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포트] 동아에스티, 이익 희생하며 키운 볼륨…R&D에 쏠린 시선

동아에스티 본사 /사진 제공=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가 전문의약품(ETC) 덕에 올해 2분기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하며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자큐보·타나민 등 외부 상품의 매출이 늘면서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신약 연구개발(R&D)에 특화된 회사인 만큼 의약품 매출 가운데 자체 제품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외부 상품이 아닌 자체 제품은 지급수수료가 없어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인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의 판매를 확대해 하반기 이익을 개선할 방침이다.

영업익 감소에도 매출 전년비 12.5% 증가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2분기 잠정치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3.4% 감소한 4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2.25%로 지난해(4.5%) 대비 2.25%p 감소했다. 이는 외부 품목의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통상 외부 품목의 경우 수수료 등 유통마진만 확보할 수 있어 자체 생산 품목보다 수익이 적다. 매출 규모는 늘릴 수 있지만 이익률 측면에서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실제로 동아에스티의 원가율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2분기 잠정치 기준 원가율은 54.7%로 전년동기(47.1%) 대비 7.6%p 높다. 동아에스티는 이미 1분기(50.4%)부터 원가율이 50%대로 진입한 상황이다.

이익감소에도 매출은 키웠다. 이 기간 매출은 177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5% 올랐다. 부문별 매출을 보면 ETC 부문의 성장이 가파르다. 주력 제품인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282억원)’과 말초순환 개선제 ‘타나민(31억원)’의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중 그로트로핀은 동아에스티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국산 성장호르몬제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키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시장 수요가 확대되고 매출 증가세도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차세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자큐보(110억원)’ 등 신규 도입 상품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ETC 부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9.5% 증가한 129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 성장도 동아에스티가 외형 성장을 이룬 요인 중 하나다. 빈혈 치료제 ‘다베포에틴알파BS(64억원)’와 자체 개발한 자기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50억원)’ 판매에 힘입어 이 부문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5% 올랐다. 특히 이뮬도사는 미국 현지 패키지 일정 지연으로 3분기 발매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기대감을 키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자사 제품의 매출 확대 및 해외 수출실적 개선, R&D·판관비 효율화 등으로 이익률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신약 파이프라인…중장기 성장 기대

동아에스티는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든든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해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치매 치료제 DA-7503은 4분기에 임상1상 톱라인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DA-7503는 알츠하이머병 및 일차 타우병증의 주요 원인인 타우 응집과 과인산화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면역항암제 신약 DA-4505와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투여 결과는 2026년 2분기 임상 1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 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DA-4505는 저분자화합물 AhR 길항제로 AhR을 저해해 종양미세환경 내에 억제된 면역반응을 복구시키는 방안에 따라 개발되고 있다.

아울러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앱티스를 인수해 차세대 모달리티 신약개발에도 나섰다. 앱티스는 위치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앱클릭 기반의 위암, 췌장암 타깃의 ADC 후보물질 DA-3501(AT-211) 전 임상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임상1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올해 3월 제약바이오 혁신포럼장에서 만난 정재훈 동아에스티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올해 R&D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R&D에 매출 대비 14.98%에 달하는 960억원을 투입했다. 2023년에도 R&D에 937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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