로 전송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영상물에 관한 저작권 보호 기술도 적용되는 제품도 있다. 이 제품들은 TV나 모니터 같은 출력 전용 기기가 아닌 녹화가 가능한 캡처보드 같은 기기에 연결하면 화면 전송이 되지 않는다. 이점을 반드시 유념하자.
다나와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3. 10~2024. 9
1위 / 이지넷유비쿼터스 NEXTU 4105HDW HDMI KVM 무선 송수신기<282,400원>
2위 / 리버네트워크 NEXI NX-WHR30 HDMI 무선 송수신기<211,650원>
3위 / 라이트컴 COMS ZH397 HDMI 무선 송수신기<213,720원>
지금까지 전원을 제외한 케이블을 모두 없애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술은 점점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전원 케이블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디스플레이 케이블까지 무선으로 대체해버리는 세상이 왔으니 정말 상전벽해라 느껴진다. 하지만, 그만큼 케이블 환경에서의 몇 가지 장점도 잃게 되는 것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명하게 판단하여 세팅하는 것이 최고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진정한 PC 유저라면 무선 환경으로 바로 바꾸는 게 아니라 케이블 정리부터 시작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무선 환경에 대한 갈망이 마음속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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