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노원 학군지 전세 씨 말랐다…“1년새 1억~2억 상승”

백주연 기자 2026. 2.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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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대책 이후 매물 품귀]
실거주 의무 강화·대출 규제 여파
서울 전역 4개월새 16% 줄었는데
길음동은 63% 급감…감소폭 최고
중계동 학원가 인근도 매물 5개뿐
입주물량 많았던 송파만 41% 늘어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서울경제DB


#강북구에 살고 있는 김씨(42)는 올해 초등학생이 되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면학분위기가 양호한 성북구 길음뉴타운으로 이사가려고 했으나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 고민에 빠졌다. 초등학교와 붙어있는 2단지와 4단지는 월세 매물만 1~2개 나와 있을뿐이다. 그나마 나와 있는 전용 84㎡ 전세 매물도 7억 5000만~8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1억~1억 5000만 원 씩 올랐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데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막히면서 전월세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전월세 매물이 전방위적으로 줄어들자 전월세 수요가 많은 서울 내 학군지는 직격타를 맞았다. 임차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22일 부동산 시장 플랫폼 아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4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4만 3957개에서 3만 7010개로 15.9%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월세 매물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성북구다. 지난해 10월 698건이던 전월세 물량은 이달 21일 기준으로 268건으로 61.7%나 줄었다. 동별로는 길음동이 63.1% 감소(173→64개)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길음동 A중개업소 대표는 “성북구가 전통적인 학군지는 아니지만 우촌·매원·영훈초 등 사립초가 가깝고 길음뉴타운이 완성된 후로 전세 수요가 꾸준하다”며 “입학을 앞두고 2월이 전월세 매물이 적은 시기라는 걸 감안해도 몇달 새 임차가능한 매물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10·15 대책에서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며 실거주 의무가 생기고 갭투자가 막힌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2월에는 길음동 전월세 매물이 262건으로 집계돼 이달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임차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은 치솟았다. 이달 9일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10억 8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격보다 1억 8000만 원 올랐다. 길음뉴타운 8단지 전용 59㎡도 이달 6일 직전 거래가격인 5억 7000만 원보다 1억 3000만 원 오른 7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노원구도 지난해 10월 21일 1317건이던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이날 기준으로 709건으로 집계돼 46.2% 감소했다. 노원구 중계동은 강북 최대 학군지역이다. 중계동 학원가인 은행사거리와 가깝고 을지초로 배정받는 중계 청구3차와 건영3차, 중계주공10단지를 합쳐 총 2058가구 중 현재 전세 매물은 5개 뿐이다. 청구3차 전용 84㎡는 이달 13일 8억 4000만 원에 전세계약 된 후 현재 호가는 8억 5000만 원이다. 지난해 2월 평균 6억 5000만 원대였던 가격 대비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전통 학군지로 잘 알려진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도 전월세 매물이 줄었으나 노원·성북보다는 감소율이 낮다. 강남구 대치동은 지난해 10월21일 대비 15.2% 감소(1960→1663개)했고, 양천구 목·신정동은 15.7%(761→641개) 줄었다. 이미 기존에도 토허구역으로 지정돼 있던 탓에 10·15 대책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았던 송파구만 40.7%(4809→6770개) 늘며 유일하게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서울 내 민간 부문의 임대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점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전 계약분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세입자 낀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팔 수 있게 해주면서 기존 전세가 매매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B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입자로 살던 사람이 갑자기 큰 돈이 생기지 않는 이상 서울 아파트 매수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실거주 의무 강화와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등은 사실상 민간의 주택 임대 기능을 막아 전월세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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