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가 선보일 첫 대형 전기 SUV GV90의 데뷔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연기됐다.
2026년 4월 예정이었던 출시 일정이 하반기 이후로 밀리면서, 시장에서는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의 탑재 여부가 핵심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코치 도어 양산 제외 가능성과 플랫폼·인포테인먼트 구조까지 새롭게 정비되는 상황에서 GV90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제네시스의 미래 전략을 담는 차세대 기함이 될 전망이다.
출시 지연 배경: 레벨 3 자율주행과 센서 설계 재조정

GV90는 2026년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었으나, 최근 내부 개발 일정이 2026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생산 이슈보다는 레벨 3 자율주행 기능의 도입 여부가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라이다 및 레이더 센서를 포함한 자율주행 패키지의 구성 변경이 불가피해지며, 이에 따른 센서 위치 재배치 및 외관 설계 수정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초기 스파이샷에 포착됐던 B필러 없는 코치 도어(센터 오픈 도어) 설계는 양산 모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최근 테스트 차량에서는 해당 구조의 흔적이 사라진 상태다.
eM 플랫폼 최초 적용, 900km 이상 주행거리 목표

GV90는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기존 E-GMP 대비 주행거리 50% 이상 향상이 가능하며, GV90는 1회 충전 시 약 900km 이상 주행거리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는 메르세데스-EQ GLS, BMW iX와 같은 글로벌 럭셔리 전기 SUV들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eM 플랫폼은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을 내장형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채택해, 향후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이 가능하다.
차량은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생산되며, 한국을 포함해 북미·중국 등 글로벌 시장 동시 출시가 계획돼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 시스템 최초 탑재, 음성 AI ‘글레오’도 도입

GV90에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최초로 탑재된다.
이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으로 동작하며, 자연어 음성 인식이 가능한 AI 어시스턴트 ‘글레오(Gleo)’를 통해 운전자의 명령을 직관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운전자는 차량 내 개별 사용자 ID인 플레오스 ID를 통해 차량 설정과 계정 연동, 콘텐츠 추천 등 맞춤형 UX를 경험할 수 있으며, 시스템 전반은 OTA 업데이트로 주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이는 GV90가 단순한 전기 SUV를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진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고급화 전략 변화, 코치 도어 제외·자율주행 완성도 집중

당초 GV90는 콘셉트카 ‘네오룬’을 통해 선보인 무광 글라스루프, 센터 오픈 도어, 무광 하이그로시 트림 등 파격적 요소가 특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테스트 차량에서는 코치 도어 구조가 사라지고, 일반 힌지형 도어가 적용된 흔적이 확인됐다. 차량 안정성과 생산 효율, 고속 충돌 테스트 등을 종합 고려한 설계 변경으로 보이며, 실사용성과 신뢰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실내에서는 여전히 파노라믹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간소화된 물리 버튼 구성이 유력하며, 고급 소재와 신규 조명 연출을 통해 럭셔리 SUV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할 계획이다.
임원진 개편과 함께 맞물린 전동화 전략 전환

GV90 출시 연기와 함께 제네시스는 2025년 12월 대대적인 임원진 개편을 단행했다.
북미 지역 경험과 전동화 기획 역량을 지닌 이시혁 수석부사장(Sean Lee)이 제네시스 글로벌 헤드에 임명됐으며, 2026년부터는 수석부사장직(SVP)으로 정식 승격됐다.
기존 연구개발을 총괄하던 만프레드 하러(전 BMW·포르쉐 출신)는 사임하고, 조직은 AI, SDV, 자율주행 중심의 기술본부 체계로 재편됐다.
이는 단순한 차량 하나의 지연을 넘어, 브랜드 전체의 전동화 체질 개선과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